나운규와 그의 영화 아리랑, 창극으로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영화인 나운규(1902~1937)의 삶과 그의 영화 '아리랑'(1926) 그리고 민요 아리랑이 어우러진 창극이 공연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나운규, 아리랑' 시즌2 공연을 올린다.  

 나운규가 만든 영화 '아리랑'을 소재로 현재를 살고 있는 창극 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창극이다.  

 2015년 4월 '제1회 창극 소재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품이다. 지난해 9월 초연 이후 10월까지 남원, 부산, 대구, 대전에서 4300여명이 관람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올해 시즌2에서는 초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극본을 보완하고 작곡가 황호준에게 새롭게 음악을 위촉해 보다 완성도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영화와 창극 무대를 넘나드는 이중 구조로 구성된다. 영화와 창극 속 주인공인 '나운규'는 각각 분장실과 창극 무대를 오가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최현묵 극작가는 "실존 인물 나운규의 생애와 그의 대표작 '아리랑'의 줄거리를 통해 예술가의 고뇌와 슬픔, 희망과 좌절,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동시에 가족애와 개인적인 사랑,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다루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대 공간은 세 부분으로 구분했다. 분장실을 상징하는 대형 의자 오브제를 왼편, 창극을 상징하는 원형무대를 오른쪽에 뒀다. 두 공간 사이에는 아리랑 고개를 의미하는 경사로를 곡선으로 배치했다. 원형무대 뒤편에는 대형 시계를 설치해 시공간의 이동과 흐름을 표현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지난해 초연 이후 크게 달라진 점은 음악이다. 창극, 오페라, 뮤지컬 등 폭넓은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황호준 작곡가가 참여해 모든 곡을 새롭게 썼다.

 특히 아리랑, 구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해주아리랑, 상주아리랑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6곡의 아리랑을 극적 상황에 맞게 배치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가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소리와 합창 등을 적극 활용해 창극 본연의 맛을 살렸다. 대사와의 조화도 고려해 배역의 정서적 몰입감 또한 높였다.

 기존 극본에서는 영화인 나운규의 천재성을 부각시켰고 창극 무대에 등장하는 윤현구와 최영희의 노래도 추가됐다. 그 외에도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부분에서는 씨름 장면과 풍물놀이, 소고춤 등을 삽입하는 등 볼거리를 더했다.

 적극적인 무대기술의 활용 또한 돋보인다. 배경막과 원형무대 오른편, 분장실 거울 등 3곳에 영상을 더했다. 배경막에는 영화 속에 남아있는 나운규의 모습과 그의 영화가 상영되고, 분장실 거울에는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활용한 매직미러 등이 사용됐다. 한국적인 창극과 오페라 무대를 선보인 정갑균 연출은 무대에 춤패와 그림패를 등장시킨다.

 모든 배역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이 맡았다. 주인공 나운규 역에는 국립민속국악원에서 탄탄히 실력을 다져온 김대일, 정민영이 교차로 출연한다.

 오는 3월 24일과 25일에는 제주아트센터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서울 공연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에서 가능하다. 1만원.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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