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에서 로마노프 왕조 부활을 꿈꾸다?

기사등록 2017/02/07 15:59:42

【서울=뉴시스】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가족.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2017.02.07
【서울=뉴시스】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가족.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2017.02.07
러시아 백만장자 키리바시 무인도 3개 임대
 군주제 부활 인프라 구축 위한 사전 협상 중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러시아의 한 백만장자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에서 로마노프 제국을 재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화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백만장자 안톤 바코프와 그의 아내 마리아가 키리바시의 3개의 섬을 임대해 일명 '대안 러시아'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바코프는 현재 키리바시 정부와 3개의 무인도를 임대하고 수억 달러를 들여 제국 시대의 러시아를 건설하는 등 군주제를 부활시키기 위한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 군주제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에 의해 전복됐지만, 사업가이자 전 러시아 하원의원이었던 바코프는 지난 수년간 몬테네그로와 쿡 제도를 중심으로 로마노프 제국을 되살려 세우는 프로젝트에  전념해왔다.

 그 결과 바코프는 현재 몰든, 스타벅, 밀레니엄 등 3개 섬을 '대안 러시아'의 기반으로 삼고, 관광객과 기업 활동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키리바시 정부에 제안했다. 3개의 섬은 아직 개발이 전혀 안된 무인도이다.

 바코프는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기상 조건, 크고 넓은 무인도와 작은 인구 등에 매력을 느껴 키리바시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바코프의 아들 미하일은 지난 2015년 말에 아버지의 투자 계획에 따라 키리바시 정부와 먼저 접촉했다. 올해 초에는 키리바시 대통령이 바코프와 만난 후 3개 섬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정부 각료를 파견했다. 이들 각료가 돌아오는데는 최대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협상 진행 여부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번 달 말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코프는 "우리는 직원들을 위해 태양발전소, 병원, 학교, 정착촌, 담수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섬의 주요 경제 목적은 친환경 호텔과 어류 가공 공장이 될 것이고, 또 열대 농업과 러시아 제국 대학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바코프는 키리바시 정부에 1억2000만 달러의 재정을 투입하고, 몰든섬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섬을 개발하는데는 향후 10~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섬 거주자들은 약 670km 떨어진 크리스마스 아일랜드에서 대부분 고용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바코프는 이들 섬이 기후가 좋지 않고 러시아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러시아인들 중에서 영구 이주민들은 전체 러시아인의 1~2%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바코프와 협상을 해온 에밀 슈츠 키라바시 하원의원은 "바코프의 투자는 우리 정부의 주요 관심사였고 로마노프 제국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부차적인 고려였다"면서 "러시아 군주제 부활은 과장됐고 바코프의 주된 투자 동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키리바시는 독립 이후 투자자들 찾았으나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이 섬에서 누군가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나는 이 섬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는 것에 매우 흥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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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2/07 15:59: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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