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업 못하는 남양주 조안면 상인 대부분 전과자로 전락" 한숨

기사등록 2017/02/03 15:05:58

최종수정 2017/02/03 15:06:02

【남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일대 위치한 식당들이 폐업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문을 닫고 있다. 이 지역에는 최근 환경부가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단속을 벌여 단속된 음식점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 2017.02.03.   lkh@newsis.com
【남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일대 위치한 식당들이 폐업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문을 닫고 있다. 이 지역에는 최근 환경부가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단속을 벌여 단속된 음식점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 2017.02.03.  [email protected]
"유흥주점까지 하는 양수리와 형평성 맞지 않는다" 분통

【남양주=뉴시스】배성윤 이경환 기자 = "조안면에서 수십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가족들 대부분이 전과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일 낮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일대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이 힘없이 내뱉은 말이다.

 점심 장사로 한창 분주할 시간이지만, 이곳을 포함해 주변 식당은 아예 개점휴업 상태였다.

 곳곳에는 아예 커다란 자물쇠로 잠겨 있거나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어 황량한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상수원보호구역 내 불법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이 일대 식당 주인 10여명이 구속됐다. 이 가운데에는 20~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70대 노모도 있었다.

 조안면 일대 146개 식당 중 84곳이 단속으로 문을 닫거나 졸인 마음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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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일대 위치한 식당들이 집단으로 단속을 당하면서 한때 성황을 이뤘던 운길산역 주변 포장마차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2017.02.03.  [email protected]
 경제적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중첩 규제에 상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없다.

 상수원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이 겹치다 보니 식당 영업허가나 시설물 증개축을 신청하더라도 허가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식당 주인들은 없는 돈에 과태료를 물 생각을 하고 영업행위를 근근이 이어오고 있는 형국이다.

 주말에는 운길산역 인근 식당과 포장마차들도 북적였지만 지금은 모두 문을 닫고 조안면을 떠났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강건너 500m 떨어진 양수리에는 모텔에 룸살롱 등 유흥주점까지 들어선 데다 최근에는 고층아파트까지 올라갔다"며 "그런데 조안면은 불법 영업이라며 단속만 할 뿐이지 증개축 허가는커녕 조그마한 슈퍼도, 약국도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단속으로 쫓겨난 주민들이 조안면을 떠나면 아무것도 못하는 이곳으로 누가 들어오겠냐"며 "게다가 조안면은 땅 값이 평당 20만~30만원에 불과한데 강건너 양수리 도로 주변 식당은 2000만원을 넘겨 양수리로 옮겨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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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상수원보호구역 일대 위치한 식당들이 폐업을 하고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최근 환경부가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단속을 벌여 단속된 음식점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 2017.02.03.  [email protected]
 단속이 반복될 수록 이 지역 주민들 중 전과자들도 늘어나고 있는데다 문을 닫는 식당들이 늘면서 유기농 농사를 지어 납품하던 농민들도 절망에 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주민들은 당장 도로를 막고 시위를 하자거나 또 다른 주민은 자살을 하겠다는 등 극단적인 태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조안면개혁규제위원회 박호선(61) 공동위원장은 "구속이라도 면하기 위해 부모는 물론, 자식들까지 처벌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속은 84개 식당이지만 한 곳당 가족 2~3명이 모두 전과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청와대 등에 탄원서를 내고 환경부 앞 집회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양수리는 식당에 유흥주점까지 허용하면서 조안면만 유독 심하게 단속을 하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세금은 세금대로 내게 하면서 단속으로 구속까지 시키는 이 상황을 더이상 견딜 수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이어 그는 "유령도시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환경부가 그동안 쌓아둔 물이용부담금으로 하수종말처리장을 지으면 문제는 해결된다"며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단속을 당장 멈추고 주민들이 살 수 있는,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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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업 못하는 남양주 조안면 상인 대부분 전과자로 전락"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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