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반정부 시위 확산…'89년 혁명' 이후 최대 규모

기사등록 2017/02/02 14:50:38

【부쿠레슈티=AP/뉴시스】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1일(현지시간) 부패 정치인 사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7.2.2.
【부쿠레슈티=AP/뉴시스】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1일(현지시간) 부패 정치인 사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7.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루마니아에서 1일(현지시간) 부패 정치인 사면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BBC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부쿠레슈티의 정부 청사 밖에 시위대 15만 명이 집결했다. 전국적으로 30만 명 이상이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을 퇴출시킨 '1989년 혁명' 이후 루마니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시위대는 "도둑놈들",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됐지만 일부는 경찰을 향해 폭죽과 연막탄을 투척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뿌리며 이들을 진압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수감한 부패 정치인들을 사면 조처하고, 횡령 금액이 4만4000유로(약 5500만 원) 이상일 때만 징역을 살도록 하는 칙령을 지난달 31일 발령한 데 반발해 거리로 뛰쳐 나왔다.

 집권 사회민주당의 소린 그린데아누 총리는 교도소 초과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대파는 그가 정권을 잡은 뒤 동료 정치인들을 석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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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쿠레슈티=AP/뉴시스】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1일(현지시간) 부패 정치인 사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7.2.2.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법의 지배를 저버리려 하는 범죄자들에 맞서 이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여기 왔다"며 "그들의 이익이 아닌 우리의 권리와 이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부패와의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며 "루마니아에서 최근 전개된 일들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루마니아 주재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조처는 지난 10년간 부패와 싸워 온 루마니아의 진보를 저해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위는 그린데아누 총리가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촉발됐다. 사회민주당은 작년 12월 복지 확대, 이민 제한 등 대중영합주의 공약을 내걸고 권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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