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개시 첫 관문 통과…남은 절차는?

기사등록 2017/02/02 11:49:19

최종수정 2017/02/02 11:52:3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 하원서 압도적 가결…英외무 "역사 만들었다"

 영국 하원은 1일(현지시간) 정부가 제출한 'EU(탈퇴 통지) 법안'(European Union (Notification of Withdrawal) Bill)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498표, 반대 114표로 가결했다.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이 법안 통과를 이끌었다.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법안을 반대했고 보수당과 노동당에서도 반란표가 47표 나왔지만 결과는 압도적 찬성이었다.

 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이틀 간 토론을 진행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리스본 조약 50조'(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 발동에 관한 전적인 권한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법안의 골자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의회에서 역사적인 표결이 이뤄졌다"며 "압도적 다수가 브렉시트 협상 진행을 지지했다.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장관은 "우리는 EU 조약에서 벗어나겠지만 유럽을 떠나는 건 아니다"라며 영국은 브렉시트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유럽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노동당 "협상 개시 자체는 반대 안 해"

 일간 인디펜던트는 하원이 협상 승인안을 가결하면서 브렉시트 협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분석했다. 텔레그레프는 정부가 일정대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첫 번째 장애물을 치웠다고 평가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법안 통과 자체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다음 주 시작되는 하원 상임위원회 심의에서 법안의 구체적 내용을 손보겠다고 주장했다.

 코빈 대표는 "정당과 관계없이 모든 의원들은 영국이 최선의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메이 총리가 마음대로 영국을 싸구려 조세 피난처로 변모시키도록 놔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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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 총리는 지난 달 중대 연설을 통해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탈퇴)를 선언했다. 노동당은 이 같은 정부 방침에는 반대하지만 브렉시트 협상 자체를 저지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협상 승인 반대파들은 탄식했다. 팀 패론 자유민주당 대표는 "노동당 지도부는 오늘 백기를 들었다. 이들은 더 이상 야권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의회가 미래 세대를 실망시키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 아직 갈 길 멀다…20일 상원 논의 시작

 하원 문턱을 넘었지만 정부가 리스본 조약 50조를 최종 발동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메이 총리는 일단 구체적인 협상 개획을 담은 '브렉시트 백서'를 2일 발간할 예정이다.

 상임위 심의는 오는 6~7일 진행된다. 의회는 이 기간 법안 내용을 다시 검토하고 수정에 들어간다. 하원은  8일 다시 한 번 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다. 이미 가결된 법안인 만큼 법안 통과는 여기서도 확실시 된다. 이후 공은 상원으로 넘어 간다.

 상원은 오는 20일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 대해 따로 토론에 들어간다. 집권 보수당은 상원 의석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며, 상원에는 친 EU 성향 의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상원이 법안을 거부하면 양원 간 합의안이 마련될 때까지 상하원 '핑퐁' 공방이 연출된다. 비선출직인 상원이 하원 결정안을 극구 반대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여왕이 법안 재가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승인안에 대한 상하원 표결을 순조롭게 완료해 계획한 대로 3월 31일이 오기 전 EU와의 공식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3월 7일까지 의회 표결을 마무리하는게 정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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