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 美보호무역으로 對中의존도 더 높아질 위험"

기사등록 2017/02/01 15:08:09

이시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브리핑
 "사드 보복 등 중국 관련 현안에 대처 어려워질 수도"
 "한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아"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되는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 기조의 이해와 대응방향' 브리핑을 진행하며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해 이미 과다한 수준인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협정 재검토, 무역규제 강화, 환율조작국 지정 등 통상분야에서 강경한 보호무역 조치를 준비 중이다.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은 미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손실이 막대하다. 또 다른 거대 시장인 중국에 더욱 공을 들이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지금도 대중 수출 규모가 크다보니 사드 문제 등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데, 의존도가 더 커졌을 때는 어떻게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의  '중국의 대(對) 한국 보호무역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수출 대비 대중 수출은 2000년 10.7%에서 2015년 26%까지 증가했다. 이미 중국이 우리 수출 경제에 거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앞서 우리 정부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대중 수출 기업들의 아우성은 높아져 가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섣불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사드와 통상 문제를 연결짓지 않은 만큼 우리정부의 문제제기가 더 큰 파장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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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상황이 이런데 대중 수출 의도가 더욱 증가하면 한국이 대중 관계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 교수는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거나, 단기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말 미국 정부가 제시한 환율 조작국 기준 세 가지 중 두 가지에 해당돼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지정됐다. 더욱이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높이면서 한국의 위기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우선 우리가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될 가능성은 낮다. 지금까지 경상수지 확대 과정에서 환율의 영향은 미미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상품수지 확대폭은 많지 않고 앞으로도 이렇게 갈 것 같아 환율조작국 문제에서 상대적 우려가 덜하다"며 "무역수지 흑자는 내후년에 2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 있어 그렇게 되면 첫 번째 조건도 벗어난다"고 했다.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은 적다. 재협상을 주관하는 USTR은 큰 조직이 아니라 NAFTA 재협상에 '올인'할 것이다"면서 "FTA 재협상을 한다면 자동차가 0순위인데, 무역법에 따라 단기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냈다. 정부는 지난달 말 대외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셰일가스 등 미국산 제품 도입을 확대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각도로 고민하는 것은 좋지만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를 했지만 경제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굳이 (협상카드를)먼저 내놓은 것 자체가 (아쉽다)"라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통상 독립 부처 신설과 관련해 "(통상정책의)고질적인 문제는 부처간 협업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며 "통상 전담기구를 독립적으로 만들어도 협업이 안 될 수가 있다. 핵심은 어떻게 협업을 잘하느냐다"고 강조했다. 또 "통상 전문인력 확보도 중요하다. 전문성 있는 사람이 너무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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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2/01 15:08: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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