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트럼프-푸틴 브로맨스, 美기업에는 치명타"

기사등록 2017/01/19 17:28:50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의 친(親)러시아-반(反)중국 행보가 미국 기업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처럼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 간 이른바 ‘브로맨스(bromance, brother romance: 남자들 간 로맨스)’는 뜨거워지는 반면, 세계 주요2개국(G2)으로 불리는 미·중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당장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켓워치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푸틴 간 브로맨스가 “일시적인 짧은 관계(a brief fling)”냐, 아니면 “정책적 전환(a policy shift)”이냐에 따라 향후 미국이 겪어야 할 숱한 드라마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켓워치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러시아보다 8배나 규모가 크다. 중국인들의 소비 구매력은 러시아의 6배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물량은 4820억 달러(약 563조9400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해 미국은 중국에 1160억 달러(약 135조7200억원)를 수출했다. 미국의 대(對) 중국 무역적자는 3660억 달러(약 428조2200억원)에 달했다.

 마켓워치는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력을 비교하면서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과 러시아 중 한 나라를 택하라고 한다면 압도적으로 중국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증권의 데이비드 쿠이 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갈등으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쿠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고분고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오는 11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개최한다. 19차 당대회에서는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5년 임기를 보좌할 간부와 2022년부터 집권할 차기 주석을 선출하게 된다.

 쿠이는 “당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약체로 비쳐지는 행동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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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23일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 나선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회견이 3시간 째에 이를 무렵, 제스처를 써가며 "곧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6. 12. 23. 
 마켓워치는 “중국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조1000억 달러(약 1295조원) 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는 750억 달러(약 88조3200억원)에 그쳤다”면서 트럼프의 친러-반중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지프 퀸랜(Joseph Quinlan)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는 중국에는 보다 강경노선을 보여왔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좀 더 우호적으로 대해왔다”라고 말했다.

 퀸랜은 “중국을 비난하고 중국을 가까이 하는 미국의 정책은 겉으로 인식할 수 없는 시장의 리스크를 낳는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무역전쟁은 세계경제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다. 시장의 여러 분야에 하방압력과 변동성을 증가시킨다”라고 말했다. 퀸랜은 “미국 기업들에게 있어서 중국과 러시아의 중요성은 각각 낮과 밤에 비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5일 CNBC방송은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양측이 모두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수준의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5일 “상대방 경제에 타격을 입히려는 목적으로 입안된 정책들은 ‘상호확증파괴’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상호확증파괴란 1960년대 이후 미국·소련이 구사했던 핵전략으로 적이 핵 공격을 가할 경우 적의 공격 미사일 등이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한 후 남아 있는 보복력을 이용해 상대편도 전멸시킨다는 보복 핵전략이다.

 CNBC는 “중국은 (미국 경제에 대한) 핵 옵션을 지니고 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덤핑으로 팔아버릴 경우 달러 가치와 이자율이 급등하는 등 미국의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닝은 그러나 중국은 이런 조처를 통해 자신들도 이득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저 베이커 미국 스트랫포(Stratfor)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보복은 분명 중국의 기업과 중산층 등에 타격을 입힐 것이지만 미국의 기업과 농부 등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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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AP/뉴시스】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8일(현지시간)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은 군사적 확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국과 소국 간 평등을 바탕으로 한 다자간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역설했다. 연설 중인 시 주석. 2017.01.19
 지난해 11월8일 대선 승리 이후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아주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군사적으로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사이버공격 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는 지난 3일 트윗을 통해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돈과 부를 미국에서 빼내 갔다. 완전히 일방적인 무역이다. 그 돈으로 북한을 돕는 것은 아니겠지. 나이스!”라고 빈정대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었다.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하는 등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러시아를 두둔했을 정도였다.

 지난 6일 미 국가정보국(DNI)이 기밀해제 보고서를 통해 “푸틴이 해킹을 지시했다는 결론은 분명하다”면서 그의 지시를 받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미국 대선을 방해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 바보들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미국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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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1/19 17:28:5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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