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 한지상 "뮤지컬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중요"

기사등록 2017/01/02 08:16:54

최종수정 2017/01/02 08:16:58

【서울=뉴시스】한지상, 뮤지컬배우(사진=더프로액터스)
【서울=뉴시스】한지상, 뮤지컬배우(사진=더프로액터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오는 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재연 개막을 앞둔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요 장면은 2막 처음이다.

 사람의 이름을 적어 살인할 수 있는 '데스노트'로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고교생 '야가미 라이토',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이 넘버 '놈의 마음속으로'를 주고받고 함께 부르며 본격적으로 맞붙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테니스 채로 서로 공을 주고받는 장면이다. 실제 공이 오가는 대신 조명 등을 통해 테니스 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최근 남산창작센터에서 만난 라이토 역의 뮤지컬스타 한지상은 이 한 장면을 위해 매일 나머지 연습을 한다고 했다. 평소 테니스를 하지 않아 테니스 채로 공을 쳐내는 동작이 만족스럽지 못해서다. 매번 스스로 동영상을 찍고 나아졌는지를 계속 확인한다.  

 "아직까지도 테니스 장면이 불만족스러워요. 그 부분은 라이토와 엘의 관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중요하거든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프랑켄슈타인' 등에서 걸출한 가창력과 연기력을 뽐내며 스타로 자리매김한 한지상은 평소 캐릭터 해석에도 정평이 나 있다.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지난 2015년 국내 초연했음에도 '데스노트' 재연이 한지상의 합류로 신선해 보이는 이유다. 한지상은 라이토가 특별한 학생이라서 '데스노트'를 줍게 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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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지상, 뮤지컬배우(사진=더프로액터스)
 "공부 잘하는 평범한 모범생에 불과해요. (데스노트의 주인인) 사신은 라이토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우연히 접촉한 거죠. 그러니 그가 마치 자기가 정의와 동격인 것처럼 '키라'(데스노트 소유자)가 돼 '악의 포퓰리즘'을 보여주는 거에요. 자기의 말을 듣지 않으면 처단한다는 점에서 '파시즘'도 느껴지죠."

 이로 인해 결국 라이토도 '악의 포퓰리즘'의 희생양이라는 것이 한지상의 판단이다. "결국 저는 1인2역을 하는 거예요. 라이토는 악의 세포가 전이가 돼 키라가 되는 거죠. 키라의 모습은 라이토의 손을 떠난 겁니다."  

 한지상은 마냥 로맨스물에 출연하지 않았다. '넥스트 투 노멀'은 마음의 병에 걸린 엄마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 이야기이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구원자 예수를 통해 존재와 믿음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인간을 만들려다 괴물을 낳은 박사 이야기인 '프랑켄슈타인' 역시 인간 자체에 대해 성찰했다. 사랑 이야기인 '두 도시 이야기'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인물을 통해 죽음을 조명했다.  

 "배우로서 개인 한지상으로서 동시에 고민할 게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자 해요. 그건 결국 표현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고 조금만 고생하면 오히려 자유로워진다는 이야기거든요.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그 만큼 표현할 방법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이번 '데스노트'가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뮤지컬에서 듣기 힘든 날카롭고 송곳 같은 카랑카랑한 철성(鐵聲)을 자랑하는 한지상과 김준수가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만나 원캐스트로 나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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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지상, 뮤지컬배우(사진=더프로액터스)
 김준수는 초연에 이어 엘을 다시 연기한다. 김준수의 가창력이 이미 인정받았듯, 한지상의 가창력 역시 이미 유명하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 연극단 '호루라기'에서 한지상과 함께 군 복무를 한 뮤지컬스타 조승우는 그를 '노래 선생'으로 삼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지상은 하지만 지난해 12월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연 '데스노트'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텋어놓았다.

 "쇼케이스도 하나의 공연이고, 네이버를 통해 중계된 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는데 제 실수로 만족스런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낯선 곳에서 공연을 하는 만큼 음향 체크를 잘 했어야 했는데 제 실수에요.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싶어요." 본 공연에서 대신 잘하겠다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은 한지상은 그 이유에 대해 "그건 당연하기 때문에 그런 말조차 죄송하다"고 했다.

 연극 '레드'에 이어 예술의전당 무대에 두 번째로 입성하는 한지상은 이번에 조연출로 함께 하는 오루피나 연출가에 대한 존중심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03학번 동기다. "학교 다닐 때 같이 무대 망치질을 하면서 단편 영화도 함께 만들었어요. 물론 '서편제' 때 조연출과 배우로서 만났지만 이번에 함께 하니 더 의지가 돼요. 학교 다닐 때 함께 연극 만드는 기분도 들고요. 대신 그 때의 아마추어 태도는 지양하고 대신 순수한 초심은 지향해야죠. 하하."

 한지상은 활동 보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작품이자 자신의 두 번째 드라마 출연작인 '워킹맘 육아대디'에서 서울대 출신의 시간 강자이자 전업 주부를 맡겠다고 선언하는 차일목을 맡아 페이소스 짙은 연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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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지상, 뮤지컬배우(사진=씨제스컬쳐)
 2014년 '장밋빛 연인들'로 드라마에 데뷔한 한지상은 점차 편해지는 무대 대신 자신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고 싶어 드라마에 도전했다고 했다.  

 "뮤지컬만 하면 편하고 안정적인데 왜 다시 신인이 돼 시작하냐고 주변에서 걱정하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뮤지컬 다작을 한 이유도 이것저것 다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안정감보다는 소신의 문제죠. 드라마 출연이 저를 더 깊게 만들 거라 믿어요."  

 최근 브로드웨이에 가서 공연을 보고 온 그는 한국 뮤지컬배우의 역량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데스노크'가 일본 작품이 원작이지만 한국만의 정서와 색깔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깃든 이유다.  

 "우리나라 배우들은 정말 최고에요. 우리 식으로 잘 해온 만큼 '데스노트' 역시 그러할 겁니다. 그러니 저도 항상 춤과 노래, 연기를 성장시켜야죠." 오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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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한지상 "뮤지컬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중요"

기사등록 2017/01/02 08:16:54 최초수정 2017/01/02 08: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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