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퇴폐영업이 이뤄지던 강동구 성내동 성안로 짝집들.
[email protected]
성매매특별법의 어두운 뒷 얘기가 세상밖으로
1호점 '엔젤공방' 시작으로 '공방거리' 조성 첫 걸음
강동구 리모델링·임대보증금·절반임대료 등 전폭 지원
이해식 구청장 "청년 꿈·열정 사회적경제로 꽃피게 할 것"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 강동구 성안로는 밤이면 홍등가(紅燈街)가 됐다. 십 수년 전부터 하나둘씩 자리 잡아 어느덧 36개에 달하던 일명 '짝집' 탓이다.
맥주 또는 소주를 '짝' 단위로 판다는 뜻에서 짝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형형색색 간판 아래 10평 안팎의 공간에서는 접대부들이 남성들에게 술과 웃음을 판다. 카페로 위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성매매를 주업으로 삼는 퇴폐업소다.
출입문과 작은 창문을 제외하곤 벽돌 등으로 가게 내부가 완전히 가려져 있다. 단속을 피하려고 창문 역시 업소 내부가 보이지 않게 되어 있어 밖에서 보면 일반인들은 뭐하는 곳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지경이다.
'이브', '3040', '다사랑' 등 80~90년대 풍 상호가 출렁이는 성안로는 성매매특별법의 어두운 뒷얘기이기도 하다.
이곳으로부터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 천호 구(舊) 사거리 일대에서 성업하던 집창촌이 성매매특별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터를 잃은 성매매여성들이 하나둘씩 찾아들면서 성안로는 '짝집골목'으로 눈총을 받았다.
1호점 '엔젤공방' 시작으로 '공방거리' 조성 첫 걸음
강동구 리모델링·임대보증금·절반임대료 등 전폭 지원
이해식 구청장 "청년 꿈·열정 사회적경제로 꽃피게 할 것"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 강동구 성안로는 밤이면 홍등가(紅燈街)가 됐다. 십 수년 전부터 하나둘씩 자리 잡아 어느덧 36개에 달하던 일명 '짝집' 탓이다.
맥주 또는 소주를 '짝' 단위로 판다는 뜻에서 짝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형형색색 간판 아래 10평 안팎의 공간에서는 접대부들이 남성들에게 술과 웃음을 판다. 카페로 위장하고 있지만 대부분 성매매를 주업으로 삼는 퇴폐업소다.
출입문과 작은 창문을 제외하곤 벽돌 등으로 가게 내부가 완전히 가려져 있다. 단속을 피하려고 창문 역시 업소 내부가 보이지 않게 되어 있어 밖에서 보면 일반인들은 뭐하는 곳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지경이다.
'이브', '3040', '다사랑' 등 80~90년대 풍 상호가 출렁이는 성안로는 성매매특별법의 어두운 뒷얘기이기도 하다.
이곳으로부터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 천호 구(舊) 사거리 일대에서 성업하던 집창촌이 성매매특별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터를 잃은 성매매여성들이 하나둘씩 찾아들면서 성안로는 '짝집골목'으로 눈총을 받았다.

【서울=뉴시스】변종카페들이 자리잡던 강동구 성안로에 처음 들어선 엔젤공방 1호 입주기.
(사진 = 강동구 제공)
[email protected]
자동차 수리점, 복싱체육관, 오토바이 판매점, 점집이 뒤섞이면서 성안로는 정체성을 상실한 도시의 후미진 뒷골목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취객들의 소란과 업소의 호객행위로 인한 주민 민원에 난감해하던 강동구는 짝집을 퇴출시키고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고민했다.
사실 성안로는 입지 자체는 훌륭한 곳이다. 하남시와 서울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강동역이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다. 퇴폐업소들만 퇴출시킨다면 발전의 여지가 충분했다.
강동구가 고민 끝에 찾은 아이디어는 '공방거리' 조성이었다.
창의적인 아이템과 열정을 가졌으나 이를 실천에 옮길만한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을 제공해 개성 있고 활기 넘치는 거리로 변모시키자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에 붙여진 이름은 '엔젤공방'.
강동구는 짝집이 입점해 있는 건물주와 협의해 짝집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엔젤공방'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강동구에서 건물 리모델링, 임대보증금, 월 임대료 50%와 컨설팅·홍보를 지원하고 청년창업주를 모집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취객들의 소란과 업소의 호객행위로 인한 주민 민원에 난감해하던 강동구는 짝집을 퇴출시키고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고민했다.
사실 성안로는 입지 자체는 훌륭한 곳이다. 하남시와 서울 전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강동역이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다. 퇴폐업소들만 퇴출시킨다면 발전의 여지가 충분했다.
강동구가 고민 끝에 찾은 아이디어는 '공방거리' 조성이었다.
창의적인 아이템과 열정을 가졌으나 이를 실천에 옮길만한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을 제공해 개성 있고 활기 넘치는 거리로 변모시키자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에 붙여진 이름은 '엔젤공방'.
강동구는 짝집이 입점해 있는 건물주와 협의해 짝집을 내보내고 그 자리에 '엔젤공방'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강동구에서 건물 리모델링, 임대보증금, 월 임대료 50%와 컨설팅·홍보를 지원하고 청년창업주를 모집했다.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짝집과 청년공방이 공존하는 강동구 성내동 성안로.
[email protected]
그렇게 지난해 7월 가죽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엔젤공방 1호점 (주)코이로가 짝집자리에 문을 열었다. 성안로를 퇴폐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게하려는 첫번째 시도였다.
이후 조용하지만 빠르게 변화가 진행됐다. 지역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건물주들이 엔젤공방 1호점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며 지난해말 2, 3, 4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엔젤공방 4호점인 '시와저'. 천연 옷칠 젓가락을 파는 이곳의 대표 A씨(여·44)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젓가락 예술가'다. 한중일 젓가락 문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A씨는 일본까지 유학을 가 전통 젓가락 제작법을 배웠다.
2000년대말 귀국해 젓가락 예술이라는 외길을 파던 그는 지난해 전문 아트숍의 필요성을 느끼던 차에 강동구의 엔젤공방 사업을 접했다.
A씨는 "처음에는 짝집 바로 옆에 공방을 세운다는 게 꺼림칙했다. 게다가 젓가락을 단순히 식기로만 대하는 일반인의 인식도 걸림돌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A씨는 용기를 냈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짝집 옆에서 젓가락 예술을 한다는 묘한 자부심을 무기로 삼았다.
공방을 세운 뒤 해프닝도 적지 않다. 짝집으로 잘못 알고 취객들이 불쑥 들어와 "아가씨 어딨냐"고 물어 당황한 일도 적지 않단다.
A씨는 그래도 꿈을 말한다.
이후 조용하지만 빠르게 변화가 진행됐다. 지역의 변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건물주들이 엔젤공방 1호점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기 시작하며 지난해말 2, 3, 4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엔젤공방 4호점인 '시와저'. 천연 옷칠 젓가락을 파는 이곳의 대표 A씨(여·44)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젓가락 예술가'다. 한중일 젓가락 문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A씨는 일본까지 유학을 가 전통 젓가락 제작법을 배웠다.
2000년대말 귀국해 젓가락 예술이라는 외길을 파던 그는 지난해 전문 아트숍의 필요성을 느끼던 차에 강동구의 엔젤공방 사업을 접했다.
A씨는 "처음에는 짝집 바로 옆에 공방을 세운다는 게 꺼림칙했다. 게다가 젓가락을 단순히 식기로만 대하는 일반인의 인식도 걸림돌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A씨는 용기를 냈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짝집 옆에서 젓가락 예술을 한다는 묘한 자부심을 무기로 삼았다.
공방을 세운 뒤 해프닝도 적지 않다. 짝집으로 잘못 알고 취객들이 불쑥 들어와 "아가씨 어딨냐"고 물어 당황한 일도 적지 않단다.
A씨는 그래도 꿈을 말한다.

【서울=뉴시스】강동구 '엔젤공방' 1호점 개소식.
(사진 = 강동구청 제공)
[email protected]
"역발상이라서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이미지를 줄 것이다. 이런 동네에 이런 게 있냐고 오히려 입소문이 날 것"이라며 "당장은 힘들어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그는 강동구의 지원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공예나 미술하는 사람들은 행정 계약이나 집주인과의 계약하는 게 서투르다.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나. 강동구가 집주인과 합의를 봐주고, 위치도 봐주고, 여러 행정적 지원도 해줘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성안로 엔젤공방 대표들은 "하나가 있는 것보단 2개가 있는 것이 낫고 2개가 있는 것보다는 4개가 있는 게 낫다. 첫번째 공방을 열 때까지만 해도 거리가 바뀌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사람들이 이제는 굉장히 공방에 관심을 갖고 기웃거린다. 머지않아 이 거리만의 브랜드가 생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강동구는 올해 7개의 엔젤공방 입점을 추진하고 분기별 엔젤공방의 날을 추진해 상인간 소통을 도모할 계획이다.
조만간 엔젤공방 대표들이 만드는 독특한 프리마켓이 성안로를 풍요롭게 채울 날이 올 것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엔젤공방 조성 등을 적극 추진해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나아가 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꽃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그는 강동구의 지원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공예나 미술하는 사람들은 행정 계약이나 집주인과의 계약하는 게 서투르다.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나. 강동구가 집주인과 합의를 봐주고, 위치도 봐주고, 여러 행정적 지원도 해줘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성안로 엔젤공방 대표들은 "하나가 있는 것보단 2개가 있는 것이 낫고 2개가 있는 것보다는 4개가 있는 게 낫다. 첫번째 공방을 열 때까지만 해도 거리가 바뀌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사람들이 이제는 굉장히 공방에 관심을 갖고 기웃거린다. 머지않아 이 거리만의 브랜드가 생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강동구는 올해 7개의 엔젤공방 입점을 추진하고 분기별 엔젤공방의 날을 추진해 상인간 소통을 도모할 계획이다.
조만간 엔젤공방 대표들이 만드는 독특한 프리마켓이 성안로를 풍요롭게 채울 날이 올 것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엔젤공방 조성 등을 적극 추진해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나아가 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꽃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