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웃돈·거래 실종'…해운대 랜드마크 휘청

기사등록 2016/11/15 14:15:53

최종수정 2016/12/28 17:55:52

【부산 서울=뉴시스】제갈수만 오동현 기자 = 부산 해운대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엘시티(LCT)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청안건설)의 실소유주 이영복(66) 청안건설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사기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15일 해운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구속 소식을 접한 일부 계약자들은 분양권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매수시장은 조용하다.

 해운대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엘시티는 조망에 따라 분양권 웃돈이 2000만원에서 2억원가량 붙었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후 분양권은 웃돈 없이도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엘시티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물론 레지던스 계약 문의도 끊겼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 부동산시장 분위기와 상반된다. 정부가 11.3부동산대책을 통해 규제책을 내놨지만 부산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분양 과열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올해 해운대 인근 지역 등을 중심으로 15개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50대 1을 넘어설 정도로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특히 엘시티는 해운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엘시티는 아파트(엘시티 더샵) 882가구와 레지던스(분양형 호텔) 561실, 상가, 부대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높이만 411m로 국내에서는 잠실 제2롯데월드와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다음 높은 건물이다. 2019년 말 준공 예정이다.

 엘시티 아파트는 청약경쟁률 평균 17.22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분양가는 3.3㎡당 평균 2750만원(최고 7000만원대)으로 인근(해운대구 중동) 시세 1197만원의 2배가 넘었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아파트 1채당 최소 분양가가 12억원대,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68억원에 달했지만 수요는 넘쳐났다. 분양권 웃돈으로 5000만~6000만원이 붙었다.

 국내 최초 6성급 브랜드 레지던스를 표방한 '엘시티 더 레지던스' 역시 유닛 전시관 개관 첫 주말에만 총 2만16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검찰이 엘시티 시행사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장에는 엘시티 프로젝트 좌초설과 함께 또 다른 사업자가 나타나 프로젝트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일부 계약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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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건설업계는 아파트의 현재 분양률이 87%에 이르고 레지던스 또한 분양률이 50%에 근접하기 때문에 시공사가 건설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 계약금은 몇 군데 신탁 회사에 맡겨놨기 때문에 시행사가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구조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책임 준공'을 약속했다는 점에서도 사업 좌초는 발생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책임 준공이란 시행사에 문제가 발생해도 시공사가 끝까지 책임을 지고 건설을 완료해야 한다. 게다가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돼 대주단도 시행사를 바꿀 이유가 없어 다른 사업자의 인수설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엘시티 아파트는 분양률이 26%만 넘으면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하도록 돼 있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공사 중단 등의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수사는 수사대로, 사업은 사업대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단 홍보와 마케팅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해 레지던스 분양 속도가 늦어지고, 상가 분양 일정에도 일부 차질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엘시티 인허가는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며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사업 자체가 취소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는 현재 진행 중인 레지던스 계약 외에 상가 분양을 남겨 놓고 있다. 상가 분양 일정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앞으로 대한민국 바닷가 앞에 엘시티처럼 높은 건물이 들어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 만큼 엘시티의 희소성은 높아질 것이다. 당장은 거래가 주춤해도 사태가 수습되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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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웃돈·거래 실종'…해운대 랜드마크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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