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의 진화’...암 진단에서 요리, 보험상담까지

기사등록 2016/11/06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7:52:59

【서울=뉴시스】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2011년 미국 퀴즈쇼 '저펄디(jeopardy)'에서 역대 우승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모습. 
【서울=뉴시스】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2011년 미국 퀴즈쇼 '저펄디(jeopardy)'에서 역대 우승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모습.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왓슨이 의료, 금융, 완성차, 요리,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1년 미국의 ‘제퍼디쇼’에 출연해 인간 챔피언 연합팀을 꺾고 상금 100만 달러를 따냈던 이  인공지능(AI)은 이제 암을 진단하고, 보험상담을 하며, 자동차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등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자동차 메카인 디트로이트. 제너럴모터스(GM)는 인공지능(AI)과의 공조를 선언했다. 미국 최대의 완성차 업체가 제품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끌어들인 주인공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  GM은 오는 2017년형 출시하는 모델부터 이 AI를 적용한 ‘온스타고’를 선보이기로 했다.

 GM은 인공지능 왓슨의 도움을 받아 승용차의 기능을 대폭 확장했다. 서비스의 외연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왓슨은 운전자의 기호와 소비 이력, 위치, 날씨 등을 감안해 실시간으로 음료와 주유소, 음악 등을 추천한다. 또 운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커피숍, 할인점, 주유소를 안내하고 매장으로 통하는 길도 안내한다.

 GM은 왓슨의 도움을 얻어 범용 상품으로 '전락'한 자동차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여기에 엑슨모빌, 마스터카드, 주차장 디렉토리 제공업체인 파코피디아(Parkopedia), 음악 제공업체인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등 이익을 공유할 협력 업체를 끌어들여 승용차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왓슨이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은 지난 2011년이다. IBM의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비드 페루치팀이 개발한 왓슨은  퀴즈쇼에 출연해 상금 100만 달러를 차지했다.  평일 시청자수 900만을 자랑하는 미국의 유명 퀴즈프로그램 제퍼디쇼에 출전해 만물박사 켄 제닝스, 브래드 러터 등 인간 챔피언 연합팀을 꺾는 실력을 발휘했다. 제닝스는 당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몰몬교 신도로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왓슨의 원조는 지난 1997년 전세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게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IBM의 딥블루다. 왓슨은 슈퍼컴퓨터인 딥블루보다 연산 능력이 더 빠른데다, 영어까지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다. IBM의 경영진은 딥블루의 선전에 고무돼 물리학자인 폴 혼을 상대로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는 인공지능 개발을 주문했다.

 왓슨이 당시 퀴즈쇼에서 맹위를 떨쳤지만,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콰이강의 다리'가 답인 질문에 대해 '카프카'를 제시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간혹 엉뚱한 답변을 했다. 하지만 딥러닝 기술로 무장한 이 인공지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속도가 빠르고 자연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기업의 경영방식은 물론 산업전체를 뒤바꿔놓을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 인공지능은 다양한 부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퀴즈쇼 무대를 떠나 의료시장에서 진가를 인정받고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와 함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왓슨을 이용한 암진단의 정확도는 대장암이 98%, 방광암 91%, 췌장암 94%, 자궁경부암 100%로 전문의보다 더 뛰어나다.

 왓슨은 인도의 의료 산업도 바꿔놓고 있다. 벵갈루루에 위치한 마니팔 종합병원은 왓슨을 활용한 암진단서비스인 ‘왓슨 온콜로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의 의사들은 이 시스템에 연결된 태블릿 PC를 활용해 환자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법도 제시한다. 똑똑한 비서 왓슨의 도움을 받아 오진율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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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AP/뉴시스】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4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를 회장을 선출,  글로벌 자동차사 최초로 여성 총수가 탄생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24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2016년도 신차를 발표하는 바라 신임 회장. 2016.01.05
 이 인공지능은 현재 의료, 보험, 자동차 등 30여개 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군인전문보험회사는 왓슨을 활용해 제대 군인들을 상대로 전역후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은행에서는 금융상품을 골라주는 역할을 하며 보험사에서는 의사 진료의 적정성 여부 등 보험료 지급 심사에 이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인공지능 왓슨의 최대 강점은 빅데이터 처리 능력이다. 2억 페이지 분량의 의료 정보를 단 3초만에 검색한다. 임상실험 사례 등을 분석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안한다. 또 온라인으로 연결된 방대한 연구 논문을 뒤져 환자와 유사한 사례를 검색하고,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사에게 조언한다.

 왓슨은 스스로 학습하며 인간의 창의력을 배우는 단계로 가고 있다. 한 가지를 알려주면 2~3가지를 스스로 터득한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뮤직 페스티벌은 왓슨이 요리사로 데뷔한 무대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왓슨이 제안한 조리법에 따라 만든 메뉴를 제공했다. 재료를 새롭게 조합하고 조리법도 독창적인 왓슨의 요리는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왓슨은 퀴즈의 달인을 거쳐 의료 전문가, 요리사, 보험상담사로 활동의 외연을 확대해 왔다. 이런 가운데 자율주행차 경쟁이 뜨거운 완성차 분야에도 뛰어들게 됐다. GM이 왓슨을 끌어들인 것은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차 시장도 선점하기 위한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시도로 풀이됐다.

 이 인공지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진화할 지는 헤아리기 힘들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이세돌을 격파한 인공지능인 구글의 알파고처럼 강호의 고수들과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빅데이터를 빨아들이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

 인공지능 회사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미스가 만든 알파고도 초기에는 '벽돌깨기' 등 간단한 오락을 수백여 차례 반복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알파고도 끊임없이 학습하고 빅데이터를 흡수하며, 구글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부터 거대한 스마트 도시의 운영체제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왓슨과 유사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왓슨과 알파고 등 인공지능들이 스스로 깨우치며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용 영역은 가상현실부터 국방, 의료, 주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IBM은 10년 뒤에는 AI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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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의 진화’...암 진단에서 요리, 보험상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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