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성비하발언에 여성계 분노폭발 '일파만파'

기사등록 2016/10/09 09:09:20

최종수정 2016/12/28 17:45:03

【뉴욕=AP/뉴시스】여성비하의 음담패설 공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8일 뉴욕의 트럼프 빌딩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그는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 전국 지역 대표들에 맞서서
【뉴욕=AP/뉴시스】여성비하의 음담패설 공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8일 뉴욕의 트럼프 빌딩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그는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공화당 전국 지역 대표들에 맞서서 "절대 후보 포기는 없다"고 선언했다. 2016.10.09  
【뉴욕=AP/뉴시스】차의영 기자=  7일 공개된 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비하와 자신의 음란행위에 대한 음담패설로  미국 전역에서 분노와 충격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치와 관련된 모든 비평가들은 트럼프의  음담패설은 이미 막말의 한계를 벗어나 성추행이나 강간의 경계선에 이르렀으며 여성혐오나 이른바 '성폭행 문화' (rape culture)를 깨뜨릴 사회적 조치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여성단체인 전국 여성 기구(NOW: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 ) 테리 오닐 회장은 " 그처럼 여성에 대한 존중심이  전혀 없고 여성 혐오의 생활습관을 가진 자,  자기 금력을 이용해서 여성들에게 성적 공격을 가해왔다고 장담하는 인간은 미국의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되려고 해서도 안된다"고 선언했다.

 녹취된 테이프에서 트럼프는 여자들이 누구나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키스나 만지는 것을 허용했으며
"일단 스타가 되면 무슨 짓이든 다 받아준다.  어떤 것도 다 할 수 있다.  여성 성기를 움켜쥐어도, 어떤 짓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공화당 내부 당직자 10여명이 트럼프에게 대선후보에서 즉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레이스 프리버스 의장도 "어떤 여성도 그런 식으로,  그런 내용의 말로 모욕당해서는 안된다.  절대로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소셜미디어 활동가이자 여성 작가인 켈리 옥스퍼드는 한 시내버스 외부 광고판에  늙은 남자가 그녀의 다리 사이를 움켜쥔채 웃고 있는 사진의 계정을 광고하며 그런 공격을 당한 사연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해시태그  낫오케이(NotOK) 를 달고 있는 여성들 수천명의 사연이 이내 트위터에 올라왔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미스 유니버스 로지 오도널을 '돼지'라고 혹평하거나  폭스 뉴스 여성앵커 메긴 켈리의 신랄한 질문에 "생리중이라 이렇다"고 하는 등 추한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았지만,  이번 음담패설에는 "남자들이 정말 여자들 없는 데에서는 그런 식으로 말하는가"하는 주제까지 논쟁의 중심이 될 정도로 반발이 크다.

 "모든 남자들이 다 똑같다.  그냥 넘겨야 한다"는 트위터 내용에 수많은 여성들이 "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건 아니다"라고 맞서 논쟁이 불붙고 있다.

  2005년에 했던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공개된 이후로  여성에 대한 성폭행 만연과 그에 대한 사회적 대처가 큰 논란으로 소셜미디어상에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 이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그 동안 여성계의 반발로 무의식상태의 여성을 성폭행한 스탠포드 대학 수영선수가 6개월형을 받은 적 있으며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도 최근 여성 학대로 자리에서 쫒겨났다.

 2004년 여성의 술에 약을 탄 뒤 성추행했던 빌 코스비(79)의 연쇄 성범죄 혐의로 성폭행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켜, 그가 주장하는 여성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 여부가 재판 대상이 되어 있기도 하다.  

 트럼프는 자기의 음담패설이 공개되자 처음에는 이를 "탈의실의 가벼운 농담"이라고 말했지만 현장에 있었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팀의 프로야구선수 브랜든 머로는  "내가 평생 들어본 남자의 말 중에서 최악의 구역질 나는 말이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로스앤젤리스의 젊은 작가 겸 배우 대니얼 웨인가르텐(24)은 남자들이 밀실에서는 트럼프 처럼 말한다는 개념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진짜 남자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진짜 남자라면 성폭행 같은 짓을 명예훈장처럼 떠벌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웹에 올렸다.

 극우 보수경향의 라디오 진행자 로라 잉그램은 트럼프를 변호하고 있지만  진보파에게 "신빙성 없는 발언"이라며 포화를 당했다.  그나마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분노한 미국 시민들에게 즉각 제압당하는 상황이다.

 플로리다주 탤라해시에 사는 매튜 카슨은 "아들 4명을 기르고 있는 아버지로서 나는 제발 트럼프 보다는 더 나은 인간으로 아이들을 기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트럼프 여성비하발언에 여성계 분노폭발 '일파만파'

기사등록 2016/10/09 09:09:20 최초수정 2016/12/28 17:45:03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