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이번엔 美에 "우리가 거지냐, 원조 중단하려면 하라"

기사등록 2016/10/06 23:36:14

최종수정 2016/12/28 17:44:39

【타구이그=AP/뉴시스】지난 4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동부에 위치한 타구이그 외곽의 육군본부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가운데)이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6일 공개한 조사에서 필리핀 국민의 76%는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10.06
【타구이그=AP/뉴시스】지난 4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동부에 위치한 타구이그 외곽의 육군본부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가운데)이 지지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6일 공개한 조사에서 필리핀 국민의 76%는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10.06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마약과의 전쟁'을 비판하는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을 향해 "원한다면 필리핀 원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필리핀 인콰이어러넷, GMA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남부 부투안시에서 가진 연설에서 마약 소탕전과 관련한 인권 침해 문제로 국제사회의 원조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래, 원조를 중단하라"며 "우리를 거지로 생각하느냐,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원조 중단을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굶어 죽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2015회계연도에 미국으로부터 1억7500만 달러(1950억 원)의 개발 원조를 받는 등 경제 개발과 빈곤 완화, 군비 증강에 필요한 자금을 서방국가와 국제기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일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한 미국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외교정책을 변경하는 과정에 중에 있는데 결국 내 시절(임기)에 미국과 결별할지도 모른다" 며 "(미국의 비판이 계속되면) 차라리 러시아와 중국과 함께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결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자신의 최우선 정책인 마약 전쟁에 대해 계속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단교 카드도 꺼낼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지난 6월30일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죄와 부패 척결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대대적인 마약 소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권단체를 비롯해 유엔 인권기구, 미국, 유럽연합(EU) 의회 등은 필리핀 정부가 마약 용의자를 사살하고 있는 부분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불쾌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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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이번엔 美에 "우리가 거지냐, 원조 중단하려면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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