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의 희망 '하얀 헬멧'…구조활동 중 130명 사망

기사등록 2016/10/04 14:26:05

최종수정 2016/12/28 17:43:44

【알레포=시리아민방위대 ·AP/뉴시스】'하얀헬멧'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시리아민방위대 대원들이 21일(현지시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알레포 동부 알 마샤드 지역에서 폭격을 맞아 부상한 사람들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시리아민방위대 관계자는 이날 수 차례에 걸친 알레포 폭격으로 24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2016.09.22
【알레포=시리아민방위대 ·AP/뉴시스】'하얀헬멧'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시리아민방위대 대원들이 21일(현지시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알레포 동부 알 마샤드 지역에서 폭격을 맞아 부상한 사람들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시리아민방위대 관계자는 이날 수 차례에 걸친 알레포 폭격으로 24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2016.09.22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시리아 알레포의 반군장악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방위대 '하얀 헬멧' 의 책임자인 라에드 알-살레는 접근하는 전투기 소음만 듣고도 어떤 기종의 전투기인지, 그리고 어떤 폭탄이 투하될 것인지를 알 수있을 정도이다. 그의 작은 소망은 알레포 상공에 떠있는 전투기가 수호이(Su)-24가 아니라 미그(Mig-29)였으면 하는 것 뿐이다. 수호이-24가 뜨면 가공할 위력을 가진 집속탄이 투하된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폭탄에서 여러개의 탄두가 터지는 집속탄은 국제법으로 금지돼있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군 소속 폭격기는 집속탄을 알레포에 투하하고 있다.

 알레포 반군지역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방위대 '하얀 헬멧'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햐얀 헬멧'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된 다큐멘터리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는가하면, 대안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바른 생활' 상을 수상했고, 올해 노벨 평화상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바른생활상 재단은 지난 9월 22일 스웨덴 스톡홀름 본부에서 수상자를 발표하며 "하얀 헬멧은 시민들을 구조하며 뛰어난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고 인도주의에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바른생활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하얀 헬멧'이 처음이다. 미국 중동연구소는 "하얀 헬멧은 노벨평화상의 가치를 온전히 보여줬다"며 이 단체를  올해 노벨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하얀 헬멧'의 정식 명칭은 시리아시민방위대(SCD)다. 2013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하얀 헬멧'은 시리아 정부의 통제 지역이 아닌 8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다.여기에는 반군 점령 지역은 물론 극단주의 성향의 단체가 장악한 지역도 포함돼 있다.  지난 8월 알레포 주 폭격 현장에서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5)를 구출한 것도 '하얀 헬멧' 대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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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시리아의 폐허더미 속에서 갓난아기를 구조하고 눈물을 쏟는 '하얀 헬멧'(White Helmets) 구급대원의 영상이 30일(현지시간) 공개돼 내전의 참혹함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출처: CNN방송 캡처> 2016.10.1
 '하얀 헬멧' 소속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현재 약 2700명.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약 6만명 이상의 주민을 구조했고, 이 과정에서 130여명의 대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칼레드 파라란 이름의 대원은 "어떤 도움이든 필요하면 하얀 헬멧이 간다"고 말했다.

 라에드 알 살레는 3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알레포 상황에 대해 "개선될 기미가 없다"며 "오늘도 알레포에서 12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구호품 공급이 필요한 수십만명이 봉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9월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알레포에 들어간 구호품이 없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물자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얀 헬멧' 대원들은 내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폭탄과 구조활동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라에드 알 살레도 전자제품 판매원이었다. 활동을 시작했을 때에는 경험이 없고 훈련도 돼있지 않아서 그리 효과적인 구조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2014년부터는 베이지 색깔로 유니폼을 맞춰 입기 시작했고, '하얀 헬멧'이란 하나의 조직체로서 정체성을 갖게됐으며, 지금은 8개주 69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기도 하다. 구조 능력도 초기보다 많이 개선돼 지난해 다르쿠시 지역이 폭격을 맞았을 때에는 24시간내에 120명 이상을 구조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16시간동안이나 건물잔해더미를 파내 결국 어린 소년을 구출해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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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AP/뉴시스】시리아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간 구조 단체 시리아시민방위대(SCD)가 22일(현지시간) 바른생활상(The Right Livelihood Awards)을 받았다. SCD는 개인 장구 때문에 '하얀 헬멧'(White Helmets·사진)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대안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바른생활상 재단은 이날 스톡홀름 본부에서 수상자를 발표하며 "하얀 헬멧은 시민들을 구조하며 뛰어난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고 인도주의에 공헌했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다마스쿠스 근교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수습하는 하얀 헬멧 대원들의 모습. 2016.09.23.
 시리아 정부는 '하얀 헬멧'이 알레포의 희망, 또는 영웅으로 국제사회의 관심과 칭송을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극단주의 세력과 공모하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하얀 헬멧'이 테러리스트를 돕는다고 비난해왔다.

 알 살레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권의 노멀한 반응"이라면서 "정권은 시리아 인 수백만명을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로 보고 있다. 국민 스스로 만든 조직은 그 무엇이 됐든 간에 정권은 극단주의 조직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또 " 마지막까지 이 곳은 내 조국"이라며 "시리아인이 시리아인을 돕지 않는다면 누가 도우러 오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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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의 희망 '하얀 헬멧'…구조활동 중 13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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