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경기에서 볼넷만은 절대 내주기 싫어요"
"미래에 대한 결정은 아직…야구 쪽에 있고 싶은 바람이에요"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마지막'. 재활을 하는 선수들이 잘 꺼내지 않는 단어다.
왼 어깨 재활이 5년째에 접어든 지난 3월. 전병두(32·SK 와이번스)는 이 단어를 입에 담았다.
2011년 11월 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한 이후 전병두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까지 각오를 다진 것은 처음이다.
전병두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했다. 지친 것도, 포기했다는 것도 아니었다. 5년째가 되다보니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을 만큼 해탈한 것인지도 모른다. 재차 각오를 다지는 의미기도, 주변 사람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담긴 것이기도 했다.
그도 "올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하겠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좀 내려놓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아쉬움과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6개월 동안 전병두는 꾸준히 재활에 매달렸다.
하지만 2011년 수술 이후 한 차례 더 수술 부위를 청소하는 수술을 받았고 그의 왼 어깨는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7월9일 화성 히어로즈 3군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1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두 차례 3군 경기에 등판해 재기 희망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깨가 나아지지 않았고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전병두는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SK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과 2차례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탠 전병두를 오는 10월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투수로 등판시키기로 했다.
그의 은퇴 경기는 2011년 10월6일 광주 KIA전 이후 1829일만에 서는 1군 마운드이자 마지막 1군 등판이다.
지난 10일 만난 전병두는 담담하게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시작된 22년간의 야구 인생을 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병두는 올해 3월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때보다 한층 편안한 표정이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아픈 것 때문에 스트레스는 안 받겠어요"
"미래에 대한 결정은 아직…야구 쪽에 있고 싶은 바람이에요"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마지막'. 재활을 하는 선수들이 잘 꺼내지 않는 단어다.
왼 어깨 재활이 5년째에 접어든 지난 3월. 전병두(32·SK 와이번스)는 이 단어를 입에 담았다.
2011년 11월 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한 이후 전병두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까지 각오를 다진 것은 처음이다.
전병두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했다. 지친 것도, 포기했다는 것도 아니었다. 5년째가 되다보니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말할 수 있을 만큼 해탈한 것인지도 모른다. 재차 각오를 다지는 의미기도, 주변 사람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담긴 것이기도 했다.
그도 "올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하겠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좀 내려놓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아쉬움과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6개월 동안 전병두는 꾸준히 재활에 매달렸다.
하지만 2011년 수술 이후 한 차례 더 수술 부위를 청소하는 수술을 받았고 그의 왼 어깨는 회복되지 않았다.
지난 7월9일 화성 히어로즈 3군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1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두 차례 3군 경기에 등판해 재기 희망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깨가 나아지지 않았고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전병두는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SK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과 2차례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탠 전병두를 오는 10월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투수로 등판시키기로 했다.
그의 은퇴 경기는 2011년 10월6일 광주 KIA전 이후 1829일만에 서는 1군 마운드이자 마지막 1군 등판이다.
지난 10일 만난 전병두는 담담하게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시작된 22년간의 야구 인생을 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병두는 올해 3월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때보다 한층 편안한 표정이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아픈 것 때문에 스트레스는 안 받겠어요"

전병두는 "그동안 열심히 그리고 후회없이 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일도 아니다. 전병두는 "무덤덤하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말할 때 걱정이 있었는데 끝낼 때가 오니 마음이 편하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제 아픈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겠다"면서 "솔직히 후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SK 구단이 은퇴 경기 제안을 했을 때 전병두는 몇 차례 고사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거절한 것은 아니다. 시켜주면 감사하지만 훨씬 더 유명한 선수도 많은데 내가 해도 되나 생각했다. '이 정도 성적에 뭘 시켜주느냐'는 생각에 욕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며 "은퇴 경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해도 되나' 싶어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병두의 걱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그의 은퇴와 은퇴 경기는 화제다.
그는 "조용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크더라"며 "오랜만에 연락 온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에서 홈런이 낫지, 볼넷을 주는 것만은 싫어요"
전병두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강화 퓨처스파크에서 운동을 하며 마지막 1군 무대 등판을 준비 중이다.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아침 일찍 가서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온다"고 말한 전병두는 "은퇴 경기 때 느낌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은퇴 경기에서 한 타자를 상대할 예정인 전병두는 "볼넷은 절대 주고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안타나 홈런은 맞아도 된다. '그냥 잘 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볼넷은 온전히 내가 내보내는 것이니 모양새가 안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병두는 "아무리 아프고 선수 같지 않게 던져도, 볼넷은 싫다"고 재차 다짐했다.
5년간의 재활 기간을 돌아봤다. 전병두는 "힘들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이정도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답했다. 그는 "몸이 힘든 것은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나는 멘탈이 강해서 괜찮았다"며 웃었다.
'오른팔로 던지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른 어깨도 안 좋다. 예전에 KIA 타이거즈에서 뛸 때 공을 잡다 다쳐서 잘 못 던진다. 공 2~3개 정도 던지면 아프다. 우리 팀에 있는 김대유나 LG 트윈스의 진해수는 오른손으로도 잘 던진다"고 덧붙였다.
짧지 않은 기간에 고마운 사람도 많았다. 전병두는 "이름을 다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부모님을 첫째로 꼽았다. 이어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고맙다. 선배님들과 후배, 코치님들 모두 감사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아픈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겠다"면서 "솔직히 후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SK 구단이 은퇴 경기 제안을 했을 때 전병두는 몇 차례 고사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거절한 것은 아니다. 시켜주면 감사하지만 훨씬 더 유명한 선수도 많은데 내가 해도 되나 생각했다. '이 정도 성적에 뭘 시켜주느냐'는 생각에 욕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며 "은퇴 경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해도 되나' 싶어 창피한 마음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병두의 걱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그의 은퇴와 은퇴 경기는 화제다.
그는 "조용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크더라"며 "오랜만에 연락 온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에서 홈런이 낫지, 볼넷을 주는 것만은 싫어요"
전병두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강화 퓨처스파크에서 운동을 하며 마지막 1군 무대 등판을 준비 중이다.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아침 일찍 가서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온다"고 말한 전병두는 "은퇴 경기 때 느낌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은퇴 경기에서 한 타자를 상대할 예정인 전병두는 "볼넷은 절대 주고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안타나 홈런은 맞아도 된다. '그냥 잘 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볼넷은 온전히 내가 내보내는 것이니 모양새가 안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병두는 "아무리 아프고 선수 같지 않게 던져도, 볼넷은 싫다"고 재차 다짐했다.
5년간의 재활 기간을 돌아봤다. 전병두는 "힘들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이정도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답했다. 그는 "몸이 힘든 것은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나는 멘탈이 강해서 괜찮았다"며 웃었다.
'오른팔로 던지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른 어깨도 안 좋다. 예전에 KIA 타이거즈에서 뛸 때 공을 잡다 다쳐서 잘 못 던진다. 공 2~3개 정도 던지면 아프다. 우리 팀에 있는 김대유나 LG 트윈스의 진해수는 오른손으로도 잘 던진다"고 덧붙였다.
짧지 않은 기간에 고마운 사람도 많았다. 전병두는 "이름을 다 나열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부모님을 첫째로 꼽았다. 이어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고맙다. 선배님들과 후배, 코치님들 모두 감사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때가 먼저 기억나…2009년이 최고의 시즌"
전병두는 2003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프로 선수로는 아주 길다고는 볼 수 없는 8년이라는 시간 동안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 가장 깊이 남은 시절은 언제일까.
전병두는 "힘들었던 때가 먼저 생각난다"며 "2005년 (두산에서 KIA로)트레이드 되자마자 3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맞았다. 당시 7, 8회 접전 상황에 등판했는데 2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맞고 '나는 안되나 보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3경기 연속은 안한다,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는데 또 (역전홈런을)맞았다"고 설명했다.
힘든 기억부터 떠올린 전병두는 "좋은 것도 많이 생각난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했을 때, 가장 성적이 좋고 스스로도 공이 좋다고 생각했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아본 2010년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해로 전병두는 2009년을 꼽았다. 그는 49경기 133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해다.
그는 "당시 잠실 LG전에서 4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도 공이 좋다는 생각이 든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같은 해 5월23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9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9타자 연속 탈삼진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병두는 "당연히 그 경기도 기억에 남는 경기"라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기회만 된다면 야구 쪽에 있었으면"
전병두는 향후 계획에 대해 전병두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전병두는 "기회가 된다면 구단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야구 쪽에 있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지도자를 시켜주시면 하겠지만 할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자리가 한정된 상황이면 누구 대신 들어가야 하는데 뺏는 기분이 들지 않나. 내가 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라고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병두는 "그간 응원해준 분들께 죄송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제2의 인생'도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성기 시절 불꽃같은 활약으로 불에 덴 것처럼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전병두.
선수 시절 늘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였던 전병두가 앞으로 살아갈 '제2의 인생'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일 것이 분명하다.
[email protected]
전병두는 2003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프로 선수로는 아주 길다고는 볼 수 없는 8년이라는 시간 동안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 가장 깊이 남은 시절은 언제일까.
전병두는 "힘들었던 때가 먼저 생각난다"며 "2005년 (두산에서 KIA로)트레이드 되자마자 3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맞았다. 당시 7, 8회 접전 상황에 등판했는데 2경기 연속 역전 홈런을 맞고 '나는 안되나 보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3경기 연속은 안한다,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는데 또 (역전홈런을)맞았다"고 설명했다.
힘든 기억부터 떠올린 전병두는 "좋은 것도 많이 생각난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했을 때, 가장 성적이 좋고 스스로도 공이 좋다고 생각했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아본 2010년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해로 전병두는 2009년을 꼽았다. 그는 49경기 133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해다.
그는 "당시 잠실 LG전에서 4이닝을 던지고 세이브를 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도 공이 좋다는 생각이 든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같은 해 5월23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9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기도 했다. 9타자 연속 탈삼진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병두는 "당연히 그 경기도 기억에 남는 경기"라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기회만 된다면 야구 쪽에 있었으면"
전병두는 향후 계획에 대해 전병두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전병두는 "기회가 된다면 구단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야구 쪽에 있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지도자를 시켜주시면 하겠지만 할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자리가 한정된 상황이면 누구 대신 들어가야 하는데 뺏는 기분이 들지 않나. 내가 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라고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병두는 "그간 응원해준 분들께 죄송하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제2의 인생'도 지금까지처럼, 성실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성기 시절 불꽃같은 활약으로 불에 덴 것처럼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전병두.
선수 시절 늘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였던 전병두가 앞으로 살아갈 '제2의 인생'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일 것이 분명하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