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취임 100일 플랜 "각료 절반 여성… 술잔 기울이며 공화당과 협상"

기사등록 2016/07/04 13:58:16

최종수정 2016/12/28 17:18:47

【햄턴(버지니아)=AP/뉴시스】지난 15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지니아 주 햄턴에서 발언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공약을 비판했다. 2016.06.22
【햄턴(버지니아)=AP/뉴시스】지난 15일 촬영한 사진으로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지니아 주 햄턴에서 발언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경제 공약을 비판했다. 2016.06.2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미국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까? 최근 실시된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오차범위 밖으로 벌리며 앞서고 있다.

 지난 6월26일∼28일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1017명을 상대로 실시한 미국 폭스뉴스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4%와 38%로 나타났다. 클린턴이 트럼프 후보를 오차범위를 벗어난 6%p 차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이 백악관 문턱으로 한발씩 다가서고 있다.

 만일 클린턴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또한 어떤 스타일의 대통령이 될까. 뉴욕 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클린턴의 선거참모 등 측근 1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클린턴의 취임 100일’을 예상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NYT는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100일을 가상한 보도를 했었다.

 ◇ 내각 절반은 여성으로 구성할 가능성.

 NYT는 클린턴이 우선 이민 문제와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꺼내들고 공화당과의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또 클린턴이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구성하는 등 워싱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월가보다는 실리콘 밸리에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최초의 동성애자 장관이 탄생할 수도 있다.

 미국 최초의 ‘퍼스트 허즈번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피하는 등 가급적 대중 노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중 노출은 항상 클린턴에게 골칫거리를 안겨주었다. 최근만 해도 클린턴의 전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 사용과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을 만나 구설에 올랐다.

 ◇ “대통령 집무실에서 공화당원들과 술잔 기울이며 협상”

 클린턴은 역대 대통령들 중 로널드 레이건이나 린든 B. 존슨 스타일을 닮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이나 야구장을 찾기보다는 술 한 잔을 마시면서 협상을 하는 모습이 백악관에 다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린턴은 취중진담을 믿고 있다. 편안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가운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이들이 클린턴은 포도주와 맥주 등 알콜을 공화당과의 딱딱한 관계를 푸는 윤활유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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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미국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후보가 된 힐러리 클린턴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6.06.08
 클린턴이 공화당의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과 술 마시기 경쟁을 벌였던 일화는 위싱턴의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클린턴은 당시 상황이 수습 불가능하게 되기 전에 이쯤에서 중단하자고 제안하면서 승부를 가리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하원 의원들은 물론 각계 지도자들과 대통령 집무실에서 술잔을 부딪치며 정책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존 D.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과 잡담을 나누고, 남편 클린턴은 불쑥 머릿속에 떠오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수시로 집무실을 들락거릴 것이다.

 ◇ “클린턴의 최대 강점은 상대방 말에 귀 기울이는 것”

 우선 오랫동안 지속돼 온 빡빡한 정파적 대립을 많이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훨씬 유능한 협상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화당 등 우익 진영에서는 협상을 내세우는 클린턴의 의지에 의심을 품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클린턴이 공화당과의 협상 카드로 진보적 정책을 희생시킬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클린턴과 가까운 민주당 인사들의 말에 따르면 클린턴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의 파워 브로커들과 선이 닿아 있다. 어떤 교착된 문제에 맞닥뜨리더라도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클린턴의 국내 정책 수석 고문을 맡았던 니라 탠던 미국진보센터(CAP) 소장은 “그의 최대 강점은 사람들의 말을 진심으로 귀담아 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정치적, 정책적 필요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한다. 협상의 여지를 찾기 위해 노력을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트럼프의 취임 100일’을 예상하는 보도를 하면서 NYT는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문제 등 논란이 많은 국정 이슈들을 먼저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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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6월 30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6.07.01
 트럼프와 정반대로 클린턴은 취임 100일 동안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나 이민 정책에 대한 대안 마련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정책들을 먼저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공화당 지도부는 상당 기간 동안 대선 패배로 인한 분열과 상처를 추슬러야 한다.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가 뱉어낸 막말과 기행으로 깊은 상처를 받았던 라틴계 미국인들의 마음도 다독거려야 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은 11월8일이다. 이날은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 의원과 주지사 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4명, 435명의 연방 하원의원 전원, 주지사 50명 중 12명, 그리고 상당수의 주 상·하원 의원이 이날 선출된다.

 ◇ 공화당 인사들과 직접 대화 통해 문제 해결

 클린턴은 민주당이 미 대선의 승리와 함께 상원 다수 의석을 다시 되찾게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의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여전히 클린턴의 발목을 잡으면서 공화당이 살아 있음을 입증하려 할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클린턴은 공화당 관계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일조차 마다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만나 이민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많은 공화당원들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점 등을 들어 그가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

 ◇ 대통령 행정명령 발동 시 공화당과의 관계 경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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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선거캠프 본부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6.15.
 클린턴은 총기 판매 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문제나 조세 회피를 위해 법인 주소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과 관련된 대책 등에서 공화당이 막아설 경우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행정명령 발동은 오마바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의 갈등을 불러 온 핵심적인 원인이었다.

 만일 클린턴 역시 행정명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 경우 공화당 인사들과 백악관에서 칵테일 잔을 기울이는 일을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버지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톰 데이비스는 “클린턴은 지난 15년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 간 끊어진 신뢰의 다리를 다시 복구하기를 원하고 있다. 클린턴은 아주 매력적인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반대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상원과 하원의 공화당 인사들은 만일 클린턴이 사회보장 정책 등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면 클린턴 정부에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은 복지를 줄이고 정년을 연장하라는 공화당 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샌더스 등 진보 진영, 공화당 협상용으로 진보정책 내팽개칠까 우려.

 클린턴이 신경을 써야 할 상대는 공화당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경선 기간 내내 클린턴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역시 백악관을 차지한 클린턴이 눈치를 봐야 하는 인물이다.

 샌더스는 아직도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진보적 어젠다들이 공화당과의 협상용 카드로 내팽개쳐질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클린턴은 행정명령을 발동해서라도 진보적인 정책들을 도입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포데스타 선거대책위원장은 클린턴 행정부 구성 과정에서 부적절한 인물을 걸러내는 막강한 비토권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데스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도 같은 임무를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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