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시인 김혜순(61)은 지난해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몸이 무너지며 쓰러졌다. 이후 매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되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병원을 찾았으나, 당시 발발한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2014년 벌어진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김 시인은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최근 펴낸 '죽음의 자서전'이 그 결과물이다. 문학적인 고통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지독한 시편들이 묶였다. 대부분이 한 번도 세상에 나온 적 없는 미발표 신작이다. '살아서 죽은 자'의 49재의 기록이다.
김 시인의 전작 '피어라 돼지'(문학과지성사)가 죽음의 문명 속에서 희생되는 타자(대상)의 처절한 죽음을 문제 삼는다면, 이번 시집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주체인 내 속에 살아 움직이는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죽음의 축지법' '검은 망사 장갑' '공기의 부족' 등 곳곳에서 죽음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이번 시집에 대해 "보이지 않는 보임을, 그 순간의 광휘를, 달아나는 울음과 새어 나오는 비명을 담아낸 목소리의 기록’으로 읽어야 한다"고 읽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고 말했다. 160쪽, 8000원, 문학실험실
[email protected]
2014년 벌어진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 속에서 김 시인은 미친 듯이 49편의 죽음의 시들을 써내려갔다.
최근 펴낸 '죽음의 자서전'이 그 결과물이다. 문학적인 고통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지독한 시편들이 묶였다. 대부분이 한 번도 세상에 나온 적 없는 미발표 신작이다. '살아서 죽은 자'의 49재의 기록이다.
김 시인의 전작 '피어라 돼지'(문학과지성사)가 죽음의 문명 속에서 희생되는 타자(대상)의 처절한 죽음을 문제 삼는다면, 이번 시집은 한 발 더 나아간다. 주체인 내 속에 살아 움직이는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죽음의 축지법' '검은 망사 장갑' '공기의 부족' 등 곳곳에서 죽음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이번 시집에 대해 "보이지 않는 보임을, 그 순간의 광휘를, 달아나는 울음과 새어 나오는 비명을 담아낸 목소리의 기록’으로 읽어야 한다"고 읽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고 말했다. 160쪽, 8000원, 문학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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