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진화②]자연이 단지 안에…유명 조형물도 등장

기사등록 2016/06/06 16:52:29

최종수정 2016/12/28 17:09:44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과거 아파트가 잠만 자는 주거공간에 불과했다면 최근에는 여가생활까지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뿐만 아니라 중견건설사들까지 아파트 단지 안에 각종 조경시설을 갖추고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 건축물을 신·증축할 때 건축 비용의 1% 이하를 미술 장식에 이용하게 돼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조형물이나 미술 장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건립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조형물만 2013년 말 기준 약 3534점(추정 건립비용 634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아파트 단지 등 대형건물에 세워진 조형물까지 더하면 1만 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단지에 조형물을 설치해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건물 그림자에 가려 어둡고 삭막할 수 있는 공간에 시선을 분산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현대건설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 길이 100m, 높이 6m에 달하는 '버티컬 퍼니처' 구조물을 세웠다. 폭이 좁고 복잡한 건축선으로 인한 시각적 불안감을 해소했다.

 또한 잔디광장에 역동적인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3개를 설치하고 정원에 지피식물 300여 종, 교목과 관목 70여 종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정원형 경관녹지'를 조성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에 크린 분수, 바닥분수 등 친수형 수경시설과 단지 간 고저 차를 이용한 수경 휴게공간을 조성했다. 수생식물을 접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태공원도 만들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 입주민들이 화합해 삶의 터전으로 발전하는 의미를 담은 도영준 작가의 조형물 '강강수월래'를 세웠다. 왕관 형태로 왕의 모습을 상징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신영은 올해 분양한 아파트 단지 광장에 사람과 자연의 화합을 상징하는 양동옥 작가의 조형물 '시간. 공간. 인간'을 설치했다. 입주민들이 휴식과 사색을 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꾸몄다.

 이런 변화는 입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 한 신규 분양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홍모(31)씨는 "오래된 아파트에 살 때는 시멘트에 둘러싸여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눈도 즐겁고 품격도 높아진 것 같다"며 "조형물이나 정원을 갖춘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색있는 조형물은 건물의 랜드마크나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본사 앞에 세워진 '해머링맨'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유명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가 만든 해머링맨은 22m에 달하는 조형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분에 한 번씩, 하루 660번씩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한다. 일하는 노동자를 표현한 것으로 직장인의 공감을 얻으며 유명해졌다.

 서울 중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특색있는 조경시설을 갖춘 아파트는 아무래도 수요자가 많은 편"이라며 "이왕이면 좋은 환경에서 살려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부 설계나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단지 내 공원이나 주변 경관을 조성하는 부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조형물을 세운다고 분양가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수요자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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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진화②]자연이 단지 안에…유명 조형물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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