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 있으면 무조건 예술?…바닥에 놓인 안경에 매료된 사람들

기사등록 2016/05/28 08:30:00

최종수정 2016/12/28 17:07:35

【서울=뉴시스】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방문한 TJ 카야탄(17)과 케빈 응웬(16)은 미술관 바닥에 안경을 놓고 이를 감상하는 방문객들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날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이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안경'의 예술적 의미를 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k_vinnnn) 2016.05.27
【서울=뉴시스】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방문한 TJ 카야탄(17)과 케빈 응웬(16)은 미술관 바닥에 안경을 놓고 이를 감상하는 방문객들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날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이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안경'의 예술적 의미를 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k_vinnnn) 2016.05.27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미국 예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한 미술관 바닥에 검은색 안경이 놓여있다. 이날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턱에 손을 대고 '안경'의 예술적 의미를 논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안경은 예술품이 아닌 10대 2명이 방문객들을 골려 먹이기 위한 장난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전 세계인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27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방문한 TJ 카야탄(17)과 케빈 응웬(16)은 현대미술의 '예술적 가치' 대해 회의감을 느껴 일종의 사회적 실험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카야탄은 현대미술을 보고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응웬의 안경을 "공식적으로 보이는 종이"와 함께 미술관의 한 빈 공간에 내려놓았다. 그 후 벌어진 일은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기가 막혔다.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카야탄의 '작품'에 몰려들었고, 심지어 안경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바닥에 엎드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방문객은 안경을 보고 지각의 한계를 충격적으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지켜보던 응웬은 몰려든 사람의 사진을 찍고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고, 그가 트윗한 사진들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졌다. 현재 그가 올린 사진은 5만3000건 이상의 리트윗(재공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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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방문한 TJ 카야탄(17)과 케빈 응웬(16)은 미술관 바닥에 안경을 놓고 이를 감상하는 방문객들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공유했다. 사진은 한 방문객이 안경의 사진을 찍기 위해 무릎을 꿇고있는 모습. (사진 출처 = 트위터 @k_vinnnn) 2016.05.27
 응웬은 "이 정도로 사람들이 몰릴 줄은 상상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나의 트윗이 이렇게 많이 재공유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회적 실험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안경에 매료돼 있던 사람 틈을 비집고 들어가 안경을 다시 쓰는 부분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SFMOMA 측은 오히려 두 소년의 장난을 예술적 비판으로 받아들이며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 가운데 제2의 마르셀 뒤샹이 있나"라고 전했다. 마르셀 뒤샹은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작품을 많이 남긴 20세기 초 프랑스 예술가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변기통 작품 '샘'이 있다.  

 가디언은 카야탄과 응웬의 안경은 현대미술을 비판하기 위한 장난에 불과했지만,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예술을 비판하는 일종의 디지털 예술로 등극하는 역설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응웬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굳이 안경에 깊은 뜻을 부여하고 싶다면 어떤 물건이든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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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있으면 무조건 예술?…바닥에 놓인 안경에 매료된 사람들

기사등록 2016/05/28 08:30:00 최초수정 2016/12/28 17: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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