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연·박혜나·아이비·정선아 "뮤지컬 위키드하면서 성장했다"

기사등록 2016/05/22 12:00:00

최종수정 2016/12/28 17:05:39

【서울=뉴시스】박혜나·차지연·정선아·아이비(사진=클립서비스)
【서울=뉴시스】박혜나·차지연·정선아·아이비(사진=클립서비스)
【대구=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위키드' 내한·라이선스 공연의 흥행은 여자 뮤지컬배우의 존재감을 새삼 부각시켰다.

 미국의 동화작가 L 프랭크 봄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에서 대중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미 그곳에서 만나 우정을 키운 서쪽의 초록 마녀 '엘파바', 남쪽의 선한 마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 절절하거나 달콤한 사랑 외의 것도 뮤지컬의 주요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약 2년 만인 지난 18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포문을 연 라이선스 공연 두 번째 시즌의 라인업은 더 화려해졌다. 엘파바의 차지연(34)과 박혜나(34), 글린다의 정선아(32)와 아이비(34)는 한국 여성 뮤지컬배우의 간판이다. 차지연과 박혜나가 올해 10주년을 맞는 등 모두 데뷔 10년을 넘겨 노련미도 갖췄다.  

 연출을 맡은 리사 리구일로는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차지연과 아이비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차지연은 굉장히 강한 존재감이 있고, 아이비는 글린다에 접근하는 방법이 사랑스럽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출연하는 박혜나와 정선아에 대해서는 "경험이 있어 더 많이 도와준다"고 흡족해했다.

 하지만 엘파바와 글린다는 이름 값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다. 새 얼굴인 차지연·아이비와 기존 얼굴인 박혜나·정선아,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였다.

 20일 오후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그 만큼 성숙해있었다. 특히 이날 저녁 첫 공연을 앞두고 있던 차지연은 "작품을 시작한 것이 감동"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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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차지연·정선아(사진=클립서비스)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명성황후, '드림걸즈'의 에피,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그리드, '서편제'의 송화, '카르멘'의 '카르멘', '레베카'의 '댄서스 부인' 등 적극적인 여성상으로 내로라하는 뮤지컬배우로 거듭난 차지연은 올해 초 MBC TV '일밤 - 복면가왕'에서 캣츠컬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대중적인 인기도 누렸다. 동시에 결혼을 하고 임신까지 하는 경사도 겹쳤다.  

 하지만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때였다. "'위키드'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지만 힘든 시기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내가 잘났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겸손하고 이렇게 낮은 자세로 임해보는 것 말이다."

 이날 첫 공연은 그녀의 걱정이 무색하게 완벽에 가까운 엘파바를 보여줬다. 커튼콜 때 그녀는 정선아의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무대의 소중함과 내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함을 되새길 수 있는 큰 작품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감당할 수 없는 작품이 찾아왔다. (데뷔작인) '라이온킹'을 했을 때 처럼 다 내려놓고 작품이 가지고 있는 진심을 관객에게 잘 전달했으면 한다. 동료 배우를 믿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한 작품이다."

 아이비도 앞서 옥주현과 정선아를 울린 뮤지컬 '위키드'가 힘들다는 풍문을 들어서 겁을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배우로서 연기하는데 정해진 틀이 많아서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연습을 하다보니, 이해가 가고 정해진 틀 안에서 하다 보니까 훈련이 되는 부분도 많았다"고 만족해했다. 전날 첫 공연을 한 그녀는 글린다가 꿈이었기 때문에 너무 떨려 "청심환을 먹고 했다"고 웃었다. "어렸을 때 꿈꿨던 바비 인형이 돼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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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혜나·아이비(사진=클립서비스)
 지난 시즌 약 1년간 엘파바를 연기한 박혜나는 '위키드' 150회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은 "1년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위키드' 이후 여러 작품을 했음에도 바로 '위키드'로 이어지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이라고 웃었다.

 박혜나 역시 처음에 메뉴얼화된 것이 많아 힘들었다. "처음 대본을 보고 캐릭터, 대사, 행동을 모두 스스로 만들어놓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뉴얼을 잘 지키고 어울릴 때 그 캐릭터가 살아나게 되더라"고 했다. "부담스럽지만 막상 뛰어드니 행복한 힘을 받고 있다."

 정선아는 "2013년 라이선스 초연 연습할 때 너무 힘들었다. 당시 모래 주머니를 온 몸에 붙이고 뛰어다녔다면, 지금은 그걸 떼어놓고 뛰는 느낌"이라고 웃었다. "당시에는 정신 없이 받은 노트만 소화하기에 급급했다. 지금은 좀 더 깊이 들어가, 못 보던 것을 보게 되는 것 같다. 3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먹은 게 아니더라. 눈꼽만큼이라도 성숙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예전에는 신마다 내가 잘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글린다의 성장 과정을 튀지 않게 보여드리고 싶다."

 개성 강한 배우들인만큼 같은 배역을 맡아도 저마다의 특징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차지연은 박혜나의 엘파바에 대해 "흔들림 없고 한결 같이 묵직하다"고 봤다. 박혜나는 "차지연은 무대 위 카리스마가 매력적인 배우다. 어떤 캐릭터를 구현하더라도 차지연의 색깔로 해석한다"고 전했다.  

 뮤지컬배우로 데뷔하기전에 가수로 활동할 때부터 정선아의 팬이었다는 아이비는 "쟤는 왜 이렇게 잘할까 감탄하고 봤는데 지금 같은 배역을 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이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선아는 "아이비 언니는 첫 인상만 새침떼기다. 실제로 그런 것이 없어 놀랐다"며 "무대 위에서 너무 귀엽다. 글린다 그 자체"라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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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혜나·차지연·정선아·아이비(사진=클립서비스)
 배우들은 서울에 앞서 지방에서 한달가량 공연하는 것에 대한 새로움도 있다. 차지연은 "이런 긴 기간동안 같이 지내는 것이 작품에 도움이 된다. 사실 서울에서는 각자 생활을 하다가 일터에서만 만나는 것이 다반사인데 지방에 있다 보니까 무엇을 하든 삼삼오오 어울리게 되더라. 친밀도가 무대에서 보일 텐데, 그런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위키드'는 넘버 좋기로도 소문난 뮤지컬이다. 1막 마지막에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공중 부양하며 부르는 곡 '디파잉 그래비티', 글린다의 대표곡으로 팝스타 미카가 공연 때마다 재해석해서 부르는 '파퓰러' 등이 대표 넘버다.

 '위키드'는 걸출한 네 배우들에게 큰 의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에 강하게 에너지를 쓰는 작품을 만나왔는데 '위키드'는 내가 몰랏던 곳에 와서 새롭고 좋은 것을 발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게 여행과 같다"(차지연), "글린다가 성장하는 모습이 내 삶의 여정과도 비슷한 느낌이다."(아이비) "위키드로 인해 두 번째 배우의 삶을 만났고, 그만큼 성장했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두 번째 '위키드' 시즌은 내게 선물일 것이다."(박혜나) "여배우 정선아에게 와닿는 '위키드'는 인생 그 자체다. 철 없이 지내오다 뭔가 선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챙겨야 하는 후배, 동료들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만든 작품이다."(정선아)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6월19일까지 공연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7월12일)으로 올라온다. 러닝타임 2시간50분(인터미션 20분). 6~14만원. 클립서비스.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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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박혜나·아이비·정선아 "뮤지컬 위키드하면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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