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범' 조성호, 한때 게임전문가 꿈꾸던 청년

기사등록 2016/05/07 19:44:50

최종수정 2016/12/28 17:01:25

애견카페 차려 유명세 타기도
 직업 수차례 바뀌어…'우여곡절'

【안산=뉴시스】김지호 기자 = 인천에서 동거남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토막 내 유기한 조성호(30)씨는 한때 게임기획전문가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7일 조씨의 지인과 조씨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한 글 등에 따르면 조씨는 2011년 서울의 한 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게임기획전문가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조씨는 같은 해 10월 SNS에 '게임기획전문가 자격증 시험이 10일 앞으로 당겨져 왔다. 나의 결실이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게임 시나리오 공모전에 함께 나갈 동료도 찾았다.  

 12월에는 '어떻게 하면 20년 후의 기술력을 예상하면서 게임을 만들지 생각한다'는 글도 남겼다.  

 그러나 조씨는 2012년 들어 "게임을 하고 싶은 건지 만들고 싶은 건지 헷갈린다"며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2013년 12월 경기 의정부시 한 상가건물 3층에 애견카페를 차렸다.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애견카페를 운영한 조씨는 월세 50만원을 꼬박꼬박 내며 인근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애견카페 건물주 A씨는 "조씨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애견카페를 운영했다"며 "뉴스를 보고 알게 됐지만, 조씨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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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안산 토막시신 사건 피의자 조모(30)씨가 7일 오후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16.05.07.  [email protected]
 9개월여 동안 잘 운영되던 애견카페는 조씨의 여자친구가 거액의 돈을 훔쳐 달아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씨의 여자친구가 돈을 훔쳐 잠적하면서 잘 나가던 애견카페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이후 조씨는 보험·대출 등 금융 관련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2014년 12월 A씨와의 임대계약이 끝나자 업종을 바꿔 대출 관련 일을 했다.

 올 1월에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업무를 맡기도 했다.

 이 여관에서 만난 최모(40)씨와 친해진 조씨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인천시 연수구 한 원룸식 빌라에서 최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제조업 공장에 취직해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그러나 조씨는 올 3월 말~4월 초께 최씨와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이어 자신의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흉기로 시신의 허리를 잘라 상·하반신을 각각 안산시 대부도에 유기하기도 했다.

 조씨는 범행 후에도 연수구 자택에서 거주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3억원을 벌겠다는 꿈을 꿨지만, 이것은 모두 허황된 것이 돼버렸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범행동기와 살해수법 등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는 범행 후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시신발견 소식을 알지 못했다고 하고, 페이스북에 돈을 벌겠다는 글을 남긴 것 등을 보면 많은 의문이 있다. 수사를 통해 정확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7일 살인, 사체훼손,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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