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878년 2월19일 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포노그래프', 즉 축음기의 특허권을 따냈다.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할 수 있는 최초의 기계가 공식 인정된 순간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나 이런 기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포노그래프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장교가 '자동으로 이야기하는 동물'을 고발했다. 전시 담당자는 3개월간의 구금 처분을 받고 벌금을 냈으며 기계도 없애버려야 했다. 뉴욕의 빈센트 주교는 포노그래프의 진동판에 대고 이사야, 예레미야 등 예언자의 이름을 줄줄 읊고 나서 이것이 다시 반복되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비로소 복화술사가 몰래 숨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납득했다.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기 힘들었던 것은 에디슨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포노그래프를 갓 발명했을 당시에는 이 기계를 사무용 기기, 그러니까 말소리를 보존하는 데나 유용한 도구로 여겼다. 포노그래프로 돌리는 실린더 레코드의 재생 시간은 겨우 2분가량인 데다 음질도 매우 조악했기 때문이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녹음과 재생 기술은 수많은 발명가와 기술자의 노력에 힘입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음악이라는 예술의 양상을 좌우하는 새 주역으로 등극했다.
'세계의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문화평론가 헤르베르트 하프너(70)는 '음반의 역사'에서 인류 문명의 새 이정표가 된 녹음과 음반의 변천사를 그린다.
에디슨의 실린더 레코드부터, 에밀 베를리너의 원판 레코드 발명, 자기 녹음과 함께 등장한 정교한 편집 기술, 장시간 재생이 가능한 LP의 탄생, 스테레오라는 입체 음향을 비롯한 사운드의 진화, 콤팩트디스크(CD)와 음원 다운로드 같은 디지털 기술을 아우른다.
작곡가들도 때때로 음반의 영향을 받았다. 로이 해리스는 1934년 플루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4분 20초'라는 곡을 썼다. '4분20초'는 해리스의 1번 교향곡 음반 세트 중 마지막 레코드에서 남는 분량만큼의 시간이었다.
물론 반대로 음반이 음악에 맞춰 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콤팩트디스크가 탄생하기 전 그 규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 당시, 소니 부회장 오가 노리오가 푸르트벵글러 지휘의 74분짜리 베토벤 9번 교향곡 전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약 78분간 재생할 수 있도록 지름이 12㎝로 확정됐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서술만 나열하지 않는다 레코딩 기술과 음반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음반의 발달에 따른 음악계와 사회의 판도 변화, 에디슨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역을 수행한 발명가와 음악가들의 면면을 다룬다. 첼리스트 하인리히 시프는 말했다. "예전에 한 녹음이 더 이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무엇이 원인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잘못 연주한 탓일까? 아니면 연주의 완성도가 아직 충분하지 못한 탓일까?" 홍은정 옮김, 272쪽, 1만8000원, 경당
[email protected]
어떤 사람들은 그러나 이런 기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포노그래프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장교가 '자동으로 이야기하는 동물'을 고발했다. 전시 담당자는 3개월간의 구금 처분을 받고 벌금을 냈으며 기계도 없애버려야 했다. 뉴욕의 빈센트 주교는 포노그래프의 진동판에 대고 이사야, 예레미야 등 예언자의 이름을 줄줄 읊고 나서 이것이 다시 반복되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비로소 복화술사가 몰래 숨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납득했다.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기 힘들었던 것은 에디슨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포노그래프를 갓 발명했을 당시에는 이 기계를 사무용 기기, 그러니까 말소리를 보존하는 데나 유용한 도구로 여겼다. 포노그래프로 돌리는 실린더 레코드의 재생 시간은 겨우 2분가량인 데다 음질도 매우 조악했기 때문이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녹음과 재생 기술은 수많은 발명가와 기술자의 노력에 힘입어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음악이라는 예술의 양상을 좌우하는 새 주역으로 등극했다.
'세계의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문화평론가 헤르베르트 하프너(70)는 '음반의 역사'에서 인류 문명의 새 이정표가 된 녹음과 음반의 변천사를 그린다.
에디슨의 실린더 레코드부터, 에밀 베를리너의 원판 레코드 발명, 자기 녹음과 함께 등장한 정교한 편집 기술, 장시간 재생이 가능한 LP의 탄생, 스테레오라는 입체 음향을 비롯한 사운드의 진화, 콤팩트디스크(CD)와 음원 다운로드 같은 디지털 기술을 아우른다.
작곡가들도 때때로 음반의 영향을 받았다. 로이 해리스는 1934년 플루트와 현악 4중주를 위한 '4분 20초'라는 곡을 썼다. '4분20초'는 해리스의 1번 교향곡 음반 세트 중 마지막 레코드에서 남는 분량만큼의 시간이었다.
물론 반대로 음반이 음악에 맞춰 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콤팩트디스크가 탄생하기 전 그 규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할 당시, 소니 부회장 오가 노리오가 푸르트벵글러 지휘의 74분짜리 베토벤 9번 교향곡 전체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약 78분간 재생할 수 있도록 지름이 12㎝로 확정됐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서술만 나열하지 않는다 레코딩 기술과 음반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음반의 발달에 따른 음악계와 사회의 판도 변화, 에디슨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역을 수행한 발명가와 음악가들의 면면을 다룬다. 첼리스트 하인리히 시프는 말했다. "예전에 한 녹음이 더 이상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무엇이 원인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잘못 연주한 탓일까? 아니면 연주의 완성도가 아직 충분하지 못한 탓일까?" 홍은정 옮김, 272쪽, 1만8000원, 경당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