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열린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윤수일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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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의 가수 윤수일(61)을 '로큰롤 할배'로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 가죽 점퍼을 입고 기타를 둘러 멘 그는 영락 없는, 그냥 로커다.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앞두고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공개홀에서 열린 간담회 겸 쇼케이스에서 화끈한 록 사운드의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을 들려주는 그가 예순을 넘겼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았다. 왼쪽 다리를 내내 흥겹게 떨며 30분간 약 10곡을 들려주는데, 홍대앞 클럽의 록 기운 못지 않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윤수일은 그러나 "세월이 화살 같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소싯적에는 잘생겼다는 말을 들었으나 "오늘은 가발을 좀 썼다"고 털어놓았다. "작곡 하느라 머리가 많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록의 에너지로 충만한 그는 데뷔 4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차근차근 돌아봤다. 울산이 고향으로 "1973년 가방 하나 둘러메고 스카라 극장 앞에 떨어졌다. 당시 그룹사운드가 전성시대였는데 (신중현이 만든) 유명한 그룹 '골든 그레이프스'에 말단 입사했다. 그게 음악의 시작이었다. 마지막 주자로 들어가 리드 기타와 노래를 맡았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당시 장충체육관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그룹 사운드 경연대회에서 발탁돼 '윤수일과 솜사탕'이라는 밴드 이름을 내세워 활동하게 된다. "윤수일과 그레이프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싶었는데 당시 영어이름을 못 썼다"며 웃었다.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앞두고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공개홀에서 열린 간담회 겸 쇼케이스에서 화끈한 록 사운드의 '아파트'와 '황홀한 고백'을 들려주는 그가 예순을 넘겼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았다. 왼쪽 다리를 내내 흥겹게 떨며 30분간 약 10곡을 들려주는데, 홍대앞 클럽의 록 기운 못지 않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윤수일은 그러나 "세월이 화살 같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소싯적에는 잘생겼다는 말을 들었으나 "오늘은 가발을 좀 썼다"고 털어놓았다. "작곡 하느라 머리가 많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록의 에너지로 충만한 그는 데뷔 4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차근차근 돌아봤다. 울산이 고향으로 "1973년 가방 하나 둘러메고 스카라 극장 앞에 떨어졌다. 당시 그룹사운드가 전성시대였는데 (신중현이 만든) 유명한 그룹 '골든 그레이프스'에 말단 입사했다. 그게 음악의 시작이었다. 마지막 주자로 들어가 리드 기타와 노래를 맡았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당시 장충체육관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그룹 사운드 경연대회에서 발탁돼 '윤수일과 솜사탕'이라는 밴드 이름을 내세워 활동하게 된다. "윤수일과 그레이프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싶었는데 당시 영어이름을 못 썼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열린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윤수일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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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윤수일과솜사탕이 셀프 타이틀의 정규 1집을 발표하면서 윤수일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밴드를 갖게 됐다. 이 앨범에 실린 '사랑만은 않겠어요'는 대히트했다.
그러나 팀은 바로 내분에 휩싸였다. 윤수일은 "밴드 멤버들이 '사랑만은 않겠어요' 반주를 안 하겠다고 하더라. 그 분들의 음악성은 따로 있었다. 트로트풍의 곡이었는데 설득을 못했다. 된장, 고추장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약간의 (트로트풍) 냄새나는 노래도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의지였는데 안 됐다. 그 그룹을 나와서 윤수일 밴드를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1982년 지금까지 수 없이 불려지는 '아파트'를 마침내 발표했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윤수일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당시 서울 강남의 개발과 함께 잠실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생기기 시작한 풍경을 노래했다. "지금은 잠실에 아파트가 많지만 당시는 드물고 주변이 갈대밭이었다. 그 갈대밭이 인상 깊었다. 다리를 지나면서 별빛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 말이다."
사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라는 가사는 친구의 이야기다. 친구가 자신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그의 여자친구가 아무 연락 없이 아파트를 떠나 이민간 것에 대해 울면서 이야기한 것을 메모해 뒀다가 녹여넣었다. '아파트' 도입부에 울리는 벨소리는 당시 아파트의 표준 초인종 소리다.
그러나 팀은 바로 내분에 휩싸였다. 윤수일은 "밴드 멤버들이 '사랑만은 않겠어요' 반주를 안 하겠다고 하더라. 그 분들의 음악성은 따로 있었다. 트로트풍의 곡이었는데 설득을 못했다. 된장, 고추장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약간의 (트로트풍) 냄새나는 노래도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의지였는데 안 됐다. 그 그룹을 나와서 윤수일 밴드를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1982년 지금까지 수 없이 불려지는 '아파트'를 마침내 발표했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윤수일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당시 서울 강남의 개발과 함께 잠실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생기기 시작한 풍경을 노래했다. "지금은 잠실에 아파트가 많지만 당시는 드물고 주변이 갈대밭이었다. 그 갈대밭이 인상 깊었다. 다리를 지나면서 별빛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 말이다."
사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라는 가사는 친구의 이야기다. 친구가 자신이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그의 여자친구가 아무 연락 없이 아파트를 떠나 이민간 것에 대해 울면서 이야기한 것을 메모해 뒀다가 녹여넣었다. '아파트' 도입부에 울리는 벨소리는 당시 아파트의 표준 초인종 소리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열린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윤수일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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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내용인데 멜로디와 리듬은 신난다. 경쾌하면서 템포가 빠른 사운드를 기타로 '쟁쟁쟁' 시연한 윤수일은 "뉴웨이브 사운드라고 한다. 당시, 80년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사운드를 도입했다"고 알렸다.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라미란이 무반주로 불러 유명해진 '황홀한 고백'도 윤수일의 대표곡이다. "무반주로 참 잘하더라. 나 같았았으면 못했을 텐데. 하하. 연기력이 뛰어난 액터다."
라미란은 윤수일의 '목 꺾기' 춤도 그대로 따라했다. 당시 댄서들과 함께 이 춤을 선보인 윤수일은 "우리 가요역사 군무의 최초 작품"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돌 그룹이 똑같은 동작을 똑같이 구사하는데 '황홀한 고백'의 그 군무가 그런 작품의 최초다. 자랑 같아서 말하기는 그렇지만 새로워야 하지 않겠나." 이날 행사의 MC인 김선영 YTN 아나운서가 "아이돌의 시초이기도 하다"라고 하자 "하하하"라는 웃음으로만 대신했다.
수많은 후배들이 '아파트'를 리메이크했는데 가수 김건모가 부른 버전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라미란이 무반주로 불러 유명해진 '황홀한 고백'도 윤수일의 대표곡이다. "무반주로 참 잘하더라. 나 같았았으면 못했을 텐데. 하하. 연기력이 뛰어난 액터다."
라미란은 윤수일의 '목 꺾기' 춤도 그대로 따라했다. 당시 댄서들과 함께 이 춤을 선보인 윤수일은 "우리 가요역사 군무의 최초 작품"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돌 그룹이 똑같은 동작을 똑같이 구사하는데 '황홀한 고백'의 그 군무가 그런 작품의 최초다. 자랑 같아서 말하기는 그렇지만 새로워야 하지 않겠나." 이날 행사의 MC인 김선영 YTN 아나운서가 "아이돌의 시초이기도 하다"라고 하자 "하하하"라는 웃음으로만 대신했다.
수많은 후배들이 '아파트'를 리메이크했는데 가수 김건모가 부른 버전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열린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윤수일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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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가장 힘들었을 때는 이런 히트곡 이후였다. "우사인 볼트는 100m의 자기 기록을 깨면서 달려야 한다. 국민 가요가 나오면 그 이후 어떻게 더 사랑 받는 노래를 만들 것인가 가장 고민된다"는 것이다.
윤수일이 첫손으로 꼽는 인생의 멘토는 어머니 지복희(1918~1986) 여사다. 평북에서 태어난 그녀는 영화 '국제시장'의 모습처럼 6·25 동란 때 혈혈단신 남으로 피란을 왔다. 이후 한국에 주둔하던 미국 공군 파일럿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미국으로 귀환해버렸고, 윤수일만 남았다. 윤수일은 혼혈이다.
"하나뿐인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는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중학교 때부터 기타만 만지니 처음에는 무척 반대를 했다. 나중에는 매니저까지 했지만, 고생을 많이 했다."
'다문화'라는 말도 없던 당시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어머니와 음악 덕분이다. "성장기에는 기댈 것이 없었다. 외로움을 발산할 수 없으니 때로는 폭력도 있었고 교내에서 문제아로 될 뻔한 적도 있었다. 그것을 음악으로 치료했다. 성격을 순화시키고 부정적인 성격을 친화적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과분한 사랑을 줬고."
윤수일이 첫손으로 꼽는 인생의 멘토는 어머니 지복희(1918~1986) 여사다. 평북에서 태어난 그녀는 영화 '국제시장'의 모습처럼 6·25 동란 때 혈혈단신 남으로 피란을 왔다. 이후 한국에 주둔하던 미국 공군 파일럿과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미국으로 귀환해버렸고, 윤수일만 남았다. 윤수일은 혼혈이다.
"하나뿐인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는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중학교 때부터 기타만 만지니 처음에는 무척 반대를 했다. 나중에는 매니저까지 했지만, 고생을 많이 했다."
'다문화'라는 말도 없던 당시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어머니와 음악 덕분이다. "성장기에는 기댈 것이 없었다. 외로움을 발산할 수 없으니 때로는 폭력도 있었고 교내에서 문제아로 될 뻔한 적도 있었다. 그것을 음악으로 치료했다. 성격을 순화시키고 부정적인 성격을 친화적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과분한 사랑을 줬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열린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윤수일과 김선영 앵커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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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일은 자신의 경험을 발판 삼아 콘서트 수익을 기부하는 다문화가정 돕기에 열심이다. "아이들에게 자긍심,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끔 친구들을 위해 강의도 한다. 다문화가정을 공연에 초청하기도 하고. 내가 삭막한 시절을 보냈으니, 지금의 나를 봐서 희망적으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윤수일의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 데뷔 40년 만에 처음 영화에 출연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인 영화 '로큰롤 할배'(감독 이장희)에 '로큰롤 할배'로 등장한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좌절하고 있는 20대 초반 청년의 멘토다. 그룹 '엠블랙' 멤버 승호, 배우 오광록 등이 나온다. "역할이 의미가 있어 연기에 한 번 도전하게 됐는데 상당히 어렵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윤수일밴드는 4월24일 오후 2·6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벌인다. 지금까지 발표한 정규 24집의 히트곡을 망라한다. 콘서트 이후 윤수일은 또 다른 꿈을 꾼다.
최근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그는 후배들을 키우고 있다. "작은 나라에서만 활약하기는 힘들다. 한류로 뻗어나가야 한다"며 "내 노래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후배 양성으로 한류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 걸그룹, 보이그룹 후배들과 재즈가수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음악에 기본이 되는 건 록이다. "세계적으로 힙합, R&B, K팝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멜로디를 록화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싶다. 앞서 부른 '아름다워'를 박정현씨가 '나는 가수다'에서 리바이벌해서 부른 걸 봤는데 나보다 감각적으로 잘 하더라. 그런 경우처럼 계속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고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무대에서 불편해하면 관객에게 그것이 그대로 전달된다." 9만~11만원. SC엔터테인먼트·인터파크.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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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일의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 데뷔 40년 만에 처음 영화에 출연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인 영화 '로큰롤 할배'(감독 이장희)에 '로큰롤 할배'로 등장한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좌절하고 있는 20대 초반 청년의 멘토다. 그룹 '엠블랙' 멤버 승호, 배우 오광록 등이 나온다. "역할이 의미가 있어 연기에 한 번 도전하게 됐는데 상당히 어렵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윤수일밴드는 4월24일 오후 2·6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벌인다. 지금까지 발표한 정규 24집의 히트곡을 망라한다. 콘서트 이후 윤수일은 또 다른 꿈을 꾼다.
최근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그는 후배들을 키우고 있다. "작은 나라에서만 활약하기는 힘들다. 한류로 뻗어나가야 한다"며 "내 노래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후배 양성으로 한류 문화에 기여하고 싶다. 걸그룹, 보이그룹 후배들과 재즈가수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음악에 기본이 되는 건 록이다. "세계적으로 힙합, R&B, K팝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멜로디를 록화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싶다. 앞서 부른 '아름다워'를 박정현씨가 '나는 가수다'에서 리바이벌해서 부른 걸 봤는데 나보다 감각적으로 잘 하더라. 그런 경우처럼 계속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고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무대에서 불편해하면 관객에게 그것이 그대로 전달된다." 9만~11만원. SC엔터테인먼트·인터파크.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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