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AI]"알파고, 인간의 판단력과 직관력도 모방"

기사등록 2016/03/08 16:09:20

최종수정 2016/12/28 16:43:21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VS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대국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6.03.0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VS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대국 기자회견에서 알파고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6.03.08.  [email protected]
바둑 경우의 수, 전세계 원자보다 많아
알파고 10만건 기보 익히며 자가학습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알파고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스스로 학습을 통해 무엇이 좋고 나쁜 상황인지를 판단해 최적의 수를 둔다. 인간의 판단력과 직관력까지 모방하도록 연습을 시켰다."

  이세돌 9단이 9일부터 5회에 걸쳐 알파고와 세기의 승부를 펼친다. 첫 대국을 하루 앞둔 8일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개회식에서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가 알파고를 자세히 소개했다.

 구글은 2014년 1월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의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를 인수해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사비스는 "3000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바둑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게임"이라며 "규칙은 언뜻 단순해보여도 복잡하다, 수를 읽는 계산 능력뿐 아니라 특유의 직관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바둑을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의 170승(乘)이다. 전세계의 원자보다 많은 수다. 체스는 한 칸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가 20개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둑은 평균 위치마다 2000개의 수가 펼쳐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바둑은 방대한 경우의 수 때문에 인공지능의 무작위 데이터 대입으로는 승부를 겨루기 어렵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 개발을 위해 인공신경망 기술을 적용한 '가치망(the value network)', '정책망(the policy network)', '몬테카를로 트리탐색'을 적용했다.

 정책망은 경우의 수 탐색 범위를 좁혀주고, 가치망은 좁혀진 탐색 범위에 깊이를 더해준다.  몬테카를로 트리탐색은 최적의 수를 찾는 가지치기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알파고는 다른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과의 대결에서 494승 1패(승률 99.8%)를 기록했다. 알파고는 고수의 다음 한 수를 56%의 확률로 예측한다. 이 때문에 구글은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승패 확률을 50% 대 50%로 보고 있다.

 하사비스는 "알파고는 체스 인공지능 '딥블루'와 달리 사전에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하는 인공지능"이라며 "알파고를 의료 보건 분야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하사비스와의 일문일답.

 -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5번의 대국을 벌인다. 알파고는 직전 이세돌9단과의 대국도 학습하나. 기계가 스스로 데이터를 업데이트 하는지 또는 개발자가 직접 이세돌9단 데이터를 주입하는지 궁금하다.
"하룻밤안에 새로운 프로그래밍을 하기는 어렵다. 개발자들이 저녁마다 프로그램을 다시 짜지는 않는다. 알파고가 스스로 트레이닝을 통해 학습하게 되어있다. 다만 이세돌9단과 몇 번 대국을 벌인 것만으로는 내재화할 수 있는 데이터 수가 불충분하다. 수천개의 데이터가 있어야 알파고 성능에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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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세돌(오른쪽) 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VS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대국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08.  [email protected]
 - 인간 대 기계의 대국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인가.
 "알파고는 아주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학습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인류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대국 결과와 상관없이 인간의 창의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증명하는 효과도 있다."

 - 이세돌9단과의 대국을 앞두고 특별 훈련을 진행했나.
 "특수 트레이닝은 없었다. 다만 지난해 10월 판후이와의 경기 버전과는 차이가 있다. 훨씬 양질의 데이터로 연습했다."

 -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에 대한 위험성이 큰데.
 "인공지능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다. 결국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윤리적으로 책임감있게 사용하는 방법이 중요해 윤리적 부분에 있어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관련 토론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알파고가 정말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의 바둑 직관력을 어떻게 따라잡는가.
 "알파고는 잘 설계됐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보다도 많은 훈련을 했다. 30~35세의 프로기사들은 통상 1년에 1000건의 대국을 치른다. 스승의 지도도 받는다. 알파고는 이미 10만건의 대국을 보고 수천건의 자가 경기를 치러 이론상으로는 자격을 갖췄다. 다만 스승으로부터 정제된 교육은 받지 못한다. 그 부분은 인공지능의 아쉬움일 수 있다."

- 알파고도 '장고(長考)'를 하는가. 수마다 착수 시간이 다른가.
 "각 수마다 다르다. 알파고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두고 착수해야하는지를 계산한다. 어려운 수를 둬야하면 시간이 더 걸린다."

- 인터넷 바둑게임 사이트에서 '딥마인드'란 아이디가 화제가 됐다. 인공지능을 실제 게임에 투입한 것인가.
 "아니다. 우리 프로그래머의 개인적인 계정이다. 그 개발자 개인이 회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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