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미소가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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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배우 이미소(28)·김예림(23), 두 사람에게 새해는 진작 찾아왔다. 지난해 말부터 연극 '에쿠우스' 40주년 앙코르 무대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고 있다. 주인공 '앨런'의 여자친구이자 마력을 뽐내는 캐릭터다. 둘 모두에게 첫 연극이다. 부담과 함께 찾아온 설렘에 시간이 흐르는 줄 몰랐다.
2015년 마지막날 대학로에서 만난 이들은 "좋은 작품이라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무대에 오를 때마다 성숙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tvN '응답하라 1994'(2013) 야구부 매니저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미소는 메이슨이 노출이 있는 역이어서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에쿠우스'는 이미 연극계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작품. "여자 신인 배우로서 압박과 걸림돌이 컸지만, 노출 때문에 출연을 고민하자 엄마가 속상해했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오디션을 보기로 했다." 과거 메이슨을 연기한 영화배우 김부선(55)이 그녀의 어머니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닌 김예림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학교 스승이자 극단 실험극장과 함께 이번 '에쿠우스' 무대를 프로덕션한 수현재시어터를 이끄는 조재현(51)의 눈에 들어 출연하게 됐다. "나 역시 고민이 많았다. 언니처럼 부담스러웠다. 근데 앨런과 다이사트를 보고 감흥이 없을 수가 없더라. 대본 역시 치밀하게 짜여져 있고. 반드시 하고 싶더라."
2015년 마지막날 대학로에서 만난 이들은 "좋은 작품이라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무대에 오를 때마다 성숙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tvN '응답하라 1994'(2013) 야구부 매니저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미소는 메이슨이 노출이 있는 역이어서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에쿠우스'는 이미 연극계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작품. "여자 신인 배우로서 압박과 걸림돌이 컸지만, 노출 때문에 출연을 고민하자 엄마가 속상해했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오디션을 보기로 했다." 과거 메이슨을 연기한 영화배우 김부선(55)이 그녀의 어머니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닌 김예림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학교 스승이자 극단 실험극장과 함께 이번 '에쿠우스' 무대를 프로덕션한 수현재시어터를 이끄는 조재현(51)의 눈에 들어 출연하게 됐다. "나 역시 고민이 많았다. 언니처럼 부담스러웠다. 근데 앨런과 다이사트를 보고 감흥이 없을 수가 없더라. 대본 역시 치밀하게 짜여져 있고. 반드시 하고 싶더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김예림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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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피터 셰퍼(79)의 1973년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영국에서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17세 소년 '앨런'의 범죄 실화가 바탕이다. 앨런과 그를 치료하는 '다이사트'의 이야기다. 1973년 영국 초연 당시 살인, 섹스 같은 파격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전라 연기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광기에 휩싸인 앨런, 그 광기를 부러워하면서도 이성의 끝을 놓지 말하야 하는 다이사트의 연기 대결이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메이슨은 그 사이에서 지나쳐갈 수 있다. 그러나 극의 윤활유다. 캐릭터들의 마찰을 줄인다. 더구나 2막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한다. 누가 메이슨을 연기하느냐에 따라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앨런의 마지막 광기 색깔도 조정된다.
앞서 프레스콜에서 메이슨에 대해 "귀엽고 밝고 통통 튀고 섹시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해석하기도 한 김예림은 "'에쿠우스' 속 인물들에게는 모두 숨겨진 아픔이 있다"고 눈을 지그시 떴다. "메이슨은 결손 가정의 아이인데 불우한 면을 밝은 모습으로 덮는 거다. 마음에 내재된 불안과 상처를 도피하는 것의 하나로 섹스가 표현되는 거지. 단순히 앨런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광기에 휩싸인 앨런, 그 광기를 부러워하면서도 이성의 끝을 놓지 말하야 하는 다이사트의 연기 대결이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메이슨은 그 사이에서 지나쳐갈 수 있다. 그러나 극의 윤활유다. 캐릭터들의 마찰을 줄인다. 더구나 2막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한다. 누가 메이슨을 연기하느냐에 따라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앨런의 마지막 광기 색깔도 조정된다.
앞서 프레스콜에서 메이슨에 대해 "귀엽고 밝고 통통 튀고 섹시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해석하기도 한 김예림은 "'에쿠우스' 속 인물들에게는 모두 숨겨진 아픔이 있다"고 눈을 지그시 떴다. "메이슨은 결손 가정의 아이인데 불우한 면을 밝은 모습으로 덮는 거다. 마음에 내재된 불안과 상처를 도피하는 것의 하나로 섹스가 표현되는 거지. 단순히 앨런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미소와 김예림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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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수동적으로 메이슨을 표현했다는 이미소는 "메이슨이 마냥 순수하고 밝을 것만 같지는 않았다"고 해석했다. "처음에는 소녀로 설정했는데 나중에는 20대 정도 되는 숙녀로 캐릭터를 바꾸고 있다. 소녀 같지 않는 소녀라고 할까. 메이슨은 야하거나 섹시하면 안 된다. 자연스럽고 순수하고 원초적인 것에 섹시함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미소와 김예림의 메이슨은 초반에 둘 다 밝고, 통통 튀고, 친절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메이슨이 됐다. 앨런 역의 배우들 역시 한 목소리로 다르다고 한다. 이미소는 "나는 앨런에게 누나처럼 '따라와~'하는, 털털한 느낌이 배었다. 예림이는 좀 더 발랄하고. 호호."
이미소는 처음에 메이슨이 자신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차분한 편이고, 털털한 편"이라 메이슨의 통통 튀는 느낌이 부끄러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게 메이슨을 맞추면서 이제 편안해졌다"고 씨익 웃었다. 김예림은 "마음에 담아 두는 것과 내재된 것을 밖으로 표출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닮았다고 눈을 빛냈다.
이미소와 김예림의 메이슨은 초반에 둘 다 밝고, 통통 튀고, 친절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메이슨이 됐다. 앨런 역의 배우들 역시 한 목소리로 다르다고 한다. 이미소는 "나는 앨런에게 누나처럼 '따라와~'하는, 털털한 느낌이 배었다. 예림이는 좀 더 발랄하고. 호호."
이미소는 처음에 메이슨이 자신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차분한 편이고, 털털한 편"이라 메이슨의 통통 튀는 느낌이 부끄러웠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게 메이슨을 맞추면서 이제 편안해졌다"고 씨익 웃었다. 김예림은 "마음에 담아 두는 것과 내재된 것을 밖으로 표출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닮았다고 눈을 빛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미소와 김예림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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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 앨런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고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그러더라. 억압된 부분이 있다는 점이 나랑 앨런이랑 닮았다고. 누구나 억압을 받으면, 일탈을 꿈꾸지 않나. 그 안에서 자기만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나도 한번쯤은 저렇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이미소), "나도 언니처럼 그런 부분 때문에 메이슨보다 앨런이 더 이해가 된다. 앨런에 더 동조하게 되고."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 할리우드에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도드라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요원한 이야기다. 젊은 여자배우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주어질 기회가 많지 않다.
'에쿠우스'는 남자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이야기라는 이미소와 김예림에게 여자배우라는 정체성은 앞으로 계속 고민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 할리우드에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도드라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요원한 이야기다. 젊은 여자배우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주어질 기회가 많지 않다.
'에쿠우스'는 남자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이야기라는 이미소와 김예림에게 여자배우라는 정체성은 앞으로 계속 고민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미소와 김예림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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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에 반짝하기보다는 오래 연기하고 싶다. 할머니 돼서도 연기를 할 거라 조급한 마음은 갖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잘 찾아서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영화 '밀레니엄'의 '리스베트 살란데르'(루니 마라) 같이 섹시하고 액션을 잘 소화하는 역을 맡고 싶다."(이미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연기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고민을 계속해나간다면 좋은 배우로 인정을 받을 거라 믿는다."(김예림)
이런 과정에 '에쿠우스'는 반드시 전환점으로 기억될 만한 작품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어려운 극이라고 느끼지만, 매번 대사가 새롭게 들리고 해석이 된다.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이한승 연출, 조재현 선배 등과 함께 하니 배우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성장한다는 느낌도 매일 든다"(이미소), "배우라면 누구나 출연하고 싶은 연극을 첫 작품으로 택하게 돼 영광이다. 좋은 선배들, 훌륭한 연출이 함께 하는 프로덕션에서 작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울 게 너무 많다."(김예림)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연기를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고민을 계속해나간다면 좋은 배우로 인정을 받을 거라 믿는다."(김예림)
이런 과정에 '에쿠우스'는 반드시 전환점으로 기억될 만한 작품이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어려운 극이라고 느끼지만, 매번 대사가 새롭게 들리고 해석이 된다.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이한승 연출, 조재현 선배 등과 함께 하니 배우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성장한다는 느낌도 매일 든다"(이미소), "배우라면 누구나 출연하고 싶은 연극을 첫 작품으로 택하게 돼 영광이다. 좋은 선배들, 훌륭한 연출이 함께 하는 프로덕션에서 작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울 게 너무 많다."(김예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연극 '에쿠우스'에서 질 메이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미소와 김예림이 3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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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버전 '에쿠우스'는 지금까지 회자가 된다. 카리스마의 배우 박정자(74)가 다이사트를 맡아, 첫 여자 다이사트가 탄생한 것이다. 이미소와 김예림은 여자 다이사트 이야기를 하면서 똘망똘망하던 눈들을 더욱 초롱초롱 빛냈다. 몇십년 뒤 또 다른 여자 다이사트를 볼 수도 있겠다.
앨런 류덕환·서영주·김윤호, 다이사트 조재현·김태훈·안석환. 2월7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만원. 극단 실험극장·수현재컴퍼니. 02-766-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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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류덕환·서영주·김윤호, 다이사트 조재현·김태훈·안석환. 2월7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만원. 극단 실험극장·수현재컴퍼니. 02-766-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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