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유가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정유사 4분기 재고손실 규모는 기존 추정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 평균 두바이유가를 배럴당 40달러로 가정하면 SK이노베이션 1900억원, 에쓰오일 1700억원, GS칼텍스 1200억원 가량의 4분기 재고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유3사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기존 전망보다 2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종의 내년도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올해 저유가로 정유 기업과 석유화학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내년에는 초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산원가 절감 효과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유 공급량 증가에 의한 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과 화학제품 스프레드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유가 환경에 따라 도입가격이 하락하고 정제마진이 확대되면서 국내 정유사에도 긍정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1월 원유판매가격은 전월대비 추가로 인하돼 향후 동절기 성수기 요인과 함께 도입가 하락 효과가 내년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OPEC의 감산불발 이후 유가가 40달러대 이하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정유사들도)유가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유가급락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지만, 미국 셰일 생산량 증가와 이란·이라크의 본격적인 수출 등 시장에 다양한 변수가 있어 불안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은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 인하로 이어져 생산 원가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제품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유가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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