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인질극, IS와 알카에다의 테러 경쟁 때문에 벌어진 일"

기사등록 2015/11/22 13:50:54

최종수정 2016/12/28 15:57:11

【바마코=AP/뉴시스】20일 인질극이 벌어졌던 말리 수도 바마코의 미국계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 밖에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날 오전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이 호텔에 난입,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 등 170여 명을 인질로 억류했었다. 이후 약 9시간 만에 인질극은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11.21 
【바마코=AP/뉴시스】20일 인질극이 벌어졌던 말리 수도 바마코의 미국계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 밖에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날 오전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며 이 호텔에 난입,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 등 170여 명을 인질로 억류했었다. 이후 약 9시간 만에 인질극은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11.21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일어난 호텔 인질극이 이슬람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 제국을 부활하기 위한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들 간의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IS)' 모두 서방과의 전쟁을 하며 칼리파가 통치하는 광범위한 무슬림 국가의 부활을 꾀하고 있는 극단 무장조직들이다. 칼리프 제국은 엄격한 이슬람 규율에 통치되는 국가다. 그러나 이들은 전략 차이를 보이면서 완전히 갈라섰고, 시리아에서는 서로 전투를 벌이는 등 경쟁 관계를 보이고 있다.

 A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IS가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며 알카에다가 위기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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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마코=AP/뉴시스】말리 현지 언론 TV ORTM을 캡쳐한 사진으로 인질극이 벌어진 바마코의 미국계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에서 보안군이 인질을 구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전 7시께 무장괴한들이 바마코의 미국계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에 총기를 난사하며 난입, 투숙객 140명과 직원 30명 등 170여 명을 인질로 억류했었다. 이후 약 9시간 만에 인질극은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11.21 
  알카에다와 말리 북부에 기반을 둔 알카에다 연계 세력 '알 무라비툰(Al-Mourabitoun)'은 파리 테러가 일어난 지 정확히 일주일 뒤에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호텔 인질극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IS 세력이 오사마 빈 라덴이 세운 알카에다를 완전히 넘어서지 못했고, 알카에다가 세우려는 칼리프 제국 또한 빛 바래지 않았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알 무라비툰을 내세워 이번 인질극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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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마코=AP/뉴시스】20일 말리 TV ORTM의 영상으로, 말리 군인들이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라디손 블루 호텔로 접근하고 있다. 2015. 11. 20.
 알카에다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10년 넘게 알카에다는 테러를 저지르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토를 공격적으로 점령하고 수많은 지하디스트들을 양산한 IS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IS는 한때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었지만 지난해 같은 조직 단체까지 공격한다는 비난을 받고 지난해 알카에다로부터 쫓겨났다. 하지만 현재 IS는 극단주의에 빠진 무슬림들 사이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대중적인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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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마코=AP/뉴시스】말리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바마코에 있는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대피하고 있다. 호텔 측은 이날 무장괴한 2명이 170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2017.11.20
 모로코에서 사하라 지역의 과격 단체들을 연구하는 드잘릴 루니스는 "알카에다와 연계 조직들은 IS를 능가하고 이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대외 정보기관 MI6의 대테러작전 책임자를 지낸 미국 보안 컨설팅기업 수판 그룹의 리차트 바레트는 "전세계 모든 이목이 IS와 이라크 시리아, 서방국에 가할 위협에 집중됐다"며 "말리 인질극을 일으킨 조직원들은 알카에다가 여전히 테러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모든 이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리 테러는 IS가 최근 수년 동안 큰 규모의 테러를 일으키지 않은 알카에다를 비판하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말리 인질극이 극단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대항전이라는 게 밝혀진다면 알카에다와 IS 사이의 '테러 경쟁'은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이들이 서로를 의식해 더 잔혹한 테러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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