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특화 설계'로 '문콕' 사고 줄인다

기사등록 2015/11/04 15:19:28

최종수정 2016/12/28 15:51:25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1. 영종도에 위치한 H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새로 구입한지 2달 된 차량의 문에 일명 '문콕'이라고 불리는 흠집이 생겼다. 주차장의 폭이 좁아 누군가 문을 열면서 문 끝으로 새로 산 차의 문을 찍은 것이다. 이 씨는 주차CCTV를 확인했지만 결국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최근 좁은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입주민들간의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건설사도 주차 폭을 넓히고 새로운 색을 입히는 등 특화 설계에 나서고 있다.

 소비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차량의 크기는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으나 주차장 규격은 25년째 제자리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차장 규격도 늘어나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의 국내 승용차 규모별 구성비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중·대형 차량 비중이 85.2%를 기록했다. 대형차량 비중은 2000년 8.9%에서 올해 5월 26.2%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주차장 규격은 일반형이 1990년 2.3m×5.0m로 개정된 이후 25년째 그대로다. 2012년 7월 이후 건설된 주차장에 2.5m×5.1m의 확장형 주차면을 30% 이상 설치토록 하기는 했으나 급속도로 불어나는 중·대형 차량의 수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아파트 단지 주차장 지하화 설계나 광폭주차장 등을 이용해 주차 시 사고를 예방하고 동시에 지상의 단지 녹지비율도 높이고 있다.

 또 실수요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입주민 주차의 편의성이 아파트 선택의 한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주차장에 대한 다양한 특화 설계도 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여성을 겨냥한 지하 주차장 내 사고 등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주차장 조명을 밝히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GS건설이 평택 동삭2지구에서 11월 분양하는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기존 규격보다 10~20㎝ 더 넓어진 2.4~2.5m 주차장을 전체 주차 공간의 85% 이상 제공한다.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로 설계돼 지상 주차공간을 최소화시키고 차로와 보행로를 분리해 단지 내 교통사고 위험을 최소화 했다. 또 주차 후 인근 기둥 비상벨에 입주자 카드를 터치하면 가구 내 월패드를 통해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서울 왕십리역 인근에서 분양하는 '서울숲리버뷰자이'도 광폭 주차공간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특히 지하 주차장에 LED 레이스웨이(몰드바일체형) 조명이 설치돼 기존 LED 등기구 대비 조도개선효과가 크고, 30%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충주'도 차량크기의 변화를 반영해 주차 공간의 폭을 2.4m로 넓혔다. 또 벽에 색면을 설치하고 바닥에는 횡단보도를 표시해 보행자의 안전한 동선을 확보했다.

 10월 분양한 반도건설 '다산신도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에도 지하주차공간 일부에 광폭 주차장을 적용해 여성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삼성물산이 11월 분양하는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는 주차장 내 주차위치 확인 및 비상호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체 주차공간 중 일부만 주차 폭을 넓힌 광폭 주차장으로 설계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분양 아파트는 전체 주차공간을 넓혔다"면서 "실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신규 아파트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하 주차공간의 안전과 편의성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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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 특화 설계'로 '문콕' 사고 줄인다

기사등록 2015/11/04 15:19:28 최초수정 2016/12/28 15: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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