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자녀 신원확인 위해 알렉산드르 3세 유해 발굴

기사등록 2015/10/27 19:17:47

최종수정 2016/12/28 15:48:48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성 베드로 · 바울 성당에 묻혀있는 로마노프 왕조 13번째 황제 알렉산드르 3세(1845~1894년) 유해가 손자· 손녀의 신원 확인을 위해 관에서 꺼내질 예정이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발굴 계획은 러시아 정교회 요청으로 이뤄졌다. 러시아 조사관들은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니콜라이 2세의 5명 자녀 중 알렉세이 황태자와 마리아 공주의 것으로 알려진 유해의 정확한 신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알렉산드르 3세 유골을 꺼내 DNA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알렉세이와 마리아의 유해는 2007년 발견됐다. 두 사람의 유해는 앞서 1991년 발견된 니콜라이 2세와 황후, 공주 3명 등 황실 가족 5명의 유해가 묻혀 있던 자리에서 떨어진 곳에 있었다.

 당시 DNA 테스트를 수행한 러시아 조사관들은 니콜라이 2세 자녀 두 명의 유해가 진짜라는 사실에 만족해 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하에서 막강한 세력을 키운 러시아 정교회는 좀 더 많은 증거를 요구했다. 정교회는 또한 300년간 러시아를 통치했던 로마노프 왕조 니콜라이 2세의 유해 확인을 위한 추가 증거를 찾으려 하고 있다.

 니콜라이 2세는 아내 알렉산드라를 포함해 가족이 총 7명이다. 그는 1918년 볼셰비키 혁명 당시 우랄산맥 인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으로 유배됐다가 같은 해 7월 시종들과 함께 살해됐다. 이들 시신은 예카테린부르크 인근 광산 갱도에 버려졌다가 이후 석유를 뿌려 불태운 뒤 다른 곳에 묻혔으며, 황제 일가 매장지는 기밀에 부쳐졌다.

 조사관들은 최근 성 베드로 · 바울 성당 측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러시아 정교회 대표들과 함께 알렉산드르 3세 황제 유해를 발굴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알렉세이와 마리아 유해를 앞서 발견된 황제 일가 5명의 유해와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묻기로 했다가 정교회의 반대로 보류한 상태이다.

 조사 책임자 블라디미르 솔로브요프는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르 3세 유해 발굴 작업은 11월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교회 대주교 대변인은 이와 관련, 자신에게는 발언 권한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알렉산드르 3세의 손자 티콘의 부인인 올가 쿨리코프스카야 로마노바는 성명서를 통해 니콜라이 2세 황제의 부친 유해 발굴 계획을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마노바는 또 “황제는 신이 편히 쉬라고 주신 곳에서 묻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자녀 신원확인 위해 알렉산드르 3세 유해 발굴

기사등록 2015/10/27 19:17:47 최초수정 2016/12/28 15:48:48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