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7살 소녀 사진 졸업앨범서 삭제하라" 학부모 요구에 러 사회 분노

기사등록 2015/10/27 18:38:45

최종수정 2016/12/28 15:48:48

【서울=뉴시스】모스크바의 한 사립 유치원 졸업 앨범에 다운증후군을 앓는 마샤라는 7살 소녀가 다른 아이들과 나란히 사진이 실린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마샤의 사진을 빼고 졸업 앨범을 다시 제작할 것을 유치원에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마샤의 사진이 실린 이 유치원의 졸업 앨범. <사진 출처 : 러시아 RT 웹사이트> 2015.10.27
【서울=뉴시스】모스크바의 한 사립 유치원 졸업 앨범에 다운증후군을 앓는 마샤라는 7살 소녀가 다른 아이들과 나란히 사진이 실린 것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마샤의 사진을 빼고 졸업 앨범을 다시 제작할 것을 유치원에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마샤의 사진이 실린 이 유치원의 졸업 앨범. <사진 출처 : 러시아 RT 웹사이트> 2015.10.27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사립 유치원 학부모들이 졸업앨범에 다운증후군을 앓는 7살 소녀 마샤의 사진을 실려 있자 이를 빼고 다시 제작할 것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 미디어에 비난글이 폭주하고 있다고 러시아 RT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어린이들을 위한 운동을 펼쳐 온 러시아의 슈퍼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우리의 마샤(#OurMasha)라는 해시태그를 개설해 자폐증에 걸린 여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사람들에게 마샤처럼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보디아노바의 호소에 '다운증후군에 걸린 나의 알로샤' '자폐증인 16살 바샤' '뇌성소아마비를 앓는 바리아' 등 수많은 사진이 해시태그에 올라왔다.

 마샤의 사연은 이달 초 처음 알려졌다. 홀로 마샤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마리나는 마샤를 특수학교에 보낼 수 없어 자신이 교사로 있는 유치원에서 마샤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부탁했고 유치원에서 이를 수락해 모녀는 함께 유치원에 다닐 수 있었다. 문제는 졸업 앨범을 제작하면서 불거졌다.

 이 사실을 최초로 알린 사람은 올가 시냐에바라는 학부모이다. 그는 "마샤의 사진은 졸업 앨범 제일 뒷장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얼굴 사진 단 한 장만 들어 있을 뿐이었다"며 "그런데도 일부 학부모들이 다운 증후군을 앓는 아이가 자기 자녀와 나란히 사진이 실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시냐에바는 RT에 "마샤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에 다닐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마샤는 유치원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그런데 졸업 앨범에서 그 아이ㅡ이 사진을 삭제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마샤의 사연은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단체 '벌거벗은 심장 재단'(Naked Heart Foundation)을 이끌고 있는 보디아노바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보디아노바는 "마샤의 어머니 마리나는 딸이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닐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에 비춰보면 마샤가 학교에 다닐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며 "모두가 마샤처럼 특별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돌본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에는 마샤와 보디아노바를 지지한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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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7살 소녀 사진 졸업앨범서 삭제하라" 학부모 요구에 러 사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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