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시스】임태훈 기자 = 허우샤오시엔 영화감독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자객 섭은낭'(감독 허우샤오시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0.02.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손정빈 기자 = 거장의 손길은 달랐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허우샤오셴(68) 감독의 첫 번째 무협영화 '자객 섭은낭'은 이제껏 본 그저 그런 무협영화가 아니었다. "무협영화는 '자객 섭은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자객 섭은낭'에는 결기를 뿜어내는 두 무협 고수의 결투 장면도, 화려함을 뽐내는 듯 합을 맞춘 액션도 없다. 거장의 담담하기만 한 액션은 자체로 하나의 '언어'다. 허우샤오셴 감독의 '액션 언어'는 섭은낭의 단도(短刀)로 휘둘러지고, 이 기구한 여인의 무표정에 담겨 시(詩)가 됐다. '자객 섭은낭'은 무협영화가 아니라 '무협 시'였다.
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이 영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우샤오셴 감독은 "싸움이 아니라 마치 공연하는 것과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술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주인공 섭은낭이 단도를 사용하는 것 또한 장검 사용의 비현실성을 버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자객 섭은낭'에는 결기를 뿜어내는 두 무협 고수의 결투 장면도, 화려함을 뽐내는 듯 합을 맞춘 액션도 없다. 거장의 담담하기만 한 액션은 자체로 하나의 '언어'다. 허우샤오셴 감독의 '액션 언어'는 섭은낭의 단도(短刀)로 휘둘러지고, 이 기구한 여인의 무표정에 담겨 시(詩)가 됐다. '자객 섭은낭'은 무협영화가 아니라 '무협 시'였다.
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이 영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우샤오셴 감독은 "싸움이 아니라 마치 공연하는 것과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술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주인공 섭은낭이 단도를 사용하는 것 또한 장검 사용의 비현실성을 버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임태훈 기자 = 허우샤오시엔 영화감독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자객 섭은낭'(감독 허우샤오시엔)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0.02.
[email protected]
정혼했던 사람이 정치적인 이유로 다른 이와 결혼하고, 장군의 딸이었지만 여승에게 납치돼 자객으로 키워진 당나라 여인 섭은낭(린리후이·舒淇))의 이야기는 물론 10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꾸며진 이야기이지만, 허우샤오셴 감독은 이 영화에서 비현실성을 제거해 '자객 섭은낭'을 인간의 이야기로 승화한다.
죽여야 하는 남자를 죽이지 못하고 망설이며 그의 곁을 마치 귀신처럼 떠돌아다니는 섭은낭의 알 수 없는 속내를 이 거장은 관객을 압도하는 풍경과 그 풍경을 비어있는 곳을 채우는 적막, 고뇌하는 인간의 얼굴로 슬며시 드러낸다. '자객 섭은낭'은 철저히 영화적이다. "너는 무술을 연마하는 데 성공했지만, 마음을 굳건히 하는 데는 실패했구나"라는 섭은낭 스승의 말은 그 말로써 이해되는 게 아니라 영화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죽여야 하는 남자를 죽이지 못하고 망설이며 그의 곁을 마치 귀신처럼 떠돌아다니는 섭은낭의 알 수 없는 속내를 이 거장은 관객을 압도하는 풍경과 그 풍경을 비어있는 곳을 채우는 적막, 고뇌하는 인간의 얼굴로 슬며시 드러낸다. '자객 섭은낭'은 철저히 영화적이다. "너는 무술을 연마하는 데 성공했지만, 마음을 굳건히 하는 데는 실패했구나"라는 섭은낭 스승의 말은 그 말로써 이해되는 게 아니라 영화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부산=뉴시스】임태훈 기자 = 허우샤오시엔 영화감독과 배우 장첸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자객 섭은낭'(감독 허우샤오시엔) 기자회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0.02.
[email protected]
이번 작품에서도 허우샤오셴 감독 특유의 촬영 방식인 '한 장면을 컷을 나누지 않고 찍는' 스타일이 잘 드러난다. '자객 섭은낭' 속 인간들 각자의 감정은 이 롱테이크를 통해 온전히 드러난다. 허우샤오셴 감독은 "자연스러운 게 좋다. 롱테이크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촬영한 장면이) 좋지 않으면 다시 찍으면 된다. 배우 특유의 관성이 없는 신선한, 그리고 현실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배우 창첸(40)이 함께 자리했다. 창첸은 이 작품으로 2005년 '스리 타임즈'에 이어 허우샤오셴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을 했다. 창첸은 "'스리 타임즈'로 허우샤오셴 감독과 함께 하면서 연기뿐만 아니라 인생을 감독에게 배웠다. 이후 허우샤오셴 감독이 말하는 무협과 액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과 함께한다는 건 내가 창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라고 고백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배우 창첸(40)이 함께 자리했다. 창첸은 이 작품으로 2005년 '스리 타임즈'에 이어 허우샤오셴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을 했다. 창첸은 "'스리 타임즈'로 허우샤오셴 감독과 함께 하면서 연기뿐만 아니라 인생을 감독에게 배웠다. 이후 허우샤오셴 감독이 말하는 무협과 액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과 함께한다는 건 내가 창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라고 고백했다.

【부산=뉴시스】영화 '자객 섭은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