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음주운전 정성훈 '정상참작'한 LG

기사등록 2015/09/16 08:23:24

최종수정 2016/12/28 15:37:04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5)이 자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LG 트윈스 야구단은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뒤늦게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을 경우 어김없이 뒤따르던 출장 정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LG 측은 정성훈이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했고, 면허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아 정상참작이 고려될 수 있는 상황에서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중징계까지 할만 한 사안이 아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경찰도 정성훈이 대리운전을 부른 것을 참작해 행정처분 없이 벌금 300만원만 부과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정성훈의 면허가 취소되지 않은 것은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했기 때문이 아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아파트 단지내 도로나 주차장은 일반도로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정성훈의 경우 사법처리 외에 행정처분은 피할 수 있다.

 구단은 정성훈의 음주운전 행위를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한 것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팩트'는 불구속 입건됐고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이다.

 당시 정성훈은 혈중 알코올농도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고 한다. 판단력이 흐려져 얼마든지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뜻이다.

 그간 KBO는 물론 각 구단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해 가차 없이 철퇴를 가했다.

 각 구단은 KBO의 처분과는 별개로 임의탈퇴 처분 등의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LG도 지난 6월23일 음주 사고를 낸 소속팀 투수 정창헌에 대해서는 1000만원의 벌금과 함께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정성훈은 자신의 잘못을 숨기며 한 달 넘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경기에 나섰음에도 구단은 고작 벌금을 부과하는데 그쳤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운전 파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럴 때면 KBO와 구단은 강력한 후속조치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가혹하다 싶은 경우도 있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자정 노력이었다. 팬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LG의 이번 결정은 쉽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음주운전에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법기관의 처벌에는 경중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 행위 자체를 가볍게 봐서는 안될 일이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법처리된 사실을 숨기고 경기에 나선 정성훈이나 이번 일에 대해 정상참작 운운하며 벌금만 부과하고 끝내려는 구단의 결정 모두 아쉬운 이유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기자수첩]음주운전 정성훈 '정상참작'한 LG

기사등록 2015/09/16 08:23:24 최초수정 2016/12/28 15:37:0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