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 '마당씨의 식탁' 책 표지 이미지(사진=우리나비)
불행했던 가정 지켜준 '식탁' 못잊어
작품화한 '마당씨의 식탁' 프랑스 출간예정
마지막 컷도 "우리, 밥 먹을까요?"로
웹툰이 대세지만 아직까지 출판만화 고집
【서울=뉴시스】요즘 웹툰이 대세지만 출판만화를 고집하는 작가가 있다. 시골에서 살게 된 도시 부부의 아름답지만 남루한 일상과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불편하고 행복하게’(2012) ‘마당 씨의 식탁’(2015)의 홍연식 작가(44)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책으로 먼저 출간된 뒤 만화플랫폼인 레진코믹스에 연재됐거나 연재 중이다.
1992년 ‘소년챔프’ 신인공모로 데뷔해 출판만화산업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그는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20대를 거쳐 도약을 도모한 30대로 접어들면서 정작 하고 싶은 창작은 못하고 밥벌이용 그림만 그렸다.
그러다 마흔 살에 승부수를 띄웠다. ‘은행 빚’을 내 자신에게 ‘작업의 시간’을 줬고, 그렇게 완성된 ‘불편하고 행복하게’가 2012년 문화체육부장관상인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프랑스에 번역 출간되면서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아주 조금 벗어났다. ‘불편하고 행복하게’는 내년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출간되며 ‘마당 씨의 식탁’은 프랑스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두 작품 모두 홍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불편하게 행복하게’는 2005년 결혼한 홍 작가 부부가 치솟는 집값에 등 떠밀려 경기도 포천의 시골에 신접살림을 차린 뒤 약 2년간 생활한 이야기를 그렸다.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 할 때마다 아름다운 자연은 두 부부를 말없이 품어준다.
작품화한 '마당씨의 식탁' 프랑스 출간예정
마지막 컷도 "우리, 밥 먹을까요?"로
웹툰이 대세지만 아직까지 출판만화 고집
【서울=뉴시스】요즘 웹툰이 대세지만 출판만화를 고집하는 작가가 있다. 시골에서 살게 된 도시 부부의 아름답지만 남루한 일상과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불편하고 행복하게’(2012) ‘마당 씨의 식탁’(2015)의 홍연식 작가(44)가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책으로 먼저 출간된 뒤 만화플랫폼인 레진코믹스에 연재됐거나 연재 중이다.
1992년 ‘소년챔프’ 신인공모로 데뷔해 출판만화산업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그는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20대를 거쳐 도약을 도모한 30대로 접어들면서 정작 하고 싶은 창작은 못하고 밥벌이용 그림만 그렸다.
그러다 마흔 살에 승부수를 띄웠다. ‘은행 빚’을 내 자신에게 ‘작업의 시간’을 줬고, 그렇게 완성된 ‘불편하고 행복하게’가 2012년 문화체육부장관상인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프랑스에 번역 출간되면서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아주 조금 벗어났다. ‘불편하고 행복하게’는 내년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출간되며 ‘마당 씨의 식탁’은 프랑스에서 발간될 예정이다.
두 작품 모두 홍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불편하게 행복하게’는 2005년 결혼한 홍 작가 부부가 치솟는 집값에 등 떠밀려 경기도 포천의 시골에 신접살림을 차린 뒤 약 2년간 생활한 이야기를 그렸다.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 할 때마다 아름다운 자연은 두 부부를 말없이 품어준다.

'불편하고 행복하게' '마당씨의 식탁' 홍연식 작가가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사진=우리나비 제공)
‘마당 씨의 식탁’은 가정불화와 가난, 병에 찌든 부모의 ‘무채색 삶’과 절연하고 자신만의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져 이 세상 모든 불효자를 꺼이꺼이 울게 만든다.
최근 우리나비 출판사에서 만난 홍연식 작가는 “웹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전 여전히 책으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고 싶다”며 “다행히 제 만화가 지닌 보편성이 해외에서 통하는 것 같다. 인세로 먹고 사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다음은 홍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 집에 1박2일로 놀러왔던 후배가 ‘마당씨의 식탁’을 읽고 아침부터 눈물을 쏟았다. “날 울린 만화”라는 블로거 반응도 발견했다.
“작업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다. 내 작업하면서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신파로 보이면 어쩌나 걱정도 컸다. 최대한 냉정을 유지하고 객관적으로 그리려 애썼다. 고양이 캐릭터로 의인화한 것도 그 때문이다. 탈고하고 동료작가에게 보여줬다. 보통 서로의 작품에 냉정하게 구는데 보면서 울더라. 내심 안도했다. 욕은 먹지 않겠구나, 신파로 안보이겠구나, 공감해주는구나. 제 가족 이야기지만 (부모의 투병, 이별 등) 누구에게나 닥칠 일이라는 점에서 제 얘기가 특별하다고 보지 않는다.”
- 며느리가 부모님 모시고 살자고 하는데 정작 아들이 반대한다. 부모의 삶과 별개로 나만의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망이 강한데,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지 때문인가?
“맞다. 내 자식을 아버지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다. 막상 살아보니까 생각대로 안 되더라(웃음).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이전 세계와 다음 세계가 자꾸 교차됐다. (이는 ‘마당 씨의 식탁’에서도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엄마의 죽음 선고는 아이의 탄생으로 연결되고 탯줄을 자르는 장면은 호흡기를 떼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지금도 아버지가 불편하다. 항상 거리를 둔다. 그래도 자식으로서 할 도리는 할 생각이다. 최근에도 아버지를 병원에 모셔갔는데, 어머니께 왜 그렇게 대했는지 차마 못물어보겠더라.”
- 어머니의 죽음을 두고 아버지를 원망하다 그 비난이 거울 속 자신을 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우리나비 출판사에서 만난 홍연식 작가는 “웹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전 여전히 책으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고 싶다”며 “다행히 제 만화가 지닌 보편성이 해외에서 통하는 것 같다. 인세로 먹고 사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다음은 홍작가와 나눈 일문일답.
- 집에 1박2일로 놀러왔던 후배가 ‘마당씨의 식탁’을 읽고 아침부터 눈물을 쏟았다. “날 울린 만화”라는 블로거 반응도 발견했다.
“작업하면서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다. 내 작업하면서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신파로 보이면 어쩌나 걱정도 컸다. 최대한 냉정을 유지하고 객관적으로 그리려 애썼다. 고양이 캐릭터로 의인화한 것도 그 때문이다. 탈고하고 동료작가에게 보여줬다. 보통 서로의 작품에 냉정하게 구는데 보면서 울더라. 내심 안도했다. 욕은 먹지 않겠구나, 신파로 안보이겠구나, 공감해주는구나. 제 가족 이야기지만 (부모의 투병, 이별 등) 누구에게나 닥칠 일이라는 점에서 제 얘기가 특별하다고 보지 않는다.”
- 며느리가 부모님 모시고 살자고 하는데 정작 아들이 반대한다. 부모의 삶과 별개로 나만의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망이 강한데,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지 때문인가?
“맞다. 내 자식을 아버지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다. 막상 살아보니까 생각대로 안 되더라(웃음).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이전 세계와 다음 세계가 자꾸 교차됐다. (이는 ‘마당 씨의 식탁’에서도 드러난다. 대표적으로 엄마의 죽음 선고는 아이의 탄생으로 연결되고 탯줄을 자르는 장면은 호흡기를 떼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지금도 아버지가 불편하다. 항상 거리를 둔다. 그래도 자식으로서 할 도리는 할 생각이다. 최근에도 아버지를 병원에 모셔갔는데, 어머니께 왜 그렇게 대했는지 차마 못물어보겠더라.”
- 어머니의 죽음을 두고 아버지를 원망하다 그 비난이 거울 속 자신을 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불편하고 행복하게' '마당씨의 식탁' 홍연식 작가가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사진=우리나비 제공)
“어느 순간 어머니를 피해자로 안보고 그냥 지긋지긋한 가족으로 생각했다. 중학생 때만 해도 두 분이 싸우면 울면서 말렸는데, 이후에는 눈, 귀를 닫았다. (홍 작가는 데뷔한지 10년 만에 ‘키요라’로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듬해인 2002년 늦깎이 대학생으로 영상원에 입학했다.) 31살에 대학에 갔는데 그때부터 부모님이 별거에 들어가는 등 관계가 악화됐다. 하지만 전 여자 친구를 만나 사귀던 중이었고, 제 인생을 한 단계 올려야 한다는 욕심에 가족과 거리를 뒀다. 돌아가실 즈음 어머니는 우울증이 심한 상태였다. 나중에 알았다. 엄마가 자신의 삶 대부분을 자식들 삼시세끼 해주고 아버지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설득하는데 쏟았다는 것을. 모든 엄마들이 그렇게 부지런히 밥을 차려준 게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은 수제 오뎅과 케첩 등을 뚝딱 만들어 ‘차줌마’라 불렸다. ‘만화계 차줌마’인 홍 작가도 요리하는 가장이다. 아내와 아들보다 일찍 일어나 맛있게 밥을 하면 가족들은 그 냄새에 잠을 깨 소박한 밥상에 신나게 앉는다.
가족들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먹는 순간은 세상의 시름을 잊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며 동시에 작가가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마당씨의 식탁’의 마지막 컷도 “밥, 먹을까요?”이다.
홍 작가는 자신을 '주부 마인드인 사람'이라며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면 해방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 도중 홍 작가는 갑자기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훔쳤는데 그 모습에 부성애와 모성애가 동시에 느껴졌다.)
“‘마당씨의 식탁’을 탈고하기 보름 전에 둘째 아들이 사탕을 먹다가 목에 걸려 죽을 뻔했다. 안 그래도 탯줄을 감고 태어난 아이였다. 유난히 조심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 119를 불렀지만…이렇게 애가 갈수도 있구나, 어머니가 날 이런 마음으로 키웠구나, 그 때만 생각하면 이렇게 손이 떨린다.”
- 작가에게 엄마의 집밥은?
“엄마의 집밥은 제 피가 되고 살이 됐다. 엄마가 없는 지금은 그리움과 동의어다. (만화가인) 아내도 작업을 해야 해서 육아는 분담하고 요리는 제가 전담하는데, 가능하면 좋은 식재료로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이려 한다. 오뎅도 생선살 발라서 채소 넣고 직접 만들어준다. 근데 둘째가 태어난 뒤로 정말 힘들더라. 어떤 날은 삼시세끼 만들고 나면 녹초가 된다. 작업할 여력이 안남을 정도다. 제가 아내 앞에서 통곡한 적이 두 번 있다. 한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고, 한번은 첫째가 유치원에 안 간다고 했을 때다. 첫째가 유치원에 가야 아내가 둘째를 돌보는 사이 내가 일할 수 있는데, 동생이 태어나 불안해하던 첫째가 유치원에 안 간다고 떼를 쓰자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때리게 되더라. 내가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를 내 아이에게 준다는 생각에 펑펑 울었다.”
(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은 수제 오뎅과 케첩 등을 뚝딱 만들어 ‘차줌마’라 불렸다. ‘만화계 차줌마’인 홍 작가도 요리하는 가장이다. 아내와 아들보다 일찍 일어나 맛있게 밥을 하면 가족들은 그 냄새에 잠을 깨 소박한 밥상에 신나게 앉는다.
가족들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먹는 순간은 세상의 시름을 잊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며 동시에 작가가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마당씨의 식탁’의 마지막 컷도 “밥, 먹을까요?”이다.
홍 작가는 자신을 '주부 마인드인 사람'이라며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면 해방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 도중 홍 작가는 갑자기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훔쳤는데 그 모습에 부성애와 모성애가 동시에 느껴졌다.)
“‘마당씨의 식탁’을 탈고하기 보름 전에 둘째 아들이 사탕을 먹다가 목에 걸려 죽을 뻔했다. 안 그래도 탯줄을 감고 태어난 아이였다. 유난히 조심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 119를 불렀지만…이렇게 애가 갈수도 있구나, 어머니가 날 이런 마음으로 키웠구나, 그 때만 생각하면 이렇게 손이 떨린다.”
- 작가에게 엄마의 집밥은?
“엄마의 집밥은 제 피가 되고 살이 됐다. 엄마가 없는 지금은 그리움과 동의어다. (만화가인) 아내도 작업을 해야 해서 육아는 분담하고 요리는 제가 전담하는데, 가능하면 좋은 식재료로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이려 한다. 오뎅도 생선살 발라서 채소 넣고 직접 만들어준다. 근데 둘째가 태어난 뒤로 정말 힘들더라. 어떤 날은 삼시세끼 만들고 나면 녹초가 된다. 작업할 여력이 안남을 정도다. 제가 아내 앞에서 통곡한 적이 두 번 있다. 한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고, 한번은 첫째가 유치원에 안 간다고 했을 때다. 첫째가 유치원에 가야 아내가 둘째를 돌보는 사이 내가 일할 수 있는데, 동생이 태어나 불안해하던 첫째가 유치원에 안 간다고 떼를 쓰자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때리게 되더라. 내가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를 내 아이에게 준다는 생각에 펑펑 울었다.”

'불편하고 행복하게' '마당씨의 식탁' 홍연식 작가의 작업실 모습(사진=우리나비 제공)
- ‘마당씨의 식탁’이 3부작으로 기획됐다. 2부와 3부에는 어떤 이야기가 그려지나?
“2부는 제게 참 좋은 시절이었던 2011년도의 우리가족 일상이 그려질 예정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듬해로 엄마 생각에 울컥하던 시기였지만 아버지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상태였고 전 난생 처음 ‘알바’ 안하고 창작에 몰두한 평화로운 시기였다. 3부는 육아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다. 내가 꿈꾸던 완벽한 가정과 현실이 부딪히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전 제가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모범을 보이고 좋은 길을 선택해 인도하면 가족들이 저를 따라와 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아내는 아내만의 생각이 있고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런 고민들이 담길 것 같다.”
(홍 작가는 ‘마당 씨의 식탁’의 노부부 버전도 기획 중이다. ‘이랑고랑 너구리 부부’(가제)가 그것으로 ‘마당 씨의 식탁’에서 옆집에 살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홍 작가 부부는 가끔 아기를 안고 놀러오는 젊은 부부로 깜짝 등장한다.)
- 이제 원하는 창작을 하고 있고 해외로 시장을 넓히는 등 여러모로 사정이 나아진 듯 보이는데 어떤가?
“지금도 가난하다.(웃음). 스무살에 독립해 20번 넘게 이사를 다닌 인생이다. 가난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건 힘들 것 같다. 그저 가난을 당하고 있다. 현재 수면 위로 숨 쉴 만큼만 올라와 있는데 이게 유지만 돼도 만족한다. 요즘 웹툰이 뜨면서 소수는 잘 벌고, 스타로 대접받길 원하는 것 같고, 만화가라고 하면 왠지 구닥다리 같아서 싫어하는데 전 여전히 만화로 출간됐을 때 가장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고 싶다. 그리고 국가시책으로 웹툰에 투자지원을 한다면 플랫폼에만 돈 주지 말고 작가 고료 좀 올려주면 좋겠다. 20년 전 잡지에 만화그릴 때와 비교해 물가상승 고려하면 원고료가 곤두박질 쳤다. 요즘 데뷔하기 쉬워졌는데 데뷔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작가로서 여물지 않은 상태로 데뷔하면 제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이 흐름에 빨려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 인생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제 입장에서는 비극이 7할이다. 시간이 지나면 희석돼 5할이라고 느끼나 사실은 7할 같다. 행복이란 행복해지려니까 행복한 게 아닌가. 평범하고 재미없는 일상이나 즐겁게 생각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email protected]
“2부는 제게 참 좋은 시절이었던 2011년도의 우리가족 일상이 그려질 예정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듬해로 엄마 생각에 울컥하던 시기였지만 아버지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상태였고 전 난생 처음 ‘알바’ 안하고 창작에 몰두한 평화로운 시기였다. 3부는 육아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다. 내가 꿈꾸던 완벽한 가정과 현실이 부딪히면서 고민하는 모습이 나온다. 전 제가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모범을 보이고 좋은 길을 선택해 인도하면 가족들이 저를 따라와 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아내는 아내만의 생각이 있고 아이들도 마찬가지고. 도대체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런 고민들이 담길 것 같다.”
(홍 작가는 ‘마당 씨의 식탁’의 노부부 버전도 기획 중이다. ‘이랑고랑 너구리 부부’(가제)가 그것으로 ‘마당 씨의 식탁’에서 옆집에 살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홍 작가 부부는 가끔 아기를 안고 놀러오는 젊은 부부로 깜짝 등장한다.)
- 이제 원하는 창작을 하고 있고 해외로 시장을 넓히는 등 여러모로 사정이 나아진 듯 보이는데 어떤가?
“지금도 가난하다.(웃음). 스무살에 독립해 20번 넘게 이사를 다닌 인생이다. 가난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건 힘들 것 같다. 그저 가난을 당하고 있다. 현재 수면 위로 숨 쉴 만큼만 올라와 있는데 이게 유지만 돼도 만족한다. 요즘 웹툰이 뜨면서 소수는 잘 벌고, 스타로 대접받길 원하는 것 같고, 만화가라고 하면 왠지 구닥다리 같아서 싫어하는데 전 여전히 만화로 출간됐을 때 가장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고 싶다. 그리고 국가시책으로 웹툰에 투자지원을 한다면 플랫폼에만 돈 주지 말고 작가 고료 좀 올려주면 좋겠다. 20년 전 잡지에 만화그릴 때와 비교해 물가상승 고려하면 원고료가 곤두박질 쳤다. 요즘 데뷔하기 쉬워졌는데 데뷔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작가로서 여물지 않은 상태로 데뷔하면 제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이 흐름에 빨려들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 인생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제 입장에서는 비극이 7할이다. 시간이 지나면 희석돼 5할이라고 느끼나 사실은 7할 같다. 행복이란 행복해지려니까 행복한 게 아닌가. 평범하고 재미없는 일상이나 즐겁게 생각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