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계셨나요?]'아이들 소음 못 참아' 놀이터 이용시간 제한 아파트

기사등록 2015/08/29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31:45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1.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조모(28·여)씨는 여름을 힘겹게 났다. 한낮의 무더위와 업무의 부담을 견디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히면 창문밖으로 왁자지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소음처럼 쏟아졌다.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창문을 닫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파트를 떠나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샘 솟았다.

 #2.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김모(57)씨는 여름을 분주하게 보냈다. 길어진 해만큼 늘어난 항의 전화 때문이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때문에 시끄럽다는 내용이었다. 주의를 시키기 위해 방문한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놀던 아버지와 얼굴을 붉힌 날도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 뒤 숨어있던 '놀이터 소음' 문제가 여름을 견디다 못해 쏟아지고 있다. 무더위에 열어둔 창문으로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놀이터의 온갖 소리를 들어온 이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3층에 거주 중인 김모(35)씨는 "나도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매일 밤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에 밤잠을 설치다 보면 아이들이 악마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들을 밤늦게까지 놀게 하는 부모들도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글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낮에는 뭐하다가 밤만 되면 그렇게 공을 차고 떠드는 건지", "늦은 밤 놀이터에서 나는 소리는 엄청난 공해", "사방이 아파트로 둘러싸인 곳에서는 작은 소리도 큰 소음"이라는 것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겨울이 되면 놀라고 해도 추워서 못 논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더 정겹고 사람 사는 것 같아 좋다" "놀이터에서 안 놀면 집에서 층간소음을 일으킬 게 뻔하다" 등의 생각과 주장이다.

 놀이터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는 건 이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의 입주민들은 의견을 모아 '동절기 오후 6시, 하절기 오후 7시30분'이라는 식으로 놀이터의 이용시간을 정해놓고 관리한다. "소음 문제뿐 아니라 해가 진 뒤 안전 문제도 고려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불만이 나온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노는 건 부모가 주의를 시킬 일이지 이용시간까지 제한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도 고려해야 한다. 퇴근 후 잠깐 놀아주려고 하는데 갈 곳이 없다. 문 닫는 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각 상담센터와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이라는 인식 속의 합의'를 권하고 강조한다. 놀이터에서 발생하는 소리 자체가 규제 대상이 아니고, 각 입주민 사이에 견해차가 존재하는 까닭이다.

 아파트 단지 설계 당시부터 발생 소음 등을 고려해 놀이터의 위치를 결정하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중랑구의 한 놀이터를 리모델링하면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방음벽 역학을 하는 울타리를 세웠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놀이터는 아이들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공 장소이기도 하다. 입주민들이 함께 모여 해결책을 찾아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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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계셨나요?]'아이들 소음 못 참아' 놀이터 이용시간 제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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