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산사태가 일어난 지점과 시간, 사고 원인 등을 명확하게 밝혀야만 세상을 떠난 가족들의 한(恨)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 4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과 시민 등 40~50여명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우면산 산사태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임방춘 우면산 산사태 유가족 대표는 추모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해라는 내용만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은 우면산 산사태를 천재(天災)로 기억하고 있다"며 "조사 수행 주체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서울시 원인조사 보고서는 엉터리"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지켜내지도, 한(恨)을 풀어주지도 못하고 이 자리에 모인 죄인들이 바라는 것은 엉터리 보고서를 폐기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 보고서를 보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했다.
빗속에서 열린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일부 유가족은 헌화 도중 가족의 이름이 적힌 명패를 두 손으로 어루만지며 "이제 어떻게 살아야 돼. 어떻게 해야 돼"라고 오열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 다른 유가족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어가야 했는지 모든 사람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오열하면서 자리에서 쓰러져 다른 유가족들의 부축을 받아야만 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헌화를 마친 뒤 일부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우면산 산사태는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다. 당시 시간당 최대 100mm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일어나 16명이 사망하고 51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시는 같은해 9월 산사태의 원인이 집중호우라는 취지의 1차 원인조사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유가족과 전문가 등의 이의 제기가 잇따랐고, 지난해 3월 2차 보고서에는 '예측 가능한 산사태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유족들은 원인 규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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