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두 번 훼손…형량에 "이례적" 반응도
검찰 "판결문 검토 뒤 상고 여부 결정할 것"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지난해 6·4 지방선거 과정에 사전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군수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형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었던 전력이 있는 인물이 또다시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 데 대한 책임을 지나치게 가볍게 물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서경환)는 1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유 군수에 대한 원심을 깨고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유 군수의 배우자인 이청(전 장성군수)씨와 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에서 사무장 역할을 맡았던 이모씨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30만원을, 지역 향우회 모임 회장 김모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16일 유 군수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이청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사무장 역할을 맡았던 이씨에게는 벌금 80만원을, 김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6·4지방선거 과정에 있어 지인들의 식사비용(기부행위)을 제공하는가 하면 장성군청 일부 실과 사무실을 방문(호별 방문 금지 위반)해 지지당부 등의 인사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역 노인들을 초청한 자리에 참석해 식사를 대접하고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예비후보자 신분일 당시 어깨띠와 선거 관련 점퍼를 착용한 사실, 선거 당일 투표소 앞에서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 군수의 어깨띠 착용(사전선거운동)과 장성 지역 모 식당에서의 지인들 식사 비용 제공, 호별방문, 지역 노인 모임에서의 기부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단 선거 당일 선거운동과 지역 노인 초청행사에서의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봤다.
배우자 이씨와 사무장 역할의 이씨의 경우 군청 등 호별방문은 무죄·어깨띠 착용은 유죄로, 노인 초청 행사를 가진 향우회 관계자 김씨에 대해서는 '사전선거운동이나 기부행위와의 연관성이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군수의 유죄 부문과 관련, "선거인을 상대로 악수를 나눈 정도로 위법의 정도가 경미하며, 노인 초청 행사 자리에 우발적으로 참석한 점 등은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의 선고 형량과 다소 큰 차이를 보이는 항소심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년여 만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었던 전력이 있는 인물이 또다시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 데 대한 책임을 지나치게 가볍게 물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날 법원을 찾았던 한 방청인은 "선거의 공정성을 두번이나 훼손한 인물에 대한 형량치고는 이례적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군수는 옛 건설교통부 고위 관료로 지내다 명예퇴직한 뒤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1년여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당시 유 군수는 상대 후보를 헐뜯은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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