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오는 28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성소수자 축제 메인 이벤트인 퍼레이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의 자긍심과 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펼쳐지는 문화행사다. 지난 2000년 처음 시작됐으며 매년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약 2주 동안 진행된다.
1일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30일 조직위 측에 옥외집회금지 통고서를 보내왔다.
조직위가 신고한 행진의 시간과 장소가 앞서 신고된 3건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이는 시민 통행과 차량 소통에 불편을 줄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앞서 조직위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단체와 지속적인 갈등 관계를 이어왔다.
반대단체는 조직위가 축제를 벌이려는 장소에 대한 집회신고를 조직위보다 먼저 하기 위해 경찰서 등 앞에 천막을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이에 조직위 측도 교대 등 대기열을 이어가며 집회 신고를 먼저 하기 위한 경쟁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시간과 장소에 대해 접수된 옥외집회금지 통고를 조직위 뿐 아니라 반대단체에도 보낸 상태다.
양 단체 모두에 행진을 금지 통고한 것은 경찰이 조직위의 퍼레이드 추진과 이를 막기 위한 반대 단체에 대해 '공평한 처사'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직위는 "지난 15년간 진행해온 퍼레이드에서 시민들의 통행과 차량 소통에 지속적이거나 심각한 불편을 준 사실이 없고 주요도로로 명기된 청계로에서 과거 6년간 퍼레이드를 진행한 전례도 있기 때문에 사유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퀴어문화축제를 방해하려는 보수기독교세력은 처음 조직위가 예정했었던 2015년 6월13일 대학로에서의 퍼레이드 개최를 방해하기 위해 관할 혜화경찰서 앞에 일주일이 넘도록 텐트를 쳐놓고 대기했고 서울 시내 주요 장소에 동시다발적 집회신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또 "집회신고 개시일 이후에도 혜화경찰서 앞에 상주하면서 조직위의 집회신고를 방해하려는 등 퍼레이드 개최 예정 장소의 선점을 위해 지난 한달 간 움직여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측에 행진 금지하는 조치가 어떻게 공평하다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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