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어떻게 살 것인가…'어떻게 죽을 것인가'

기사등록 2015/05/28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15:03:58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생명 있는 것들은 언젠가 죽는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이는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때로 잊는다. 이는 부분적으로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과 연관돼 있다. 오늘날 우리는 가능한 한 오래 살기를 꿈꾸며, 현대 의학은 바로 그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는 데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외과 수술, 화학요법, 방사능 치료 등으로 대변되는 의학적 처치들도 죽음을 미루고 생명을 연장하려는 노력과 같은 선상에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종국에는 죽음이 이기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쓴 아툴 가완디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Being Mortal'이라는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대체 무엇을 위해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의학적 싸움을 벌여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싸움에서 우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육체가 파괴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마지막에는 가족과 작별의 인사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차가운 병실에서 죽어 간다. 그 모든 것을 희생한 대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몇 개월에서 1~2년 정도의 생명 연장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얻은 약간의 시간 동안 우리가 '남은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혹독한 치료와 그에 따른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릴 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노쇠해지거나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죽어 갈 때 취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없는 걸까? 가완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죽음 자체는 결코 아름다운 것이 아니지만, 인간답게 죽어 갈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가완디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노년의 삶의 질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죽음을 미루는 데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다운 마무리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와 직결된다. 그렇다면 현대 의학의 공격적 치료는 더욱 큰 문제를 가져다준다. 김희정 옮김, 400쪽, 1만6500원,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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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어떻게 살 것인가…'어떻게 죽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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