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문제 다룬 웹툰 '송곳' 단행본으로 출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합리성을 강요하는 모든 조직은 비합리적 인간성에 기생한다." "가장 혼자 벌어서 네 식구 그럭저럭 먹고살고 애기들 키우고 하던 그런 시절은 다시 안 와요."
스스로를 '노골리스트'라고 부르는 최규석(사진) 작가의 웹툰 '송곳'에 등장하는 대사들이다. 송곳같이 날카롭게 사회의 폐부를 찔러 화제를 모았던 웹툰 '송곳'이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송곳은 지난 2013년 겨울부터 올해 3월까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이다.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현재 영화화가 결정됐으며 드라마화는 협상 단계에 있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분량은 현재까지 연재된 3부다. 오는 6월부터 네이버에서 4부 연재를 재개할 계획이다.
최 작가는 13일 서울 광화문의 한 한정식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생생하게 극화한 '100℃'를 쓰면서 실질적인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무너진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삶의 문제가 개선되는 방향의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느꼈고, 노동문제를 다루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를 안 썼다면 그런 책임감이 없었을텐데, 마음의 짐 같은 게 하나 생겼다"며 "이후로 취재를 계속 많이 했는데, 중간에 어려움이 많아 그만두는 일도 잦았다. 마지막으로 포기한 시점에 2007~2008년 까르푸-이랜드 사태에 참여했던 이경욱 당시 노조위원장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나와 성격이 잘 맞아서 좋았고,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금부터 약 10여 년 전으로 돌아가 프랑스계 대형마트인 '푸르미'를 배경으로 부당해고 지시를 받은 주인공 이수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수인은 직업 군인이 되었지만, 지켜야할 규율과 해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군대 내의 부조리와 부패를 견디지 못한다. 결국 그는 노동운동가 구고신과 손잡고 노조를 결성한다.
이수인과 구고신 등 '송곳' 속 등장인물은 유달리 반동적이거나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 조직생활에 충실하고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노동조합'의 '노'자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심한 시민들이다.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합리성을 강요하는 모든 조직은 비합리적 인간성에 기생한다." "가장 혼자 벌어서 네 식구 그럭저럭 먹고살고 애기들 키우고 하던 그런 시절은 다시 안 와요."
스스로를 '노골리스트'라고 부르는 최규석(사진) 작가의 웹툰 '송곳'에 등장하는 대사들이다. 송곳같이 날카롭게 사회의 폐부를 찔러 화제를 모았던 웹툰 '송곳'이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송곳은 지난 2013년 겨울부터 올해 3월까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이다. 외국계 대형 마트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현재 영화화가 결정됐으며 드라마화는 협상 단계에 있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분량은 현재까지 연재된 3부다. 오는 6월부터 네이버에서 4부 연재를 재개할 계획이다.
최 작가는 13일 서울 광화문의 한 한정식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생생하게 극화한 '100℃'를 쓰면서 실질적인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무너진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삶의 문제가 개선되는 방향의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느꼈고, 노동문제를 다루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를 안 썼다면 그런 책임감이 없었을텐데, 마음의 짐 같은 게 하나 생겼다"며 "이후로 취재를 계속 많이 했는데, 중간에 어려움이 많아 그만두는 일도 잦았다. 마지막으로 포기한 시점에 2007~2008년 까르푸-이랜드 사태에 참여했던 이경욱 당시 노조위원장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나와 성격이 잘 맞아서 좋았고,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금부터 약 10여 년 전으로 돌아가 프랑스계 대형마트인 '푸르미'를 배경으로 부당해고 지시를 받은 주인공 이수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수인은 직업 군인이 되었지만, 지켜야할 규율과 해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군대 내의 부조리와 부패를 견디지 못한다. 결국 그는 노동운동가 구고신과 손잡고 노조를 결성한다.
이수인과 구고신 등 '송곳' 속 등장인물은 유달리 반동적이거나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 조직생활에 충실하고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노동조합'의 '노'자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심한 시민들이다.

그는 "처음 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사람들은 시스템이나 문화를 보고 불만을 많이 갖게 된다"며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문제에 대해 조금 알고 나면 '안되는 거구나'하면서 포기를 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처음에 의도했던 목표가 어느정도 이뤄진 것 같고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그려보고 싶은 만화에 대해 최 작가는 "하고 싶은 것은 굉장히 많이 있다"며 "뭘 하든지 간에 사회적인 위치나 직책은 빠질 수가 없을 것이다.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사회로부터 보통 억압을 받는데, 이런 일반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송곳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하는 사람에게는 일하는 권리가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려면 강자의 '갑질'에 '을'들이 함께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에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 작가는 독자들의 댓글을 일일이 읽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을 묻자 그는 "노동부 공무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있었는데,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훌륭한 공무원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라. 지내보니 노동자 측은 자신에게 항상 안 좋게 대하고, 사측 사람들은 항상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했다. 그래서 초심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내 만화를 보고 처음에 지키려고 했던 마음을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출간 계획에 대해 최 작가는 "2권 정도를 더해 총 5권 분량으로 완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화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계약만 돼있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네이버 웹툰을 통해 20대 독자층이 넓어졌다"며 "송곳은 특정한 사회문제를 다뤘는데, '100℃'보다 훨씬 복잡한 함의와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노동 문제를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이다"고 말했다. 1권 248쪽·2권 224쪽·3권 204쪽, 각 권 1만1000원, 창비.
[email protected]
앞으로 그려보고 싶은 만화에 대해 최 작가는 "하고 싶은 것은 굉장히 많이 있다"며 "뭘 하든지 간에 사회적인 위치나 직책은 빠질 수가 없을 것이다.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사회로부터 보통 억압을 받는데, 이런 일반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송곳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하는 사람에게는 일하는 권리가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려면 강자의 '갑질'에 '을'들이 함께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에 작가 특유의 블랙유머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 작가는 독자들의 댓글을 일일이 읽고 있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을 묻자 그는 "노동부 공무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있었는데,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훌륭한 공무원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라. 지내보니 노동자 측은 자신에게 항상 안 좋게 대하고, 사측 사람들은 항상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했다. 그래서 초심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내 만화를 보고 처음에 지키려고 했던 마음을 되새기게 됐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출간 계획에 대해 최 작가는 "2권 정도를 더해 총 5권 분량으로 완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화 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계약만 돼있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네이버 웹툰을 통해 20대 독자층이 넓어졌다"며 "송곳은 특정한 사회문제를 다뤘는데, '100℃'보다 훨씬 복잡한 함의와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노동 문제를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이다"고 말했다. 1권 248쪽·2권 224쪽·3권 204쪽, 각 권 1만1000원,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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