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로커' 한대수 "책임질 때 비로소 자유"

기사등록 2015/04/08 18:27:06

최종수정 2016/12/28 14:50:04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기념’ 앨범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가수 한대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다 환하게 웃고 있다. 2015.04.08.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기념’ 앨범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가수 한대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다 환하게 웃고 있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기자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섹스 스캔들도 아닌데.(웃음)"

 블루스&포크록 가수 한대수(67)는 8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 '한대수 리버스(Rebirth)'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수차례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할배가 됐지만 '로큰롤 기운'은 여전히 쩌렁쩌렁했다. 앨범에 대해 "손무현 총감독을 비롯해 1년 동안 많은 분들이 고생해 훌륭한 작품이 나왔다"면서 흡족해했다.

 1974년 첫 앨범 '멀고 먼 길'을 발표한 이후 한대수가 히트시킨 곡들이 망라된 음반이다. 뮤지션들이 그의 대표곡을 재해석한 리메이크곡 등 총 13곡이 실렸다.

 '들국화' 전인권이 '자유의 길', 조영남이 '바람과 나', 윤도현이 '행복의 나라로', 강산에가 '옥의 슬픔', 이상은이 '원 데이'(One Day), 힙합듀오 '듀스' 출신 이현도와 힙합듀오 '가리온'의 MC메타가 '물 좀 주소', '클래지콰이'의 호란이 '그대', 인디 모던록밴드 '몽니'가 '멍든 마음 손에 들고'를 불렀다.

 특히 한대수가 한국의 'G(guitar)4'로 명명한 기타리스트인 신대철, 김도균, 손무현, 김목경은 '한대수 표' 정통 블루스인 '런 베이비 런(Run Baby Run)'을 함께 연주했다. 이밖에 장기하 등이 보컬로 참여하고 이번 앨범 '소셜 펀딩'에 참여한 일반인들이 코러스에 참여한 '하루 아침'도 눈길을 끈다.

 이날 들려준 곡은 '행복의 나라로' '옥의 슬픔' '물 좀 주소' 그리고 '런 베이비 런'. 새 옷으 세련됨을 입었지만 한대수의 록과 블루스 기운의 날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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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기념’ 앨범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가수 한대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다 한하게 웃고 있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신곡 '마이 러브'와 '나는 졌소'도 포함됐다. '마이 러브'는 1969년에 만든 곡이다. 한대수가 그 시절 쓴 노트를 발견하면서 이번 앨범에 실었다. 손무현이 추가로 파트를 만들어 완성했다.   

 "17~25세 멜로디가 가장 활발하게 나왔다. 연애를 가장 많이 해서 기쁜 마음에 저절로 나왔지(웃음). 헤어지면 슬퍼서 나왔고. 서른이 넘으니 잘 안 나오더라. '내 사랑'(마이 러브)은 내가 벗지 않고 계속 입고 다니던 낡은 청바지를 빨아주던 여자를 보면서 만든 곡이다. 내 하숙방에서 방망이질 하며 빨래를 해주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나는 졌소'는 최근에 만든 곡이다. "뉴스에서 (곡 만드는) 영감을 얻는다. 범죄와 테러 발생하고 1000년 이상이 되는 종교 전쟁에 가슴이 답답했다. 인간들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패배자다. 사회가 무서워서 아이들을 혼자 유치원에도 못 보내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인생은 실패할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해야 발전할 수 있다. 세상살이에 대한 비관적인 관념이지만 동시에 인정하고 일어서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25~2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한대수 트리뷰트 콘서트가 열린다. 앨범 수록곡을 라이브로 처음 들려주는 자리다.

 전날 밤에 연습을 하다가 목이 쉬었다는 한대수는 공연에 대해서 걱정했다. "제 나이대와 비슷한 로커들은 이미 많이 죽었다. 아시다시피 비지스 멤버 중에서는 배리 깁, 한명만 남았고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탐 존스는 목이 아프고. 그런 예가 많다."

 한대수가 제대로 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은 2010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이후 처음이다. LG아트센터(대표 정창훈)가 기획공연으로 로큰롤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아트센터는 항상 탐을 냈다. 내게 카네기홀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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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기념’ 앨범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가수 강산애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산애, 한대수, 손무현. 2015.04.08. [email protected]
 이번이 마지막 콘서트가 될 거라고 했다. "내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내 몸 상태가 결정한다. 위에 계신 분이 허락을 해야지(웃음). 어제 연습을 하는데 제한점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가수 강산에와 기타리스트 겸 프로듀서 손무현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1987년에도, 2000년에도 마지막 공연이라고 하셨다."(손무현), "저와 함께 한 공연에서도 마지막이라고 하셨다."(강산에)

 한대수는 콘서트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그는 귀국 후 1968년 무교동의 음악다방 '쎄시봉'으로 데뷔한 그는 1969년 9월 지금까지 회자되는 공연을 선보였다. 불이 다 꺼진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톱을 켰다.

 "뉴욕에서 빈민 주거지역인 이스트 빌리지에서 살았는데 고마운 것은 ('도어즈'의) 짐 모리슨 등 최고 가수들이 나오는 공연장이 있었다. 이후 공연을 할 때 첫곡으로 대중을 사로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지. 핑크 플로이드에게 배우기도 하고.(웃음) 이번 무대에도 숨겨놓은 비장의 퍼포먼스가 있다."

 이번 앨범에 실린 '자유의 길'에서 보듯 한대수는 한국 음악 신에서 자유의 상징이다. 록의 기수였으니 당연하다. "어릴 때는 결혼을 하기 전에는 '자유' '자유'라고 말만 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지난 2007년 딸 양호(8)를 얻고 "자유에 대한 책임이 생겼다"고 했다. 양호는 이날 기자간담회 주변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뛰어다녔다. "책임을 지는 상황에 비로소 자유가 올 수 있다고 느꼈다. 쉰 아흔에 아이를 낳고 인생을 다시 느낀 거지. 양호가 내 스승이 된다.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이번 앨범과 공연의 총 감독이자 3집 '무한대'(1989) 세션으로 한대수와 첫 인연을 맺은 손무현은 그에 대해 "가수라는 표현은 싫다. 포크 록 뮤지션으로 활동한 분"이라고 했다. 강산에는 "형님의 음색도 그렇고 가사의 표현도 그렇고 충격이었다. 뮤지션은 많지만 예술가는 많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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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8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대수 40주년 기념’ 앨범 감상회 및 공연 간담회에서 가수 한대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앨범은 곧 발매된다. 한대수의 노래에 얽힌 사연들을 담은 '사랑은 사랑, 인생은 인생'(북하우스)도 곧 출간한다. 콘서트에는 손무현이 교수로 재직 중인 한양여대 제자들로 구성된 '한대수 밴드', 전인권, 강산에, 손무현, 신대철, 김도균, 호란, 김목경, 바버렛츠, 이우창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5만~10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한대수는?

 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한대수는 귀국 후 1968년부터 음악 클럽 '쎄시봉'에서 자작곡을 부르며 이름을 알렸다. 군 제대 후 '물 좀 주소'와 '행복의 나라로'가 담긴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 '멀고 먼 길
'(1974)을 발표했다. 이듬해 발표한 2집 '고무신'(1975)이 '체제 전복을 꾀하는 음악'이라는 이유로 전량회수 처리되자 상심 속에 한국을 떠난다. 3집 '무한대'(1989)로 한국 음악계에 복귀한 이후 꾸준히 창작열을 불태우며 12집 '욕망'(2006)까지 총 열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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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로커' 한대수 "책임질 때 비로소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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