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시스】김도란 기자 = 머리에 상처를 입은 30대가 병원과 관계기관의 거부로 5시간 동안 119구급차에 실려 떠돌다 12시간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와 안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1시 44분께 경찰 112 상황실로 "안산 선부동의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 남성이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신모(38)씨를 발견,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신씨는 술에 취한 노숙자 행색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피가 맺혀 있는 신씨의 이마에 응급처치를 하고 바로 행려환자 지정병원인 인근 A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측은 그러나 신씨가 상습 주취자라는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고, 구급대는 신씨를 인계할 곳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구급대는 오전 0시40분 시청 당직실과 단원경찰서 112상황실에 인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오전 1시20분 신씨를 데리고 인근 선부지구대를 찾아 요청했지만 역시 "주취상태 행려자를 받을 수 없다"며 거부당했다. 이어 오전 1시45분 다시 찾은 A병원에선 또다시 거절당했다.
구급대는 이후 인근 B병원, 단원구청 당직실, 쉼터 2곳을 찾아갔지만 어느 곳에서도 신씨를 맡겠다는 곳은 없었다.
구급대는 결국 오전 5시께 처음 찾았던 A병원에 3번째로 찾아가 '다른 신고가 들어와 출동 해야하는데 인계할 곳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나서야 겨우 신씨를 인계할 수 있었다.
이후 신씨는 병원에 도착한 지 7시간여만인 3일 낮 12시14분 숨졌다.
구급대가 5시간 동안 신씨를 데리고 모두 7개 기관을 돌아다닌 과정은 소방 보고서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경찰은 신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5시간 동안 옮겨다닌 것과 사인이 연관성이 있는지 또 병원 등의 진료거부가 의료법에 저촉되는 지 함께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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