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 눈 쓸기 조례' 무용지물…개인주의 만연 탓

기사등록 2014/12/16 06:48:16

최종수정 2016/12/28 13:49:14

【춘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15일 강원영서 북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춘천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시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내린 눈의 양은 춘천과 화천 8.2㎝, 철원 5.4㎝ 등이다. 2014.12.15.   ysh@newsis.com 
【춘천=뉴시스】한윤식 기자 = 15일 강원영서 북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춘천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시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내린 눈의 양은 춘천과 화천 8.2㎝, 철원 5.4㎝ 등이다. 2014.12.15.  [email protected]
【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강원 춘천시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김모(29)씨는 15일 오후 9시 가게 영업을 종료했다. 보통 자정까지 영업을 하지만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춘천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오토바이 운행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눈이 내린 다음 날이다. 제설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나 넓은 골목은 제설작업이 돼있지만 소도로나 좁은 골목은 빙판길로 변해 있는 곳이 많아 매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김씨는 "몇일이 지나도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겨우내 빙판길로 변하는 곳도 있다"며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우리는 애를 먹는다"고 토로했다.

 시민 조모(56·춘천시 후평동)씨는 "골목에 눈 치우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 먹은 사람들이 많다"며 "근처가 자취 촌이지만 사람 발자국만 있을 뿐 치우는 젊은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춘천시는 추운 내륙성 기후에 강설량이 많으며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 도시여서 소도로나 골목길이 많아 제설작업이 어려운 곳이 많다.

 더구나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지형적 특성과 빙판길이 되기 전에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골목은 빙판길로 변해 보행자와 차사고 위험이 커진다.

 이에 춘천시는 지난 2006년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를 정해 주민 스스로 집 앞 도로나 골목 등을 치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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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예상철 기자 = 15일 오후 강원 춘천시에 대설주의보가 발령 가운데 한 시민이 눈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4.12.15.    [email protected]
 특히 조례에는 장소나 시간, 제설 방법, 건축물 관리자와 소유자, 점유자의 눈 치우는 순서까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제설 참여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춘천시 도로과 관계자는 "눈이 내리면 비상팀을 운영해 제설차를 운영하고 있다"며 "좁은 골목의 경우 생활민원처리사업소에서 작은 차량으로 제설을 하지만 모든 골목을 치울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많이 내릴 때 시민들 각자 내 집 앞만이라도 쓸어주게 되면 여러 사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며 시민 정신을 강조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5시 적설량은 춘천 15.8㎝, 철원 5.0㎝, 대관령 13.3㎝, 영월 12.2㎝, 정선 9.5㎝, 원주 2.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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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눈 쓸기 조례' 무용지물…개인주의 만연 탓

기사등록 2014/12/16 06:48:16 최초수정 2016/12/28 13: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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