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신세계그룹과 롯데백화점이 조직개편과 직급체계 조정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이미 2011년에 한차례 직급체계를 조정했다. 때문에 3년 만에 또 다시 조정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은 10여명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팀을 통해 상품·영업본부 등 2대 핵심 부서의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본부장, 부문장, 팀장, 선임상품기획자(CMD), 상품기획자(MD) 등 5단계인 상품본부 조직을 관리 규모에 따라 3~4단계로 줄인다. 본부장, 점장, 팀장, 파트 리더, 서포터 등으로 운영되는 영업본부 조직은 층별 매니저(floor manager)를 도입해 3단계로 줄인다.
관리 위주의 수직형 조직 구조를 실무형으로 바꾸고 남는 인원을 일선 지점 등 현장에 재배치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실제 이러한 방안이 적용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TF팀을 꾸리고 해당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도 없고 그룹에도 보고하지도 않은 상태"라면서 "만약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2월에 간부 및 직원 인사가 있는데 그 때 실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2011년 롯데는 40년간 유지해오던 직급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부장, 차장, 과장 등 연공서열형 직급체계를 과감히 폐지하고 팀장과 매니저 직책을 새로 도입하는 '그레이드(Grade) 인사제도'를 채택했다.
롯데백화점의 조직 개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50세이상 직원의 비효율성’ 발언 이후 적극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롯데백화점의 조직 개편이 이뤄진다면 성과를 본 후 롯데마트 등 나머지 계열사의 조직 편제도 개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 역시 내년 상반기에 현행 6단계로 구성된 직급 체계를 간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6단계로 나눠진 현행 직급체계를 3~4단계로 구성하는 것에 대해 지난 7월부터 꾸준히 고민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직급체계는 '사원·주임·대리·과장·부장·수석(부장)'의 일반직급과 '상무보·상무·부사장보·부사장·사장(=대표이사)'의 임원직급으로 이뤄져 있다. 현 6단계의 일반 직급 체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구성된 매니저 제도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진 상태라 직급체계가 조정된다면 내년 1월이 유력하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측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편 내용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인사부서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는 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만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면서 "올해가 다 지난 시점에서 조직 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직개편을 두고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로 인해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조직 규모가 단기간에 커지면서 부장급 간부 사원의 수가 많이 필요해 평사원의 승진이 빨리 이뤄졌지만 지난해부터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영향으로 성장이 더뎌지자 부장급 승진자를 배치할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직급을 모두 없애고 매니저로 명칭을 단일화 해 연차만 높고 성과는 낮은 직원에게 직급과 상관없이 별도의 임금테이블을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특성상 수평적 조직 문화를 갖추기가 힘든데 직급만 바꾼다고 이런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긴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비대해진 조직을 현장과 실무 중심으로 바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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