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③]배송대행사 뉴욕걸즈 가보니…‘블랙프라이데이’ 몰리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

기사등록 2014/11/23 23:09:21

최종수정 2016/12/28 13:42:45

【서울=뉴시스】인천공항에 도착한 미국 뉴저지발 해외직구 상품들. 사진 오른쪽 위의 컨테이너에 담겨 항공편으로 미국에서 국내로 배송된다. (사진제공=뉴욕걸즈)
【서울=뉴시스】인천공항에 도착한 미국 뉴저지발 해외직구 상품들. 사진 오른쪽 위의 컨테이너에 담겨 항공편으로 미국에서 국내로 배송된다. (사진제공=뉴욕걸즈)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해 보다 두 배나 더 바빠졌어요.”

 배송 대행 업체 뉴욕걸즈(www.nygirlz.co.kr)의 이민아 대표는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해외 직접 구매’, 즉 ‘직구’ 광풍이 한국을 강타하면서 그 핵심인 배송 대행 업체들에 일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창업한 뉴욕걸즈는 매년 두 배씩 매출 신장을 기록해오고 있다. 올들어 더욱 주문이 급증, 매월 의뢰 받는 배송 대행 물량은 2만 건이 넘을 정도다.

 뉴욕걸즈는 상호에서 떠오르듯 이 대표와 여동생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미국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05년 한국으로 와 의류 쇼핑몰을 창업해 오픈마켓에서 파워셀러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멀잖아 의류업이 레드오션에 빠져들 것을 간파해 발 빠르게 배송대행업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이 대표 자신이 가진 풍부한 미국 생활 경험, 수년간 패션 쇼핑몰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 여동생이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 등이 사실상 태동기였던 배송대행업에 뛰어들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규모도 그리 크지 않고 배송비도 경쟁사들 보다 다소 비싼 편인 뉴욕걸즈가 2년 만에 업계 선두권에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다.

 예를 들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고객센터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했고, 해외 쇼핑몰과의 문제 발생시 배송 대행과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직간접적으로 나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면서 별다른 광고 홍보 활동 없이도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했다.

 이 대표는 “고객 중에는 배송비가 싼 곳만 찾아다니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배송비가 싸다고 배송을 의뢰했다가 배송 지연 등으로 낭패를 본 뒤 조금 비싸더라도 안심하고 맡기는 것이 낫다고 저희에게 돌아오시는 분들도 있죠. 아무리 싸다고 해도 불과 1000~2000원 차이 밖에 안되거든요. 그런 것들로 볼 때 배송 대행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닌 서비스라고 생각한 제 판단이 맞았죠”라면서 웃었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인천공항 내 보세창고에서 통관을 기다리고 있는 해외 직구 상품들.(사진제공=뉴욕걸즈)
 뉴욕걸즈는 미국의 오레건주와 뉴저지주 등 두 곳에 배송 대행지(배대지)를 두고 있다. 미국 내 배대지는 서부(오레건주)와 동부(뉴저지주)에 한 곳씩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더 늘리지 않고, 최근 뉴저지 배대지의 규모를 확장해 배송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그 대신 내년에 다른 나라에 배대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직구족들도 이제는 미국에만 머물지 않거든요. 직구의 목적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것이다 보니 서서히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어요. 저희도 그에 발맞춰 중국, 일본, 유럽 국가에 배대지 개설을 추진 중입니다.”

 실제로 이미 일본 쇼핑몰 배송 대행을 하고 있는 배송 대행 업체 몰테일의 경우 엔저 영향으로 일본 상품 직구가 몰리면서 올해 이미 1만7500건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9500건) 보다 85%나 늘어난 규모다. 내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정식 발효하면 중국 상품 직구도 활성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직구의 제2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뉴욕걸즈로서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투자, 인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직구 열풍 덕에 배송 대행업이 각광 받지만, 업체 수가 200개가 넘어설 정도로 난립해 시장 안착이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이 선두권 업체들에 입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MBC의 자회사 iMBC는 지난달 배송 대행 업체 아이포터의 지분을 인수, 공동경영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저희에게도 여러 경로를 통해 투자나 인수 문의가 오고 있어요. 하지만 외부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거절하고 있죠”라고 전했다.

 승승장구하는 사업이지만 어려운 것은 없을까. 이 대표는 원·달러 환율 변동, 정치권 일각의 직구 규제 목소리에 따른 정부 정책 변화, 대기업의 배송대행 시장 진출 등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일부 수입업체들의 훼방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되고 있다.

 “외국 유명브랜드를 독점 수입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본사에 압력을 넣어 배대지로의 배송 자체를 막아버려 고객이 주문을 했지만 취소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것은 저희도 피해를 보지만 고객들도 피해를 보는 것이거든요. 그럴 때는 정말 난감하죠.”

 이 대표는 지난 3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인근 서울 올림픽로 아울타워로 사옥을 옮겼다. 15층을 통째로 임대했다. 무려 100평 규모다. 현재 이 회사의 본사 직원은 10명에 불과하다. 어째서 그렇게 큰 공간을 구한 것일까.

 “직구는 많이 알수록, 자주 할수록 잘할 수 있거든요. 많이 도와드리고 싶지만 고객센터만으로 한계가 있죠. 그래서 본사에 초보자 무료 직구 교육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오는 12월 중에 오픈할 계획이에요. 욕심 안부리고 초보 회원들을 중급 수준으로 키워내 자유자재로 직구를 하실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슈진단③]배송대행사 뉴욕걸즈 가보니…‘블랙프라이데이’ 몰리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

기사등록 2014/11/23 23:09:21 최초수정 2016/12/28 13:42:4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