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신화/뉴시스】양문평 기자 =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가 맹위를 떨치자 세계가 이들에 대한 연합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의 처지가 악화되고 있다고 이집트의 정치및 안보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대통령 모함메드 모르시가 군부에 의해 축출된 이후 새 지도층은 그의 지지자들에 대한 대규모의 탄압정책을 단행해 수백명을 살해하고 수천명을 체포했으며 마침내는 무슬림형제단 자체를 "테러단체"로 불법화했다.
그 과정에서 영향력있는 정치인이자 전 과도정부 부통령이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같은 인사는 그런 탄압을 거부하여 사퇴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터키 등 일부 중동 국가들은 물론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도 무슬림형제단에 동정을 비치며 모르시의 축출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일변했다.
IS가 세력을 떨치자 현 정권을 지지하는 다수의 이집트인들은 무슬림형제단의 숨통을 터주면 이집트를 시리아나 이라크처럼 만들 수 있는 테러단체로 보고 있다.
예비역 장성으로 보안전문가인 사예드 알 가브리는 신화통신에 "IS의 테러활동으로 무슬림형제단의 세력이 위축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무슬림형제단에 동조했던 일부 국민들도 IS가 이슬람의 이미지를 어떻게 왜곡시켰는가를 깨닫자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가브리는 이제 다수의 사람들이 IS와 무슬림형제단 및 기타의 살라피스트 성전주의자들을 동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가 아랍세계를 종파분쟁으로 쪼개어 이 지역의 유전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집트의 정치평론가로 중동정치연구소 소장인 암마르 알리 하산은 "IS의 출현으로 서방은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지를 포기하고 이집트의 신정부에 미국 주도의 대IS 연합전선에 참가하도록 요청함으로써 무슬림형제단은 큰 손해를 보았다"고 진단했다.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IS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면서 IS와 무슬림형제단을 묶어 "극단주의적 어두움"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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