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원더걸스·카라, 2007년 태생 한류걸그룹 부침은 필연?

기사등록 2014/09/30 20:56:01

최종수정 2016/12/28 13:26:48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는 한류 걸그룹의 대표주자다. 2007년 데뷔한 공통점때문에 자주 비교 대상이 돼온 세 팀은 한국 걸그룹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소녀시대 이름 앞에는 늘 No.1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데뷔 7년 동안 심한 부침을 겪은 원더걸스와 카라와 달리 멤버 교체 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활동해왔다.

 그러나 30일 멤버 제시카(25)가 팀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성 5년 안팎의 아이돌 그룹이 자주 겪는 팀 체제 변화 징크스에서 소녀시대도 예외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가요계에서는 데뷔 5년 안팎이 된 아이돌 그룹이 분열 또는 변화하는 걸 당연한듯이 받아들인다. 팀뿐만 아니라 점차 개별 멤버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의견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회사와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제시카 역시 자신의 패션 브랜드 '블랑' 론칭과 이 사업의 확장을 놓고 소녀시대 다른 멤버들뿐 아니라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와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희(22)가 매니지먼트사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면서 해체 위기를 맞은 그룹 '원더걸스' 역시 같은 성격이다. 멤버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각자만의 길을 모색했고 결국 팀이 아닌 개인을 중시하면서 팀 분위기가 와해했다.

 원더걸스는 200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걸그룹이다. 2007년 2월 싱글 '아이러니'로 데뷔했다. 같은 해 원년 멤버 현아(22·현 그룹 '포미닛)가 빠지고 유빈(25)이 합류한 뒤 9월 정규 1집 '텔 미'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후크송의 대명사로 통하는 '소 핫'과 '노바디'로 국민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미국 진출을 선언, 국내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76위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현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변화가 빠른 국내가요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같은 해 데뷔한 한류그룹 '소녀시대', '카라' 등에 밀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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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멤버 선미(22)가 학업 등을 이유로 탈퇴하고 혜림(22)이 합류했으나 예전 인기는 회복하지 못했다. 2011년 정규 2집 '원더 월드'의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 등으로 다시 관심을 끌면서 그래도 꾸준히 톱그룹의 위상은 지켜나갔다.

 그러다 지난해 초 리더 선예(24)가 선교사 제임스박(29)가 결혼한 뒤 캐나다로 가면서 해체설에 휘말렸다. 선예가 탈퇴를 부인하고 JYP 역시 원더걸스 활동을 이어간다고 강조했지만, 그녀가 지난 10월 딸까지 낳으면서 활동재개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소희 마저 이 회사를 떠나면서 활동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카라는 활동은 이어가고 있지만, 원더걸스 보다 심한 부침을 겪었다. 2007년 1월 1집 '블루밍'으로 데뷔할 당시 박규리(26)와 한승연(26), 정니콜(22), 김성희(25)로 이뤄진 4인 그룹이었다. 그러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김성희마저 학업 등을 이유로 팀을 나갔다.

 이후 구하라(23)와 강지영(20)을 영입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2008년 '록 유' 등이 실린 '카라 1st 미니 앨범'으로 주목받은 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생계형 아이돌 그룹으로 관심을 끌었다. 2009년 7월 2집 '레볼루션' 수록곡 '미스터'와 이 곡의 안무 '엉덩이춤'이 히트하면서 톱그룹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정니콜과 강지영이 잇따라 탈퇴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카라가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일본 내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정니콜과 강지영 역시 개인적인 영향력이 커지면서 팀에서 나왔다.

 강지영은 일본 내 톱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회사 '스위트 파워 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배우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니콜 역시 솔로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라는 새 멤버 허영지(20)를 영입하고 지난 8월 국내에서 새 미니앨범을 발표했지만, 예전만큼의 반향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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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에서 소녀시대가 앞으로 인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멤버 9명이 골고루 인기가 많았으나 제시카는 새침한 '얼음공주' 같은 외모에 귀여운 행동으로 남성 팬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 충성심 높은 팬들은 팀의 초기 형태를 선호한다는 점도 변수다.

 멤버를 교체한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중소 기획사를 거친 관계자는 "소녀시대가 팬덤이 워낙 탄탄하고 나머지 멤버들 역시 인기가 많아 당분간 큰 타격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골수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앞으로 팬심이 조금씩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멤버들의 개별적인 인기가 많아지면, 솔로 활동을 욕심내는 건 당연하다. 일부 아이돌 그룹 멤버는 팀 활동 외에 개별 활동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 팀 활동이 와해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까.

 한 때 4인 그룹으로 활동하다 최근 5인 완전체로 컴백한 1세대 아이돌 그룹 '지오디(god)'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원년 멤버로 다시 사랑을 받게 됐으나 god 역시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카라 못지 않은 갈등과 상처를 겪었다.

 가요계 관계자는 "연습생 때 함께 동고동락했던 멤버들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의견이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멤버들끼리 양보하고 소속사가 꾸준히 멤버들 사이를 중재하고 조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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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원더걸스·카라, 2007년 태생 한류걸그룹 부침은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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