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 이정하 기자 = 경기 성남시 도심을 흐르는 탄천 주변에서 야생 너구리가 출몰,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9일 오후 9시께 분당구 이매동 이매중학교 앞 세월교 인근에 야생 너구리 1마리가 나타났다.
처음으로 야생 너구리를 본 시민들이 몰려들어 사진 촬영을 하던 중 이매중 2학년 이모(15)군이 너구리에게 왼쪽 검지손가락을 물렸다.
이 군은 곧바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시는 혹시 모를 광견병이나 전염병 등에 대비해 이 군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야생 너구리는 흔히 옴진드기나 모낭충으로 인해 피부병에 걸려 있는데 옴진드기의 경우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탄천에서 이처럼 야생 너구리가 출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자역, 재생병원, 이매고교, 이매중 인근 등 탄천 주변에서 야생 너구리가 자주 목격됐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주요 출몰지역에 안내판과 주의 현수막까지 설치했지만, 이번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자 추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시는 광견병 예방약을 넣은 먹이를 주요 출몰지역에 놔주고, 야생 동물에 의한 피해 보상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야생 너구리 대부분이 피부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전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생태조사 시 야생 너구리 개체 수 확인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