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교육부 장관의 국회의원 겸직이 안타까운 이유

기사등록 2014/08/17 08:53:25

최종수정 2016/12/28 13:13:39

【세종=뉴시스】류난영 기자 = 지난 8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현직 국회의원을 신분을 유지한 채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국회의원이 교육부 장관을 겸직한 것은 김진표 전 교육부총리, 이해찬 전 교육부총리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어떤 분야보다 우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교육 문제가 정치적 논리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국회법에 적용하면 문제가 없다. 국회법 제29조(겸직 금지) 1항에 따르면 '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직 이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우리나라의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은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는 국회의원이 겸직할 수 없는 직을 정하라고 했는데 취지와는 반대로 국회법에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직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법 29조 1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장관의 국회의원 겸직은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 원칙에도 위배된다. 삼권분립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유지해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인데 입법기관인 의원이 피감 기관인 정부부처 수장을 겸직하게 되면 '견제 기능'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정부를 견제하기 보다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움직이도록 동료 의원들까지 동원시킬 가능성도 높다.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국민혈세 낭비'라는 점에서도 사라져야 할 특권이다.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직하게 되면 월급은 둘 중 하나를 받지만 대부분 장관 월급을 택한다. 교육부 장관은 월급 1050만원(연봉 1억2600만원)에 직급보조비 124만원, 식비 13만원 등 매달 1187만원을 고정급으로 지급받는다. 여기에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입법활동비와 기타지원금으로 570만원 가량을 매달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장관으로 임명된 후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라고 할 수 있는 입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부처는 그렇다 치더라도 교육부 장관 만큼은 겸직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교육기본법 제6조(교육의 중립성)는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해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교육감 선거에도 정당 개입이 금지돼 있다. 교육감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교육위원회나 선거인단이 뽑는 간선제 방식에서 국민들이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꾼 것도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 개입이 금지되는데 교육부 장관은 가능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도 장관직을 떠나며 "헌법상의 가치인 교육의 중립성이 걱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만약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원칙이 포기된다면 학교는 파당적 이해관계나 '정치 이념 간 전쟁터'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교육과 정치는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관의 발언은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은 장관의 말 한 마디로 국가의 정책을 읽는다. 그만큼 장관의 발언은 무겁고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장관은 특히 교육부 장관은 정치적으로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 자리다. 황우여 장관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싶다면 먼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장관이 새누리당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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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교육부 장관의 국회의원 겸직이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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