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영, 총기난사, 폭행치사 잇따라도
책임자 몇 명 문책하고 그만인 軍
뿌리까지 곪은 문제 근본적 처방 필요
【전국=뉴시스】시사할 취재팀 = 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어떤 부모가 다음날 입대하는 아들을 붙잡고 "얘야! 만약 정 견디기 힘들면 죽지 말고 차라리 탈영을 하거라" 라고 했다는 한 네티즌의 글 속에 아들을 둔 대한민국 부모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동안 탈영, 폭행, 성추행, 자살, 총기난사 등 끊이지 않던 군내 사건·사고의 정점을 찍는 대형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지난 6월 21일, 육군 22사단에서 터진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 이후 44일만에 28사단에서 윤일병이 집단폭행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사건들이 보도되면서 기다렸다는 듯 군내 폭행, 구타 등 가혹행위 제보가 봇물 터진 듯 쏟아져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월 22사단 관심사병이었던 임병장이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임병장은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히던 이들에게 조준사격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 4월7일 28사단에서 끔찍한 구타와 가혹행위 등 극악무도한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윤모(21) 일병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군 인권단체(임태훈 소장)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윤일병은 선임들에게 구타당해 비장까지 파열됐고 그 후유증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뼈도 13개가 부러졌는데 군은 심폐소생술을 하다 부러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함께 있던 44명의 전우들은 윤일병이 선임들에게 폭행당하는 걸 목격하면서도 만류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침묵했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후 군내 구타 등 가혹행위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수도권 부대에서는 ‘눈빛이 기분 나쁘다’는 황당한 이유로 후임자를 폭행해 안구가 파열된 사건이 뒤늦게 확인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가해자 자신들 역시 대부분 과거에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것이 일부 밝혀지면서 군대 내 폭행의 악순환 구조가 드러났고 이 악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에 사회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군대가 좋아졌다는 그간의 안일한 인식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군 복무기간 단축은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한 단골 소재가 됐고, 군 생활이 예능프로그램의 소재로 방영되기도 하면서 군이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다.
이렇게 군에 관한 미화된 이야기 때문에 국민들은 군대 내 가혹행위는 이미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됐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확인됐다.
또 사건이 발생하면 먼저 숨기고 보자는 식인 군의 폐쇄적인 사고 처리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살인죄를 적용해 엄한 죄 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윤일병 사건의 가해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역시 가해 병사들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법정감시 시민버스’를 조직해 군사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군대. 하지만 인권이 너무 쉽게 유린당하는 그곳으로 아들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대 안 보내기 운동을 벌이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이번 사건의 파장은 심각하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사퇴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전인적 인간 육성이 군 가혹행위의 해결방안”임을 내세워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폭행과 인권유린 등 뿌리깊이 곪아있는 군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국민들은 분노를 삼키지 못하고 있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책임자 몇 명 문책하고 그만인 軍
뿌리까지 곪은 문제 근본적 처방 필요
【전국=뉴시스】시사할 취재팀 = 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
어떤 부모가 다음날 입대하는 아들을 붙잡고 "얘야! 만약 정 견디기 힘들면 죽지 말고 차라리 탈영을 하거라" 라고 했다는 한 네티즌의 글 속에 아들을 둔 대한민국 부모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동안 탈영, 폭행, 성추행, 자살, 총기난사 등 끊이지 않던 군내 사건·사고의 정점을 찍는 대형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지난 6월 21일, 육군 22사단에서 터진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다. 이후 44일만에 28사단에서 윤일병이 집단폭행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사건들이 보도되면서 기다렸다는 듯 군내 폭행, 구타 등 가혹행위 제보가 봇물 터진 듯 쏟아져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월 22사단 관심사병이었던 임병장이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임병장은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히던 이들에게 조준사격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 4월7일 28사단에서 끔찍한 구타와 가혹행위 등 극악무도한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윤모(21) 일병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군 인권단체(임태훈 소장)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윤일병은 선임들에게 구타당해 비장까지 파열됐고 그 후유증으로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뼈도 13개가 부러졌는데 군은 심폐소생술을 하다 부러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함께 있던 44명의 전우들은 윤일병이 선임들에게 폭행당하는 걸 목격하면서도 만류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침묵했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후 군내 구타 등 가혹행위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수도권 부대에서는 ‘눈빛이 기분 나쁘다’는 황당한 이유로 후임자를 폭행해 안구가 파열된 사건이 뒤늦게 확인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가해자 자신들 역시 대부분 과거에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것이 일부 밝혀지면서 군대 내 폭행의 악순환 구조가 드러났고 이 악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에 사회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군대가 좋아졌다는 그간의 안일한 인식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군 복무기간 단축은 정치적 인기를 얻기 위한 단골 소재가 됐고, 군 생활이 예능프로그램의 소재로 방영되기도 하면서 군이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사고 있다.
이렇게 군에 관한 미화된 이야기 때문에 국민들은 군대 내 가혹행위는 이미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됐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확인됐다.
또 사건이 발생하면 먼저 숨기고 보자는 식인 군의 폐쇄적인 사고 처리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살인죄를 적용해 엄한 죄 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윤일병 사건의 가해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역시 가해 병사들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법정감시 시민버스’를 조직해 군사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군대. 하지만 인권이 너무 쉽게 유린당하는 그곳으로 아들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대 안 보내기 운동을 벌이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이번 사건의 파장은 심각하다.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사퇴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전인적 인간 육성이 군 가혹행위의 해결방안”임을 내세워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폭행과 인권유린 등 뿌리깊이 곪아있는 군내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국민들은 분노를 삼키지 못하고 있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