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먼저하세요" 무료강의 CD 나눠주곤 대금청구

기사등록 2014/07/13 07:30:00

최종수정 2016/12/28 13:03:03

무료강의 CD 미끼로 지원신청서 받고 수십만원 '홀랑'
 계약서 교부받은 날부터 14일내 환불 가능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1. 전공수업 도중 교수님께서 기술자격증업체에서 전달할 말이 있다며 수업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셨다. 이어 들어온 업체직원은 대학생특별지원과정이라며 우선 CD를 받고 취소하고 싶을 경우 2주 후 반납하면 된다고 해서 지원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콘텐츠가 불만족스러워 반납하려고 했다. 하지만 업체직원은 학교를 방문하지 않았고 독촉문자만 보내왔다. 같은과 친구들 중에는 전화로 철회를 요구했는데도 번번히 거절당해 결국 돈을 지불한 사례도 많다. 학과사무실에 문의해도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발뺌만 했다. CD 한 장을 34만7000원에 얼렁뚱땅 판 업체에 너무 화가 난다.

 #2. 학기초 수업이 끝나고 다짜고짜 양복입은 2명이 오더니 마치 학교 관련자인 듯한 말투로 자기네 회사 강의에 대해 소개했다. 화려한 언변으로 자격증 관련 강의 상품에 대해 설명했고, 바로 돈을 안 내도 된다는 말에 신청서에 내 명의를 입력하고 CD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질 낮은 강의시스템을 가진 업체란 것을 알게돼 결제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두달이 지난 후 해당업체로부터 등록비가 연체됐다며 독촉문자가 왔다. 14일 내 취소가 가능하다는 충분한 설명과 연체에 대한 추가 과금이 따른다는 설명이 없었다.

 최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는 이와 같은 대학생들의 고충이 잇따르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각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려다 오히려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7.3%가 사교육을 받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용 사교육 항목은 영어시험과 영어회화, 각종 자격증 순으로 많았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저학년까지 확산되고 있다. 1학년부터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나 기업 서포터즈 등 각종 캠퍼스 밖 대외활동에서도 토익 점수 등의 스펙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인터넷교육서비스 관련 상담은 4월 573건, 5월 715건, 6월 788건에 달한다. 이달에만(10일까지) 벌써 356건이 접수됐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관련 상담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한달 동안에는 1049건이 접수된 바 있다.  

 특히 기술자격증 관련 업체들이 대학신입생을 상대로 IT자격증 관련 무료 CD나 강의 제공을 미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후 대금을 청구하거나 계약취소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피해상담 접수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197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그 중에서도 5월에만 100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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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상담내용으로는 계약취소 거부(121건), 미성년자 계약(27건), 계약강요·부당요금 징수 등 부당행위(49건) 상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인터넷교육서비스'에 관해 사업자가 계약전 콘텐츠의 가격과 지급·공급 방법 및 시기, 청약의 철회 및 계약의 해제 기한·행사방법 및 효과 등 중요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계약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박태학 피해구제2팀장은 "사회생활을 안 해본 대학생들이다보니 계약 내용들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 내용을 확인하고 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계약서 작성은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라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재는 어떻게 제공되고 강의는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청약철회는 계약서를 교부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14일이 경과했거나 물품 훼손 등 재판매가 불가능한 경우 계약 철회를 주장하기 어렵다.

 박 팀장은 "청약철회는 충동구매 등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긴 제도"라며 "기본적으로 어떤 물건을 사용하게 되면 계약에 대한 이행 의사가 있다고 사업자는 판단한다. 만약 포장을 뜯어 내용품을 인하는 건 가능하지만 직접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사업자가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A대학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는 온라인교육 업체들이 판매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접촉하는 것은 허가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교수들이 강의 도중 업체 관계자를 들이게 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막거나 감시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소비자상담센터는 사업자와 소비자의 거래관계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업자의 귀책사유나 부당행위 여부를 판단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및 '소비자기본법' 등 관련법을 근거로 '수리, 교환, 환급 등의 실질적 피해'에 대해 합의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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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4/07/13 07:30:00 최초수정 2016/12/28 13: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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